‘다름’과 공존하는 법을 보여주는 소설집 <엠 아이 블루?>
▣ 유현산 기자 bretolt@hani.co.kr
“이 호모 자식! 나한테 수작 부리면 어떻게 되는지 가르쳐줄까?” 한 소년이 흙탕물에 처박힌다. 그의 앞에 멜빈이라는 ‘요정 대부’가 나타난다. 동성애 혐오자에게 살해당하고 천국에서 대판 싸운 뒤 요정 대부라는 직위를 얻은 멜빈은 세 가지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말한다. 첫 번째 소원은 플레인 커피를 스위스 더블 모카로 바꾸는 것. 두 번째 소원은 세상의 게이들이 24시간 동안 파란색으로 바뀌는 것. 파란 돌풍이 전국을 휩쓸었다. 동성애에 막말을 내뱉던 정치인도 파란색이었다. 마지막 소원은? 그를 흙탕물에 처박았던 부치를 파란색으로 바꾸는 것이다. 그러나 그 소원은 이루어지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는 원래 파란색이었으니까.
<엠 아이 블루?>(낭기열라 펴냄)는 ‘청소년’을 위한 ‘동성애’ 소설집이다. 10년 전 메리언 데인 바우어라는 작가가 미국 전역에서 동성애를 다룬 소설을 공모해 엮었다. 청소년과 동성애. 최소한 한국에서는, 아마도 세상 사람들 대부분은 두 단어의 조합이 불편할 것이다. 당신도 혹시 불편했는가? 그렇다면 당신은 열일곱살이 된 자신 안에서 무럭무럭 커가는 무언가를 친구들이 악마라고 부르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청소년에겐 이건 불편함의 문제가 아니라 삶과 죽음의 문제다. 그러니까 당신은 청소년이든 학부모든 아무것도 아니든 ‘살인자’가 되지 않기 위해 이 소설집을 읽어야 한다. 소설이 타자에 대한 이해를 넓혀가는 소통의 방식이라면, <엠 아이 블루?>는 놀라울 정도로 그 역할을 해내고 있다.
<엠 아이 블루?>에는 다양한 관점들이 존재한다. 자신의 딸이 동성애자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부모의 관점, 아버지가 동성애자인 소년의 관점, 첫사랑에게 “남자가 좋아”라는 고백을 듣는 소녀의 관점, 기숙학교에서 쫓겨나서야 동성을 사랑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는 소녀들의 관점. 소설들은 이 다양한 관점들이 서로 충돌하고, 결국에는 소통하는 지점들을 짚어낸다. 그것은 아주 단순한 진리다. 자신이 게이냐 아니냐를 밝히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으로 인해 괴롭힘을 당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어떤 춤을 추든지 간에, 중요한 것은 관객의 박수가 아니라 춤이라는 것. 이 단순한 진리에 도달할 때까지 소설의 인물들은 힘겨운 여행을 떠난다.
한국의 청소년들은 유독 다름을 인정하지 못한다. 한국 교실에서의 ‘호모포비아’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치명적이다. 그래서 성적 정체성을 고민하는 청소년들의 침묵은 영혼을 온통 갉아먹을 정도로 두텁다. 물론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그들에게 논술용 도서목록을 잠시 놓게 하고 다름의 낯선 대륙을 보여주는 것은 죄 많은 어른들의 의무다. 단 한번만이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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