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노동
최장집 편, 후마니타스(02-766-9990) 펴냄, 1만8천원
‘노동과 빈곤’이라는 주제에 대해 교수, 연구원, 노동운동 활동가, 외국인 연구자들의 글을 모았다. 비정규직, 이주노동자, 노숙자, 하도급 구조, 신용불량, 여성노동자, 노동의 양극화 등 우리 시대 노동의 중요한 주제에 대한 분석을 볼 수 있다. 외환위기 이후 노동자가 기업의 손쉬운 비용절감 대상으로 휘둘리며 종속적인 위치로 전락한 상황에서, ‘위기의 노동’은 위기의 한국 경제, 위기의 한국 민주주의, 위기의 한국 사회를 말한다.
학계의 술책
하워드 베커 지음, 이성용 옮김, 함께읽는책(02-847-7846) 펴냄, 1만1천원
어떤 현상을 뒤집어봄으로써 그 현상을 다르게 보는 학문의 방법론에 대해 이야기한다. 지은이는 사회현상을 바라보는 연구자의 섬세하고 독창적인 시각, 예리한 관찰, 기존 연구에서 무가치하다고 폄하됐던 현상에서 뜻밖의 흥미진진한 결과를 낚아내는 감수성 등을 높이 평가한다. 그리고 주류 연구에서 소외되는 사회현상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탐구 자세를 촉구한다. 성전환 과정, 의대생들의 속어 등 흥미진진한 서술 방식이 돋보인다.
패션의 유혹
조안 핑켈슈타인 지음, 김대웅·김여경 옮김, 청년사(031-955-4888) 펴냄, 1만5천원
‘패션’이라는 코드로 사회, 문화, 경제를 조망한다. 패션이 지닌 상징적인 의미, 롤랑 바르트, 레비스트로스 등 뛰어난 사상가들의 눈을 통해 보는 패션 등을 설명한다. 특히 패션에 얽힌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눈길을 끈다. 작은 라벨 한장에 의해 가치가 달라지는 청바지, 여성의 도벽을 자극하는 백화점 진열 방식, 상류층의 기호를 야외의 라이프 스타일로 바꿔놓은 랄프 로렌 등의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21세기 대중문화 속의 전쟁
톰 홀러트·마르크 테르케시디스 지음, 송명희 옮김, 이룸(02-324-2348) 펴냄, 1만3700원
베트남에서 상처투성이가 되어 돌아온 뒤, 미국은 ‘내부의 적’을 먼저 없애버려야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교훈을 얻는다. 미국은 걸프전에서부터 텔레비전을 동원한 새로운 전쟁 방식을 고안한다. 책은 우리의 대중문화 속까지 파고들어 일상처럼 자행되는 전쟁의 속성을 파헤친다. 권력은 두려움의 문화를 조장하면서 안보를 상업적 도구로 이용한다. 또 제3세계 독재자를 ‘악’으로 신화하면서 자신의 체제를 공공히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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