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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우절 명품 구라 특집

부글부글
등록 2012-04-04 10:40 수정 2020-05-03 04:26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사진기자단

안녕하세요. 2MB 부수인증 1위에 빛나는 명품 거짓말 주간지 의 편집장 김남일입니다. 이번호는 만우절 특집으로 독자 여러분께 다가갑니다. 표지이야기로 삼성가 상속 구라를 다뤘습니다. 현재까지 드러난 것만 1조원대 구라라니, 역시 스케일이 남다릅니다. 딸림 기사로 ‘노조 없는 기업이 거짓말도 강하다’가 찾아갑니다. 특집 기사로는 재벌기업들의 거짓말 몰아주기 실태를 다뤘습니다. 재벌 2·3세들, 이렇게 혼자서만 거짓말해서 쓰나요? ‘유전구라’라는 말, 이제는 사라져야 하지 않겠습니까. 맞물리는 기사로 ‘거짓말세 인상… 세금폭탄 우려’ ‘단독 인터뷰-정부·기업 반성해야… 거짓말동반성장위원장 사퇴의 변’을 실었습니다.

이슈추적도 간단치 않습니다. ‘세계를 휩쓰는 거짓말 한류’를 심층 취재했습니다. 2010년 구라(G) 선진 20개국 정상들이 모인 G20 서울정상회의가 열렸죠. 지난 3월에는 핵구라로 무장한 53개국 정상들이 서울에 모여 핵안보정상회의를 열었습니다. ‘거짓말 한길’을 공약으로 당선된 우리 대통령, 세계 어느 정상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747 경제 공약’은 정말 대단했죠. 경쟁자라면 이탈리아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 정도? 하긴 베를루스코니는 총리에서 물러났으니 이젠 경쟁자도 없네요. 무섭게 성장하는 ‘대륙의 구라’가 위협적이긴 하지만 거긴 거짓말도 짭, 짝퉁이 많잖아요. 경쟁력이 떨어지죠.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의 군위안부 거짓말은 너무 무식해요. 한마디로 구라의 품격이 떨어지죠. 일본 제품 좋다는 말, 다 옛말인가봐요. 미국 구라닥에서도 상장폐지된 이유가 있는 거죠. 결국, 이제 한국이 세계 구라 외교의 한복판에 우뚝 섰다는 말입니다. 구라 강소국, 바로 코앞입니다.

편집장 칼럼 ‘그건 구라재’에서는 한국식 거짓말의 선구자들을 돌아봅니다. 19세기에 이미 구라혁명을 달성한 선진국들과 달리 한국은 출발이 늦었죠. 지난 박정희 시절 ‘유신구라’를 통한 ‘압축적 구라’를 거치지 않았다면, 우리는 아직도 입을 졸라맨 채 살고 있을지 모릅니다. 전두환의 ‘구라사회 구현’이라는 모토도 좋았죠. 여기서 멈추면 안 됩니다.

딱딱한 기사만 실렸다고요? 걱정 마십시오. 연예 기사도 와이드로 펼칩니다. ‘영화 … 이제 좀 꺼져줄래’ ‘빅뱅+티아라, 거짓말을 노래하다’가 실립니다. 지난 1분기의 거짓말 통계와 순위도 흥미롭습니다. 막판에 무섭게 치고 올라온 ‘몸통’ 거짓말로 혼전에 혼전을 거듭했죠. 2분기 거짓말 전망 역시 4·11 총선을 거치며 스타급 신인을 대거 배출할 것으로 보입니다. 손수조·문대성, 간단치 않은 선수들입니다. 경제 기사로는 나중에 들통 나도 이를 전액 보상해주는 거짓말 보장보험, 거짓말을 다시 되팔 수 있는 구라 풋백옵션 상품 소개가 있으니 놓치지 마세요. 아 참, 부록으로 스마트폰을 통해 대통령과 바로 연결해주는 구라 전용 앱 ‘가카와톡’을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는 쿠폰을 드립니다.

어, 어, 어, 뭐라고요? 지면 계획을 다 갈아엎어야 한다고요? 정통 찌라시 이 단독 보도한 청와대의 ‘대한민국 불법사찰’이 구라가 아니라 진짜였다고요? 아니, 그런 걸 진짜로 하는 사람들이 어디 있나요? 제정신인가요? 은 제대로 취재를 했어야지, 거짓말도 아닌 걸 왜 그렇게 기사로 쓴 건가요? 이런 젠장. 만우절 특집 제대로 쓰겠네.

김남일 기자 namfic@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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