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 김봉규 기자
“범인은 뉴규?”
유재석이 전치 6주의 상처를 입고 여의도의 한 병원에 입원했다. 상처로 보아 야구방망이가 사용됐을 것으로 추정됐다. 그 야구방망이에 찍힌 야구단 로고와 번호가 유력한 증거로 제시됐다. 언론은 대대적으로, 실시간으로 보도했다. 범인을 잡았다고 대대적으로 보도자료를 뿌렸다. 이런, 그런데 잡고 보니 야구방망이 번호에 해당하는 멤버는 5살짜리 유치원생 김군이었다.
애초 야구방망이로 맞았다고 발표했던 경찰은 난감하게 됐다. 김군의 힘으로는 유재석에게 전치 6주의 상처를 입힐 수 없다. 게다가 김군은 유재석이 누구인지도 모르고, 을 보기에는 아직 어리다. 그래도 김군은 “내가 했다”고 증언을 했다. “어리다고 놀리지 말아요.” 단독 범행을 주장하는 김군의 마지막 일성이다. 경찰은 일단 “김군이 범인이다. 자백이 있다. 야구방망이도 있다. 야구방망이의 번호와 김군 야구복의 등번호가 일치한다”고 발표를 했다.
이때 에서는 같은 로고를 쓰는 성인 야구단이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해당 야구단은 어린이 야구단과 성인 야구단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고, 증거물인 야구방망이가 성인 야구단의 것이라는 유력한 증언도 보탰다. 성인 야구단의 방망이를 모두 조사해야 한다는 보도도 이어졌다. 성인 야구단을 들여다봐야 할 경찰, 검찰 모두가 침묵했다.
결국 검찰은 비장하게 “6살짜리 이군도 있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이군이 김군과 같은 어린이 야구단 소속임을 밝혔다. 팬들은 믿지 못했다. 김군·이군이 유재석에게 전치 6주의 상처를 입힐 이유도, 그로 인한 실익도 가늠하기 힘들었다. 그런데 경찰과 검찰은 “이게 다”라고 밝혔다. 유재석을 아끼는 팬들에게는 범인이 따로 있다는 건 상식으로 받아들여졌다.
“야구방망이가 맞아? 내가 직접 때려볼게.”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유재석의 팬들은 범인이 궁금한데 검찰과 경찰은 묵묵부답. 그사이 김군과 이군이 속한 어린이 야구단이 검증위를 꾸린 것이다. 유재석의 팬들은 당황·황당했다. 검증위가 범인을 잡겠다고 나선 것도 아니다. 말 그대로 검증이 목표다. 어린이 야구단의 박군이 주인공이다. 총명한 박군은 범인이 누구인지가 아니라 야구방망이로 맞은 게 맞는지를 검증하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야구방망이를 직접 휘둘러 유재석의 전치 6주를 검증하겠다고 했다.
“허튼 짓 말고 범인이나 잡아랏!”
유재석의 팬들은 여전히 범인이 누군지 궁금하다. 그 궁금증을 누가 풀어줄 수 있을까. 유재석은 침묵하고, 팬들은 아우성이다.
※ 참조 선관위 디도스 공격에 빗댄 가상사건임을 밝힙니다. 본문을 다음 괄호로 치환해서 읽으셔도 무방합니다. 유재석 테러사건(선관위 사이버테러) 야구방망이(디도스 공격). 어린이 야구단(국회의원 비서 등 일당). 성인 야구단(청와대,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 등). 이군·김군·박군 등은 상상하시는 분 마음대로.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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