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김강자 서장, ‘뚝심 리’가 떴다?”
지난 7월15일 부임한 이중구 서울 동대문경찰서장의 인기가 예사롭지 않다. 촛불집회를 강경 진압해 일부 누리꾼들 사이에 원성이 자자한 요즘 경찰 처지에 비춰 보면 이례적이다.
이중구, 도대체 어떤 사람이기에? 그는 “지역 주민의 민원이 가장 많아 최우선 과제로 선정했다”며, 부임한 뒤부터 장안동 일대 성매매 업소를 대대적으로 단속했다. 경찰과 업주 간 유착 비리를 뿌리뽑으려고 단속반원도 대폭 물갈이했다. 그리고 계도기간 없이 바로 단속에 돌입했다. 주도면밀하다. 성매매 업소들은 숨을 죽였다. 50여 일이 흐른 지금, 이 일대 70여 개 업소가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업주 여럿이 구속되고, 종업원 등 150여 명이 입건됐다. 한 업주는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성매매 업주들의 반발이 들끓고 있지만, 이 서장의 뚝심은 여간해서는 꺾일 기세가 아니다. 여기에 자극받은 동매문구청까지 CCTV를 설치해 성매매 단속을 벌이겠다고 나섰다. 조만간 ‘성매매 업소 밀집지역=장안동’이란 오명이 벗겨질 분위기다.
칭찬과 격려가 동대문경찰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쏟아진다. “‘불법과 타협하지 않는다’는 이중구 서장의 말이 가슴에 와닿는다. 모든 경찰이 그런 마음으로, 불법을 보고 외면하지 않았으면 한다.”(김기중) “일회성이 아니라 뿌리를 뽑을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김정현)
장안동 일대는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의 지역구다. 홍 의원은 지난 4·9 총선에서 ‘장안동 일대 성매매 업소 근절’을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래서 ‘뚝심 리’의 배후를 의심하는 글들도 심심찮게 올라오고 있다. 이희영씨는 “수고가 많다. 응원한다”면서도 “다만, 시민과 서장님의 뜻이길 빌 뿐”이라고 토를 달았다. 네이버에서 ‘좀비’는 “홍 의원의 총선 핵심 공약 중 하나가 성매매 업소 근절이었다는데, 없애는 건 좋은 일인데 거시기한 느낌이 드는 건 왜인지?”라고 썼다.
그러나 정치적 배후론보다 ‘뚝심 리’에 대한 칭찬이 압도적이다. 성매매 피해자 자활지원센터인 ‘다시함께센터’도 ‘뚝심 리’ 지지 성명에 동참했다.
김미영 기자 한겨레 취재·영상팀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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