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의 질서를 흔드는 핵폭탄, 원전조선총독부 학무국에서 1921년에 간행한 이라는 책자에는 조선인의 특성으로 ‘사상의 종속’ ‘문약’ ‘심미 관념의 결핍’ ‘공사 혼탁’ 등이 열거돼 있다. 거기에는 “일본인에게 동화돼야 하는 조선인의 민족성”이라고 쓰여 있다. 일본인 자신의 민족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말...2011-03-23 15:39
설악의 봄이 하얗게 피어난다설악초등학교(강원 속초)도 3월2일 개학했다. 아이들의 등엔 책가방 말고 하나 더 짊어져 있다. 설악산이다. 새하얘진 산을 이고, 키만 한 눈더미를 비켜세워 오종종 내걷는 등굣길이었다. 낮잠처럼 짧은 봄방학을 이젠 잊어야 하는 길이기도 하다.그즈음 학교 너머 펼쳐진 설...2011-03-10 16:42
2011 만인보 문신이 가르쳐준 젊은 날의 인내사실, 원래 인터뷰를 하려고 한 사람은 ‘그’가 아니었다. 나는 도대체 어떤 사람을 인터뷰해야 재미있을까 막막하기만 해서 주위의 인맥을 쥐어짜고 있었다. 매번 술자리에서 이런 말을 꺼내면서. “저기, 있잖아, 주위에 좀 독특한 사연 있는 사람 없어?(사이코패스, 변태,...2011-03-03 17:06
1380명의 추억 속으로 사라진 학교“잘 있거라 아우들아 정든 교실아/ 선생님 저희들은 물러갑니다/ 부지런히 더 배우고 얼른 자라서/ 새 나라의 새 일꾼이 되겠습니다.”( 2절)강원도 삼척시 하장면 갈전리 하장초등학교 갈전분교. 삼척 시내에서 자동차를 타고 댓재를 넘어 1시간여를 달려야 다다르는 곳. 중...2011-02-24 15:47
경계의 아이들 어느 전문계고 졸업생 32명의 폐기된 꿈꿈꿀 권리는 누구에게나 있다. 하지만 현실에서 그런 권리는 사라진다. 경계에 선 아이들은 꿈꾸게 해달라고 따지고 묻는다. 꿈의 권리를 잃어버린 전문계고 아이들을 만났다. _편집자 32명 가운데 대학 진학 21명, 취업 5명. 수도권의 D공고 자동차과의 올해 성적표다. ...2011-02-24 11:50
즐거운 나의 집은 없다“아, 그래요….”나도 모르게 가느다란 한숨이 새어나왔다. 고개를 가로젓던 여직원은 노트에서 눈도 떼지 않았다. 검정색 뿔테 안경을 한 번 매만졌을 뿐 표정에는 변화가 없었다. 매물 정보가 담긴 노트를 빠르게 넘기며 그녀가 덧붙였다. “그 돈으로 아파트는 어렵죠. 이쪽...2011-02-16 11:48
소와 돼지와 농부의 울음으로 들썩이는 땅지난해 11월 말 경북 안동에서 처음 발생한 구제역의 공포가 1월 중순까지 잦아들지 않고 있다. 1월12일 현재 구제역 바이러스는 전국 6개 시·도와 50개 시·군으로 퍼졌다. 구제역 사태로 땅에 묻힌 소와 돼지만 해도 벌써 150만 마리에 이른다. 국내에서 사육 중인...2011-01-19 11:27
찬 가슴에 던진 ‘돌멩이’소한 추위가 이름값을 제대로 한 1월6일 오후 서울 상수동 홍익대 문헌관 앞에서 집회가 열렸다. 홍익대와 용역회사가 맺은 계약 해지로 일자리를 잃은 용역직원 140여 명이 고용 승계와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벌인 집회였다. 이들은 그동안 청소와 경비, 시설관리를 해왔다....2011-01-12 10:20
“기꺼이 병역거부를 택합니다”“병역법 제16조의 규정에 의거 현역병 입영을 통지함.” 인천경기지방병무청장은 사무적인, 메마른 명령을 하고 있었다. 애초 ‘명령’은 메마른 것이던가. ‘생명’을, 나와 같은 인간을 죽이는 일을 하게 될지도 모르는 젊은이에게 내리는 국가의 명령에는 아무런 감정도 실려 ...2010-12-22 16:13
‘이명박 도로’를 아시나요?전국 곳곳에 많은 눈이 내린 지난 12월8일 오후, 함박눈이 내리는 경기 이천시 영일울릉목장 앞은 공사 차량으로 분주했다. 공사명은 이천시 호법면 안평∼송갈 간 도로(시도 11호선) 확포장사업. 안평리와 송갈리를 가로지르는 비좁은 시골길에 길이 5.5km짜리 왕복 2차...2010-12-16 16:34
멈춰선 라인에 걸린 고된 노동자의 외침지난 11월23일, 공장은 완전히 멈춰 있었다. 9일째였다. 현대 울산공장 1공장 의장부에 출근해 대기하는 정규직들은 공구 대신 휴대전화를 들고 아시안게임을 즐기고 있었다. 비정규직 500여 명이 농성 중인 3층 ‘도어탈착 라인’ 입구로 향하기 위해 16만 평의 공장을...2010-12-02 16:21
손바닥문학상 노량진 공시촌 블루스때가 되면, 백로는 대만·필리핀의 땅을 문득 박차고 한반도에 날아왔다. 그 무리의 일부가 서울 땅 수양버들 울창한 노들나루에 내려앉았다. 백로가 오면 봄이 왔다는 이야기다. 강의 두꺼운 얼음장이 다 녹았다는 이야기다. 사람들은 배를 띄우고 나무다리를 놓았다. 강의 북쪽...2010-11-24 14:55
2010 서울, 감옥도시에 ‘섬’이 생겼다. 2m 높이의 녹색 철제 펜스로 둘러쳐진 서울 삼성동 코엑스 주변은 11월12일 차량 통행까지 통제돼 ‘유령도시’를 떠올리게 했다. 사람과 차량이 사라진 도시는 적막했다. 바삐 오가는 순찰차와 형광색 옷을 입고 늘어선 경찰, 중무장한 장갑차가 그...2010-11-19 11:39
금융위기 돌려막기 국가대표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공식 일정이 지난 11월12일 모두 마무리됐다.G20을 앞두고 동물원이나 공원, 야산에서나 볼 수 있는 녹색 펜스가 서울 한복판 강남 코엑스 주변에 설치됐다. 시위대의 접근을 막기 위해서다. 입국하려던 국제 인권단체 회원 등이 불법...2010-11-18 16: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