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 손길의 사회 세계[손바닥문학상 우수상] 1 제발 그만, 손목의 스마트워치가 울린다. 진동이다. 노크하듯이 두 번. 지잉 지잉. 본드로 측정된 본인의 스트레스 상태는 ‘심각’이므로 진동 세기는 가장 약한 수준지만, 진동은 지잉 지잉 머리뼈까지 울린다.나는 급히 주변을 돌아본다. 스트레스를 ...2025-01-05 21:05
매생이 전복죽[손바닥문학상 우수상]참석자들은 각기 다른 언어로 인사하며 회의실을 떠났다. 화면에 뜬 수많은 얼굴 중 몇몇은 손을 흔들다가 하나둘씩 자기 별로 되돌아가듯 팟- 하고 사라졌고, 순식간에 나윤과 주최 쪽의 까만 화면만 남아 각각 좌우에 클로즈업되듯 비쳤다. 나윤은 의자를 뒤로 젖히며 크게 기...2024-12-22 17:28
마늘장아찌[손바닥문학상 우수상][지니 네트워크 월간 리포트] 총 소통 건수: 40,378건- SNS: 21,100건- 메시지: 11,078건- 기타: 8,200건 총 경조사비: 1,407,200원- 모바일 쿠폰: 83,200원- 현금: 1,200,000원- 선물 배송: 124,00...2024-12-15 17:02
새로운 시선으로 말하는 ‘오래된’ 세계[심사평]제16회 손바닥문학상에는 글 178편이 도착했습니다. 이번 주제는 ‘인공지능’(AI)이었습니다. 2024년 11월25일 김진해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서윤빈 소설가, 임소연 동아대 교수가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최종심에 오른 17편을 읽고 당선작을 ...2024-12-15 16:59
당신이 목격한 인공지능인공지능(AI)이라는 주제만큼 픽션을 쓰기 좋은 주제도 없을 것이다. 인간과 사랑에 빠지는 인공지능, 인간의 일을 대신해주는 인공지능, 인간을 지배하려는 인공지능…. 그래서 인공지능이 등장하는 픽션만큼 식상하기 쉬운 글도 없다는 생각이다. 가까운 미래부터 먼 미래까지 ...2024-11-09 13:37
저들에게서 언어를 빼앗아 버린다면…“그 순간 천이 바람에 바르르 날리는 소리가 로비를 채웠다. 선린은 떨어지는 것과 눈이 마주쳤다. 하얀 가운은 홀을 휘감은 상승 기류를 역행하며 아주 잠깐 날았다. 머리가 밑으로 향한 신 선생은 선린을 보며 말을 뱉었다. “말할 수 없게 될 거야. 아무….” 신 선생이...2024-11-02 23:54
어떻게 하면 첫 소설을 덜 망칠까당신이 어떻게 소설 쓰기를 결심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다. 원래부터 쓰고 싶었을 수도 있고, 200자 원고지 50장이라는 분량이 크게 부담스럽지 않으니 한번 해보자는 가뿐한 마음이었을 수도 있다. 어쨌든 소설을 한 번도 써본 적 없는 당신은 에너지를 느낀다. 새로운 일...2024-10-27 07:37
미래에서 온 이야기를 제발, 재미있게!한 치 앞도 모르는 존재인 인간이 하는 놀라운 놀이는? 상상. 모든 글은 상상. 과거의 일을 회상하는 글도 상상, 미래를 전망하는 글도 상상. 하지만 결국 손에 그러쥔 풍선처럼 현실이라는 손아귀에 잡혀 있더군요.‘인공’은 필요에 따라 자연에 인위적인 힘을 가해 만들어낸...2024-10-12 21:47
[알림]열여섯 번째 손바닥은 ‘인공지능’입니다당신은 오늘 ‘챗지피티(GPT)’에 학교 과제 요약을 시킨 뒤, 그 매끄러운 결과물에 놀라진 않았나요? 인공지능(AI) 영어선생님과 대화하며, 부끄러움이 조금 덜했나요? 차선 수, 신호 바뀜, 운전자 선호 경로까지 고려하는 AI 내비게이션 덕분에 쾌적하게 출근했나요?질...2024-09-29 17:14
내일의 날씨 [손바닥문학상]정각을 알리는 종이 울렸다. 서연은 고개를 들어 홀로그램을 확인했다. 새파란 하늘은 VR 이미지였다. 천장 한가운데 떠 있는 각종 숫자가 시시각각 바뀌었다. 기록표에 온도와 습도, 공기질 수치를 옮겨 적은 서연은 미간을 구겼다. 어제 이 시각 온도보다 11도나 높았다....2023-12-16 18:24
비가 그칠 때까지 [손바닥문학상]한 달째 비가 내렸다.이슬비로 시작한 비는 가랑비가 되더니 닷새 전부터는 빗줄기가 제법 굵어졌다. 굵어진 빗줄기는 낮이건 새벽이건 때때로 세찬 소나기로 돌변했다. 소나기가 내릴 때면 양철 지붕에서는 어릿광대가 나무로 만든 채로 북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극의 절정에서...2023-12-16 18:14
모다깃비 [손바닥문학상]*모다깃비는 뭇매를 치듯이 세차게 내리는 비를 뜻한다. 1.상생의 손 위에 겨우 임시 보금자리를 마련했을 때, 호미곶은 이미 대부분이 물에 잠긴 뒤였다. 발 디딘 조형물 밑으로 엄마와 걷던 둘레길이, 은지와 회를 먹던 화봉수산이, 부른 배를 두드리며 걷다 정민이 합류하...2023-12-16 18:10
아름답고 힘차게 이야기판 휘젓고 다니기를!…손바닥문학상 수상작제15회 손바닥문학상에는 글 120편이 도착했습니다. 이번 주제는 ‘오늘의 날씨’였습니다. 2023년 12월3일 김탁환 소설가, 김진해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 이은혜 글항아리 편집장이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최종심에 오른 13편을 읽고 당선작을 골랐...2023-12-09 22:03
“우린 정해진 멸종의 길을 걷고 있어”서울 잠실에 거대한 탑 같은 건물 하나가 우뚝 솟아 있다. 이 풍경은 현실과도 비슷해 보이지만, 건물 주변이 온통 물이라는 점이 낯설다. 건물 내부의 선착장에서 한 남자가 7살 딸 한별을 데리고 짐을 배에 싣는 중이다. 이 건물에서 나고 자란 별이가 바깥을 보고 싶어 ...2023-10-28 20:57
곁에서 오래 머물며 불편을 견뎌낸 문장곳과 곳의 사이를 보기 위해오늘의 날씨가 탄생하는 곁으로 가서 쓰세요. 등장생물의 곁, 등장시간의 곁, 등장공간의 곁. 곁에서 오래 머물 때 비로소 생물과 생물, 때와 때, 곳과 곳의 사이가 보이는 법입니다. 그 사이가 만들어지고 선명하게 벌어졌다가 흐릿하게 사라지는 ...2023-10-15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