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자지구 평화위원회가 ‘휴전안’을 발표한 지 이틀 뒤인 2026년 8월1일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중부 데이르알발라의 피란민촌 곁에 자리한 의약품 보관 창고를 공습해 거대한 구덩이가 만들어졌다. REUTERS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 ‘평화’가 왔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만든 이른바 ‘가자지구 평화위원회’가 2026년 7월30일 그렇게 발표했다. 2006년부터 가자지구를 실질적으로 통치해온 팔레스타인 무장 정치단체 하마스가 이스라엘군 철군을 전제로 무장해제에 합의했다. 그러니, 평화는 오는 건가?
천 년이 넘는 세월 팔레스타인 땅에 살지 않던 유대인들이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 사이 그곳으로 모였다. 그리고 그곳을 ‘자기 땅’이라고 선언했다. 홀로코스트(나치의 유대인 집단 학살)에 경악한 세계는 ‘그래, 그래’ 했다. 천 년도 넘게 그곳에 살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만들어진 이스라엘’ 탓에 하루아침에 집도, 나라도 잃었다. 말 그대로 ‘나크바’(대재앙)였다.
그 시절 자기 땅을 떠날 수 없었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모인 곳은 지중해 연안 가자와 요르단강 서안이었다. ‘독립국가 팔레스타인'이 가자지구와 동예루살렘을 포함한 요르단강 서안을 ‘영토’로 주장하는 이유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를 장악해야 진정한 ‘지중해 연안국가’를 주장할 수 있다. 요르단강 서안은 무엇보다 수자원의 보고다. 구약성서가 말한 ‘약속의 땅’을 포기할 수 없다. 다 차지하겠단다.
이스라엘 건국을 승인했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뒤늦게 ‘불법’이라고 막았지만, 아무도 이스라엘의 폭주를 막지 못했다. ‘독립국가 팔레스타인’은 공염불이 됐다. 유엔 인권이사회는 7월29일 자료를 내어 “요르단강 서안에서 이스라엘군과 유대 정착민의 폭력 수위가 역대 최악의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고 경고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1035일째를 맞은 2026년 8월5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7만3381명이 숨지고 17만4231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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