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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은 무슨… 세계문화유산 도시도 주저 없이 폭격하는 이스라엘

등록 2026-05-29 09:04 수정 2026-05-29 15:46
2026년 5월28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고대도시 티레 중심가의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AFP 연합뉴스

2026년 5월28일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레바논 남부 고대도시 티레 중심가의 건물이 무너져 내렸다. AFP 연합뉴스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서 남쪽으로 약 80㎞ 떨어진 지중해 연안에 티레가 있다. 기원전 2500년께 페니키아인이 세운 고대도시다. 그때부터 티레는 지중해 해상무역의 중심지로 번성했다. 페니키아와 로마 시대 주거지와 공중목욕탕 등이 남아 있는 알미나 유적지와 로마 시대 개선문과 네크로폴리스(공동묘지) 등이 위치한 알바스 유적지 같은 고대의 흔적이 즐비하다. 유네스코는 티레의 고고학적 가치를 인정해 1984년 일찌감치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하고, 도시 보호·지원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대피하라.” 이스라엘군은 2026년 5월27일 성명을 내어 티레 주민에게 대피령을 내렸다. 이슬람 무장 정치단체 헤즈볼라가 반복적으로 휴전협정을 위반했기 때문에 티레의 헤즈볼라 지역본부를 “강력 타격”할 예정이란다. 공격 대상 지점이 어디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도시 전체가 ‘전투행위 지역’이 됐다. 그러니 도시 자체를 비워야 한다. 도시민 전원이 삶의 터전을 떠나야 한다는 뜻이다. 2025년 말 기준 티레의 인구는 약 6만 명이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를 침공한 직후부터 헤즈볼라와 이스라엘의 충돌은 시작됐다. 이스라엘은 베이루트를 무차별 폭격했고, 레바논 남부 지역에선 지상전까지 벌였다. 미국의 압박 속에 4월17일 이스라엘은 레바논 정부와 휴전에 합의했지만, 공습은 멈추지 않았다. 레바논 남부로 진격한 이스라엘군도 철수하지 않았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5월15일 휴전을 45일간 연장했지만, 전쟁은 멈출 줄 모른다. 가자에서도 마찬가지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964일째를 맞은 2026년 5월27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7만2803명이 숨지고 17만285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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