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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시티 파상공격, 군 지휘부는 정작 ‘갸우뚱’

네타냐후 “전쟁은 우리가 정한 기준을 따라야만 끝날 수 있다”
등록 2025-09-04 23:21 수정 2025-09-08 07:00
2025년 9월3일 이스라엘 남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탱크를 몰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2025년 9월3일 이스라엘 남부와 국경을 맞대고 있는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군이 탱크를 몰고 어딘가로 향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팔레스타인 땅 가자지구 북부 가자시티에서 이스라엘군의 파상공세가 그칠 줄 모른다. 무장 정치세력 하마스를 뿌리 뽑기 위해서란다. 정작 이스라엘군 지휘부의 반응은 부정적이다. 2025년 9월4일 의회(크네세트) 외교·국방위원회에 출석한 군 당국자는 이렇게 말했다. “가자시티를 점령한다고 해서 하마스에 타격을 입힐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하지 않는다. 하마스는 조금도 위축되지 않을 것으로 본다. 가자시티는 그저 상징적 의미가 클 뿐이다.”

하마스 쪽은 9월3일 성명을 내어 이스라엘 쪽에 포괄적 휴전안을 다시 한번 제안했다. 하마스가 사망자를 포함해 붙들고 있는 인질 전원과 이스라엘이 구금한 팔레스타인 수감자(규모는 협상해서 결정)의 맞교환이 뼈대다. 맞교환이 이뤄지면 가자지구 전쟁을 즉각 중단하고, 이스라엘군은 전원 가자지구에서 철수한다. 이어 국경 검문소를 개방해 가자지구로 물과 식량, 의약품 등 인도적 물품이 공급되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관료를 중심으로 한 거국적 독립행정기구를 설립해 가자지구 행정을 맡도록 한다. 하마스는 이전에도 비슷한 제안을 여러 차례 했다.

이스라엘은 이번에도 단번에 거부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쟁은 우리가 정한 기준을 따라야만 끝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쪽은 △인질 전원 무조건 석방 △하마스 무장해제 △가자지구 비무장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치안 유지 △테러를 세뇌하지도, 저지르지도, 이스라엘을 위협하지도 않는 민간행정기구 설치를 휴전의 기준으로 삼고 있다. 무조건적 항복 요구인 셈이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698일째를 맞은 2025년 9월3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6만3746명이 숨지고 16만124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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