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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웃으며 귀국한 탁신

등록 2023-09-02 15:20 수정 2023-09-03 22:20
탁신 친나왓 전 타이 총리가 15년에 걸친 망명 생활을 접고 2023년 8월22일 방콕 돈무앙 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REUTERS

탁신 친나왓 전 타이 총리가 15년에 걸친 망명 생활을 접고 2023년 8월22일 방콕 돈무앙 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REUTERS

군부 쿠데타로 망명길에 올랐다가 15년 만에 전격 귀국한 탁신 친나왓(74) 전 총리가 다시 타이 정국의 핵으로 떠올랐다. 이번엔 군부가 든든한 배후다.

<방콕포스트> 등의 보도를 종합하면, 2006년 9월 군사 쿠데타로 축출된 탁신 전 총리는 부패 등의 혐의로 재판을 앞둔 2008년 8월 국외로 망명했다. 이후 치른 선거마다 탁신계 정당이 압승했지만, 군부는 권력을 놓지 않았다.

2023년 5월 총선 결과는 달랐다. ‘타이판 국가보안법’으로 불리는 왕실모독죄(형법 제112조) 폐지 등을 약속한 전진당(MFP)이 일약 1당(150석)으로 떠올랐다. 탁신 전 총리의 딸 패통탄 친나왓(37)이 이끈 타이공헌(푸아타이)당은 2당(141석)에 그쳤다. 군부세력인 국민국가권력당(PPRP)과 타이단결국가건설당(RTSC)은 각각 41석과 36석을 얻었다.

전진당은 집권하지 못했다. 국민투표로 당선된 하원의원(500명) 외에 군부가 지명한 상원의원(250명)도 총리 선출 표결에 참여하는 쪽으로 2017년 군부가 헌법을 개정한 탓이다. 타이공헌당은 전진당 대신 군부세력의 손을 잡았다.

탁신 전 총리는 2023년 8월22일 자가용비행기 편으로 귀국했다. 공항터미널을 빠져나온 그는 국왕 부부 사진 앞에서 무릎을 꿇었다. 이날 타이 대법원은 그에게 징역 8년형을 선고했고, 의회에선 타이공헌당 소속인 부동산 재벌 세타 타위신(60)이 신임 총리로 선출됐다.

수감된 탁신 전 총리는 13시간 만에 가슴 통증 등을 호소해 경찰종합병원으로 옮겨졌다. 측근들은 그가 귀빈실을 쓴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귀빈실에선 경찰청사가 한눈에 보인단다. 방송·통신 재벌로 정치권력까지 거머쥐었던 탁신 전 총리는 경찰 간부 출신이다. 그의 변호인단은 왕실에 제출할 사면 요청서를 준비 중이다.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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