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2022년 12월31일 바티칸에서 선종했다. 향년 95. 바티칸은 12월31일 “오늘 오전 9시34분(현지시각)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바티칸의 마테르 에클레시아에 수도원에서 서거했다는 사실을 깊은 슬픔을 담아 전한다”고 밝혔다. 1927년 독일 바이에른주에서 태어난 그는 24살인 1951년 사제 서품을 받았다. 2005년 고령인 78살에 제256대 교황으로 추대됐다. 이후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상 이유를 들어 물러났다. 사실상 종신직인 교황에서 가톨릭 역사상 598년 만에 중도 사퇴했다.
베네딕토 16세는 후임인 프란치스코 교황과 여러 면에서 대조적인 인물이었다. 베네딕토 16세는 독일 출신의 엄격하고 보수적인 교회윤리를 강조한 신학자였다. 교황이 되기 전 교황청 신앙교리성 장관을 지냈고 ‘가톨릭 전통신앙의 파수꾼’으로 불렸다. 가톨릭 역사상 가장 큰 변화인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아조르나멘토’(개혁·쇄신·현대화)를 정면으로 거슬렀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반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화학을 공부한 아르헨티나 출신의 해방신학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즉위 뒤 첫 방문지로 지중해 난민 위기의 최전선이 된 이탈리아 람페두사섬을 찾았고, 일부 사제의 성추문에 솔직하고 과감한 사죄와 단죄 조처를 했다.
베네딕토 16세는 2007년 2월 노무현 대통령을 만난 뒤 친서에 남북 이산가족 재결합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2006년 11월에는 평화로운 수단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를 촉구했다. 그는 교황 퇴임 뒤 고향인 독일로 돌아가지 않았다. 로마 바티칸 내 한 수도원에 머물며 연구활동을 했다. 그는 수준급 피아니스트로 모차르트와 바흐의 곡을 연주한다. 다른 교황들과 달리 포도주 대신 맥주를 좋아했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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