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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총기 규제, 어디로 향할까

등록 2021-12-06 12:43 수정 2021-12-07 01:24
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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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기 규제와 정당방위의 범위를 둘러싼 미국 내 논쟁에 불을 붙이는 평결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2020년 8월 미국 위스콘신에서 흑인 차별에 항의하는 시위대 2명을 총기로 공격해 숨지게 한 17살 백인 청년 카일 리튼하우스(사진 왼쪽)에게 2021년 11월19일 법원이 무죄 평결을 내렸다. 리튼하우스는 시위대의 약탈을 막기 위해 자경단원들과 순찰하던 중 시위대로부터 위협받아 어쩔 수 없이 총기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평결 결과에 반발하는 시민들이 미국 전역에서 시위를 벌였다. 뉴욕에서는 300여 명이 “자본주의 법정에 정의는 없다”고 외치며 행진했다. 시카고에서는 흑인 인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가 주도해 항의집회가 열렸다. 미국 언론들은 미국 사회의 뿌리 깊은 인종·계급 갈등이 이번 평결로 다시금 수면 위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이와 대조되는 판결도 나왔다. 조깅하던 25살 흑인 청년 아머드 아버리를 총격 살해한 트래비스 맥마이클과 그의 아버지 그레고리 맥마이클, 이웃 윌리엄 로디 브라이언 등 백인 남성 3명에 대해 11월24일 조지아주 글린 카운티 법원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맥마이클 부자는 아버리가 절도 범죄를 저지르고 도주 중이라고 여겨 그를 추격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웃 브라이언 역시 이들을 뒤쫓으며 동영상을 찍었다. 경찰은 사건이 발생하고 70여 일이 지나서야 이 3명을 체포·기소해 “피해자가 백인이었다면 이렇게 굼뜨지 않았을 것”이란 비판을 샀다.

재판에서 맥마이클 부자와 브라이언은 무죄를 주장하며, 누군가를 범죄 용의자라고 믿을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경찰이 아닌 일반인도 그를 체포할 수 있다는 조지아주 시민체포법을 들고 나섰다. 남북전쟁 기간인 1863년 만들어진 시민체포법은 흑인에 대한 폭력과 살인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자주 쓰였다.

한편 2021년 11월30일 미시간주 옥스퍼드고등학교에서는 15살 고등학생 이선 크럼블리가 총기를 난사해 학생 3명이 숨지고 교사를 포함한 8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인선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코리아> 기자

관심 분야 기술, 인간, 민주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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