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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큐레이터] 97년간 가장 중요한 ‘타임’

등록 2020-10-31 23:30 수정 2020-11-05 10:27
타임지 누리집 갈무리

타임지 누리집 갈무리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에서 타임이 빠졌다. 97년간 지켜온 제호보다 급한 일이 생겼기 때문이다. 바로 투표다. ‘TIME’이 지워진 자리에는 ‘VOTE’(투표하라)가 들어갔다. 타임 편집장이자 대표인 에드워드 펠센털은 “다가오는 미국 대선 결과만큼 앞으로의 세계를 좌우할 일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우리는 여러 세대에 걸쳐 역사의 분기점이 될 드문 순간 앞에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표지에는 커다란 반다나와 마스크를 쓴 여성이 등장하는데, 여성의 마스크에는 ‘투표하라’라는 말이 울려퍼지는 스피커 모양 투표함이 그려져 있다. 미국 방송은 <타임>의 시도를 “역사상 가장 기념비적인 선거가 될 선거를 기록하는 차원”이라 평가했다.

이런 호소에 부응하듯 투표소는 투표가 시작하기도 전에 북적거리고 있다. 공식적인 미국 대선 날짜는 11월3일이지만, 미리 마음을 결정하고 투표장으로 향한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10월28일(현지시각) 기준 사전투표를 한 유권자만 7천만 명을 넘겼다. 2016년 대선 당시 1억3천여만 명이 최종적으로 투표한 걸 고려했을 때, 이미 절반 이상이 누구를 지지할지 결론을 내리고 실행한 것이다. 특히 경합주의 흐름이 뚜렷해서 도널드 트럼프 지지가 두드러지는 텍사스주에서는 이미 87%가 사전투표를 마쳤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경향이 분명한 18~29살 청년층 유권자 중에서는 500만 명 이상이 투표를 끝냈는데, 역시 경합지역에서의 투표율이 눈에 띄게 올랐다. 텍사스주는 2016년 대선 때보다 7배나 오른 수준을 보여줬다.

이런 투표 열기는 트럼프와 조 바이든 두 후보 중 누구에게 더 기꺼운 결과를 안겨줄까? 아직까지는 모를 일이다. 보통 민주당 지지 성향 유권자가 사전투표에 많이 참여하고 공화당 지지 유권자는 당일 투표에 열성적으로 참여하는 편이기 때문이다. 투표 당일 사람이 한꺼번에 많이 몰리면 코로나19 감염 우려가 있다는 점 등 때문에 우편 투표를 선택한 이도 상당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10월24일 주소지가 있는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트럼프라는 이름의 사나이에게 투표했다”며 기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바이든은 28일 자신의 정치적 고향이자 주소지인 델라웨어주에서 사전투표를 마치며 말했다. “상황을 더 낫게 하고 싶다. 백악관에 가게 된다면 건강보험법을 개선하겠다.” 둘 중 누가 백악관으로 이사할 준비를 할까.

천다민 유튜브 <채널수북> 운영자

관심분야 -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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