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러리 클린턴 “제 웹사이트 ‘힐러리클린턴 닷컴’에 팩트체크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토론에서 엇갈리는 주장에 대해 누구 말이 진실인지 바로 확인하실 수 있어요.”
도널드 트럼프 “제 웹사이트에도 가보세요. 가보시면 압니다.”
9월26일 밤(현지시각), 미국 대선 후보들이 첫 TV 토론에서 나란히 이런 주장을 하자 미국 공영방송 <npr>가 운영하는 ‘팩트체크’팀이 움직였다. <npr>는 두 후보가 주장한 ‘팩트체크 코너 존재 여부’에 대해 “클린턴 웹사이트에는 실시간 팩트체크 코너가 있고 트럼프 웹사이트에는 없다”고 확인한 뒤 이를 유권자에게 거의 실시간으로 전달했다.
전세계 10억 명이 관전했다는 미 대선 후보 TV 토론에서 팩트체크는 단연 돋보였다. 두 후보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모두 실시간 분석 대상이었다. <npr>의 경우 토론 스크립트를 실시간으로 올린 뒤 확인이 필요한 부분에 바로 관련 기사나 자료를 띄웠다. 팩트체크팀은 두 후보의 이라크 전쟁 찬성 여부에 논란이 붙자 13년 전 인터뷰를 샅샅이 뒤져 곧바로 사실관계를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출생지 논란처럼 단순한 것부터 복잡한 정책과 공약의 타당성을 가려내는 데 필요한 정보도 제공했다.
그러나 팩트체크의 칼끝은 대부분 트럼프를 향했다. 정치인을 ‘말에 책임지는 직업’이란 틀에서 보면 트럼프는 ‘전혀 다른 유형의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그는 막말을 일삼아도 유권자에게 ‘솔직하고 시원시원한 후보’라는 평가를 들었고, 상대방을 비판할 때는 과학적 근거보다 ‘카더라’식 음모론을 동원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폴 크루그먼 교수는 토론에 앞서 쓴 칼럼에서 “끊임없이 허풍과 거짓말을 늘어놓을 트럼프, 그리고 기껏해야 몇 차례 사실과 다른 말을 할 클린턴을 비슷하게 묶는 양비론식 보도는 사라져야 한다”고 일갈했다. 실제 가 정리한 몇 가지 팩트체크를 보자.
트럼프 “클린턴은 이슬람국가(IS)와 싸우는 데 온 힘을 바쳤다. (그러고도 해결이 안 됐는데) 이제 와서 또 자신이 ‘IS를 물리칠 적임자’라고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클린턴이 국무장관으로 일한 오바마 집권 1기(2009~2012년) 때 IS는 대부분 시리아로 패퇴했다.
트럼프 “나는 이라크 전쟁에 분명히 반대했다.”
온라인 매체 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이라크 전쟁에 찬성한다”고 말했다.
클린턴 “트럼프의 감세 정책이 시행되면 연방정부 세수가 5조달러 줄어들 것이다. 서민 부담도 가중될 것이다.”
트럼프 “감세로 줄어들 세수는 2조6천억달러 수준이다. 모두에게 이익이 돌아갈 것이다.”
보수 성향 경제연구소 발표를 봐도 트럼프 감세 정책의 세수 감소 추정치는 4조4천억달러다. 이대로라면 자녀가 있는 780만 가구의 조세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연구가 발표됐다.
클린턴 “트럼프는 여러 차례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
트럼프 “구체적인 근거를 대라.”
미스 유니버스 출신 알리시아 마차도는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로부터 ‘뚱뚱하다’ ‘살쪘다’ ‘파출부 몸매 같다’는 모욕적인 말을 들었다”고 말했다. 트럼프도 “마차도에게 ‘살 빼라’고 말했다”는 사실을 시인한 적이 있다.
아무래도 대선 전까지 클린턴보다 트럼프가 주워담거나 수습해야 할 말이 더 많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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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r></npr></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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