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가 박근혜 파면을 결정한 3월10일 <뉴욕타임스>는 “(청와대를 집처럼 여겼던 박근혜가) 집에서 쫓겨났다”는 속보를 긴급 타전했다. <뉴욕타임스> 누리집 갈무리
“한국 헌법재판소가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했다.”
3월10일 오전 11시22분 헌법재판소가 대통령 탄핵 선고를 끝낸 것과 동시에 외신들이 속보를 타전했다. 역시 이미 예견됐던 탄핵 인용 시나리오에 맞춰 “아시아의 전략적 판세가 새로 짜일 것”이라는 전망을 덧붙여 빠르게 온라인 뉴스를 올렸다.
청와대는 박근혜가 냉전시대 군사독재자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로 9살 때부터 20여 년을 살았던 ‘집’과 같은 곳이다. 는 이런 상황을 비유해 “박근혜 대통령이 집에서 쫓겨났다”고도 했다. 2012년 대통령으로 당선돼 청와대에 돌아온 박근혜로서는 금의환향한 고향 같은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박근혜는 한국 헌정 사상 첫 탄핵 대통령이 됐다. 임기를 못 채운 대통령이라는 불명예도 안게 됐다고 는 보도했다. 현직 대통령에게 주어진 불소추 특권이 사라진 만큼 뇌물 수수·강요, 권력 남용 등 혐의에 대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법적 처벌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박근혜 탄핵은 1960년 4월 하야를 요구하는 시민들을 향해 발포했던 독재자 이승만 전 대통령의 사례와 비교됐다. 박근혜 탄핵 과정에서 최대 수백만에 이르는 시민이 매주 집회를 하면서도, 평화적 여론을 이끌어온 것은 한국 민주주의가 성숙했음을 보여주는 증거로 평가됐다. “원칙과 제도에 따라 최고 권력을 견제하고, 대통령 파면 과정에서 입법부와 사법부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언급했다.
아울러 지난 수십 년간 한국 사회를 규정해온 개발독재 지배 이데올로기를 극복하자는 열망이 이번 탄핵 국면에서 분출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도 나왔다. 촛불을 든 시민들이 단지 박근혜와 최순실 등 비선 실세, 국정 농단 세력을 규탄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국가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다는 이유로 재벌 총수의 경제범죄에 관대했던 관행을 깨는 구실도 할 것이다. 삼성 총수 일가로 첫 구속 수사를 받게 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례는 “개발독재 질서가 수명을 다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두 달 안에 조기 대선이 치러지게 됐다. 화두는 ‘적폐 청산’이다. 야권 후보들의 지지율이 높은 상태다. 는 대북 강경 노선을 일관되게 추구해온 박근혜 정부와 달리 새 정부가 남북 화해·협력,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균형외교를 선호하는 야당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경우, 아시아의 전략적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대북 강경책이 핵개발을 막는 데 실패했다. 북한을 제재하되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 마주 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 대목을 소개하며, 최근 중국의 반대를 무릅쓰고 배치를 시작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도 대선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근혜 정부는 문화계 인사 수천 명을 블랙리스트에 올려 감시하고 불이익을 줬다. 이에 대해 과거 박정희 정부가 군사독재에 반대하는 민주화 인사를 ‘북한 간첩’으로 몰아 고문하고 처형한 유산을 그의 딸이 현대에 재현한 사례로 봤다. 는 “정권에 반대하는 세력을 ‘종북’으로 낙인찍고 억압하는 냉전적 사고를 더는 한국 국민이 원치 않는다는 점이 박근혜 파면 선고로 확실해졌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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