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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과 과학을 연결하다

과학자 전용 소셜미디어 ‘리서치게이트’의 눈부신 성공
등록 2017-03-09 13:18 수정 2020-05-03 04:28
2008년 독일에서 시작된 ‘리서치게이트’는 과학자들끼리 연구 자료, 과정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다. 기술의 투명성을 높이고 연구 성과에 보탬이 되는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리서치게이트 갈무리

2008년 독일에서 시작된 ‘리서치게이트’는 과학자들끼리 연구 자료, 과정을 공유하는 소셜미디어다. 기술의 투명성을 높이고 연구 성과에 보탬이 되는 ‘긍정적’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리서치게이트 갈무리

리서치게이트(ResearchGate)는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의학과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과학자 이야트 마디슈 박사가 자신이 나고 자란 독일로 돌아가, 2008년 베를린의 기업과 연구진을 대상으로 시작한 과학자 전용 소셜미디어다. 처음 가보는 동네에서 맛집을 찾거나 낯선 상황에서 해결책을 구할 때 우리가 ‘페친’이나 ‘트친’을 찾듯, 다양한 분야의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연구 방법이나 관련 지식, 소소한 팁까지 원활히 공유하고 의견을 나누면 연구에 도움이 되고, 주고받는 조언과 토론 내용을 대중에 공개하면 연구 성과를 더 쉽게 알릴 수 있으리라는 취지였다.

변화 속도는 처음에는 더뎠다. 하지만 최근 클라우드 컴퓨팅 비용이 크게 줄어들고 과학자들도 자신의 연구를 공개하는 걸 점차 거북해하지 않으면서 변화에 속도가 붙었다. 현재 리서치게이트 계정을 가진 과학자들은 약 1200만 명으로, 이는 전세계에서 리서치게이트 회원 자격을 갖춘 이들의 60%에 해당한다고 마디슈 박사는 말했다. (과학자 전용이므로 연구소나 기업 연구기관 등의 전자우편 주소가 있거나 실제 연구를 하고 있다는 걸 증명한 이들만 가입할 수 있다.)

현재 리서치게이트에는 매달 약 250만 건의 연구 논문이 올라온다. 리서치게이트에 등재된 논문이 총 250만 건을 돌파하는 데 4년이 걸린 것을 고려하면 많은 연구가 활발히 공유되는 셈이다.

아일랜드 리머릭대학의 외과의사이자 리서치게이트를 적극 활용하는 학자인 캘빈 코피 교수는 리서치게이트에 질문을 올리고 의견을 구해, 연구 방향이나 실험시 주의사항 등 유용한 조언을 받았다고 한다. 장기와 복부 사이의 장간막(腸間膜)이란 조직이 사람의 장기임을 증명한 코피 교수의 논문은 지난 1월 영국의 권위 있는 의학저널 에 실렸다.

최근 리서치게이트는 골드만삭스, 빌 게이츠, 그리고 벤처캐피털 펀드인 벤치마크캐피털을 포함한 여러 투자자로부터 총 5260만달러를 투자받았다고 밝혔다. 앞서 받은 투자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로, 투자는 이미 2015년 말에 이뤄졌지만, 독일 기업회계 규정에 따라 1년도 더 지난 시점에 공표됐다. 도 ‘이제 과학 연구도 페이스북처럼 공유하고 의견을 주고받는 시대’(A Facebook-Style Shift in How Science Is Shared)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리서치게이트의 눈부신 성공 사례를 소개했다.

연구 자료를 공개하고 지식을 공유하는 과학계의 경향으로 나타나는 변화는 기술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유방암 환자의 유전자 배열을 미로를 헤쳐가는 스마트폰 게임을 통해 분석하는 법을 개발한 연구진의 사례처럼 예상치 못한 곳에서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개인 모바일 기기 보안을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미국 메릴랜드대학의 컴퓨터과학자 우팔 마흐법도 리서치게이트에서 얻는 조언을 신뢰하는 학자다. 최근 한 학자가 전혀 다른 프로젝트에 마흐법 교수가 쓴 코드를 써도 되는지 문의해왔다. 마흐법 교수는 기꺼이 자신의 코드를 공유했다.

“제 연구 과정을 소셜미디어에 공개하지 않았다면 이분들은 이런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생각지 못했을 수도 있잖아요? 모든 것이 온라인에 공개되면 사람들이 제 연구를 더 잘 이해하고 관심을 갖게 되니 좋은 일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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