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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표준, 하루 6시간 노동

스웨덴 예테보리시의 실험, 주 30시간 근무제… 이직률 줄고 생산성 높아져
등록 2016-06-02 16:03 수정 2020-05-03 04:28
스웨덴 예테보리시에서 ‘하루 6시간 근무’를 실험해보니 노동 만족도, 능률, 생산성 등이 모두 높아지는 결과를 얻었다. REUTERS

스웨덴 예테보리시에서 ‘하루 6시간 근무’를 실험해보니 노동 만족도, 능률, 생산성 등이 모두 높아지는 결과를 얻었다. REUTERS

한국의 법정 노동시간은 하루 8시간, 일주일에 40시간이다. 뜻밖이지만, 복지국가로 잘 알려진 스웨덴도 나라가 정한 법정 노동시간은 주 40시간이다. 그러나 스웨덴은 지방정부나 중소기업들이 자발적으로 ‘미래의 노동 형태’를 고민했다. 이들은 특별한 ‘노동시간 줄이기 실험’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스웨덴 제2의 도시 예테보리에서 ‘하루 6시간 근무’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5월20일 는 ‘근무시간을 줄였더니 더 큰 혜택이 돌아왔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그 결과를 자세히 소개했다.

예테보리시의 스바르테달렌스 지역은 하루 6시간씩 주 5일 근무를 실험해왔다. 일주일로 치면 ‘30시간 근무’다. 중간평가 성적표는 꽤 고무적이다. 먼저, 직원들의 결근이 크게 줄었다. 게다가 직원들의 건강도 더 좋아졌다. 이는 근무시간을 줄임으로써 공중 보건이나 의료에 드는 사회적 비용이 줄었다는 뜻이다.

기업들이 먼저 노동시간을 줄이는 실험에 나서기도 했다. 그 결과, 이직률이 줄고 직원들의 창의성이 높아졌다. 기업으로선 직원 한 명당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새 직원을 더 뽑아야 했다. 하지만 생산성이 높아지면서 기업 차원에서도 잃는 것보다 얻는 게 많다는 평가가 나온다.

는 3년 전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에서 정보기술(IT) 회사를 창업한 마리아 브래스의 사례를 소개했다. 브래스는 창업 초기부터 모든 직원의 ‘하루 6시간 근무’를 경영 원칙으로 내세웠다. 직원들은 능률적으로 일했다. 새 직원이 추가로 필요치 않을 만큼 높은 생산성을 발휘했다. 이 회사 직원 토미 오팅어는 “6시간 근무제 덕분에 회사에 대한 충성도가 대단히 높다”고 말했다.

예테보리에 있는 살그렌스카 대학병원 정형외과는 지난해 간호사와 의사 89명의 근무시간을 하루 6시간으로 줄였다. 매달 100만크로나(약 1억4천만원)가 추가로 들어가는 꽤 비싼 실험이었지만, 얻는 게 많았다. 직원들이 아파서 결근하는 일이 거의 사라졌고, 간호사와 의사들은 훨씬 효율적으로 일했다. 결과적으로 ‘8시간 근무’ 때보다 20% 더 많은 수술이 이뤄졌다. 병원의 수입도 그만큼 많아졌다. 의사들은 고관절 대치술 같은 어려운 수술도 하기 시작했다. 예전 같으면 다른 병원으로 보내야 했던 일이다. 환자들이 수술을 예약하고 기다리는 시간도 줄었다. 환자들은 다른 회사의 노동자이기도 하다. 환자들의 병가 기간이 단축돼 예테보리시 전체의 효율도 높아진 것이다.

예테보리시의회 다니엘 베른마르 의원은 “지난 40년간 주 40시간 근무가 하나의 기준이었다. 지친 노동자들의 병가가 잦았고 그만큼 이른 은퇴도 많았다. 이제는 앞으로 40년을 내다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대의 목소리도 있다. 스웨덴 보수당 소속 마리아 라이덴 예테보리 부시장은 “하루 6시간 근무가 기업의 경쟁력을 떨어트리고, 감당하기 어려운 비용을 초래한다”며 ‘주 6시간 근무제 중단’ 캠페인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찬성의 목소리가 높다. 양로원에서 일하는 노동자 아르투로 페레즈는 이렇게 말한다. “사람이 행복해야 일도 더 잘되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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