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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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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세와 저커버그 딸의 사생활은?

인터넷에 올리는 유명인 아이들 사진 “위험할 수 있다”
등록 2016-05-04 20:25 수정 2020-05-03 04:28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해 태어난 딸 맥스에게 우유를 먹이는 모습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가 지난해 태어난 딸 맥스에게 우유를 먹이는 모습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몇 년 전부터 ‘먹방’과 함께 육아방송이 예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시청자는 어린이들의 해맑고 엉뚱한 매력에 푹 빠졌다. 아이돌 못지않은 스타가 된 아이들은 CF 섭외 1순위가 됐다. 일부 연예인들은 자기 이름보다 ‘누구네 아빠’ ‘누구네 엄마’로 불리게 됐다. 포털과 소셜미디어에는 아이들의 사진, 동영상이 흘러넘친다.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들은 그렇게 ‘국민 귀요미’가 됐다. 아이들이 자라서 사춘기가 왔을 때, 혹은 더 커서 어린 시절 추억을 떠올려보고 싶을 때 당혹스럽지는 않을까? 소설가 테디 웨인이 에 쓴 글에서 정확히 그 점을 짚어냈다.

웨인은 ‘어린이에게도 인터넷상에서 사생활을 보장받을 권리가 있다’(The Right to Privacy for Children Online)는 제목의 글에서 슈퍼스타 비욘세 놀스의 네 살배기 딸 블루 아이비와 페이스북 창립자 마크 저커버그의 딸 맥스를 예로 들었다. 최근 비욘세는 딸의 이름에서 따온 운동복 브랜드 ‘아이비 파크’를 발매했다. 딸과 함께 광고도 찍었는데 반응이 폭발적이다. “여성의 권익을 높이는 데 보탬이 되는 사업을 하며 딸의 이름을 본떠 브랜드 이름을 지은 것에서 비욘세의 진정성이 느껴진다”는 식의 호평 일색이다. 웨인은 “비욘세의 딸을 사랑하는 마음은 의심하지 않는다. 하지만 많은 엄마들은 아이가 아무것도 모를 때 상업광고에 출연시키는 것이 훗날 아이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충분히 고민하지 않는 듯하다”고 꼬집었다.

사실 우리는 이미 소셜미디어에 열심히 아이들의 사진을 올린다. 물론 아이를 소셜미디어 스타로 만들어 돈을 벌어볼 심산으로 사진을 올리는 부모는 거의 없을 것이다. 그저 사랑스럽고 예쁜 아이의 모습을 기록하고 나누려는 생각일 뿐일 테다. 자신의 명성을 협찬업체를 홍보해주거나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데 십분 활용해온 연예인이나 유명 인사가 자식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올리는 포스팅에 무턱대고 손가락질할 수도 없다. 그렇더라도 아이의 사생활 문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지금 아이들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이 인터넷에 낱낱이 기록되며 자라고 있기 때문이다. 본인의 의사와는 상관없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부모들에게 ‘페이스북에 어린이의 사진을 올리는 게 위험할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마크 저커버그는 당연히 프랑스 정부의 방침에 이의를 제기했다. 저커버그도 지난해 11월에 태어난 딸 맥스와의 일상을 페이스북에 공개해왔다. 웨인은 “페이스북의 창립자도 딸의 기저귀를 갈면서 그저 웃음만 나오는 평범한 아빠일 뿐이라는 걸 보여줌으로써 자신과 페이스북의 이미지를 높이려는 숨은 의도가 있는지는 저커버그 본인만 아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또 “자신과 아내 프리실라가 가진 페이스북 지분의 99%를 유한회사 형태의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딸 맥스에게 보내는 편지’가 어마어마한 칭송을 받은 것도, 편지 끝에 사랑스러운 눈빛으로 아기를 바라보는 부부의 사진 한 장을 붙인 것이 큰 역할을 했다”고 지적했다.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사진, 동영상은 대개 웃음이 넘치는 즐거운 한때를 보여준다. 어쩌면 아이들이 커서 행복했던 시절을 떠올리고 싶을 때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다. 웨인은 “아이에게 써야 할 시간을 소셜미디어에 쏟아붓는 어리석은 부모가 되지 말라”고 조언한다. 그는 소셜미디어에 올리는 글은 아이가 자랐을 때 감당할 수 있을 정도만 올리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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