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물: 옷걸이, 펜치
1
하나당 35원입니다. 전세계 어디에 가도 똑같습니다. 프랑스 몽마르트르에 가도, 우크라이나에 가도 똑같습니다. 옷걸이는 생산단가가 워낙 낮아 중국에서밖에 못 만듭니다. 그러니 서울 홍제동에서도 삼성동에서도 똑같습니다. 옷걸이를 모아서 세탁소에 가져다줘도 잘 안 씁디다. 새 옷은 새 옷걸이로 걸어야지 옷걸이가 조금이라도 구부러져 있으면 폼이 안 나니까요. 가격이 저렴하니 갖다줘도 별로 고맙지 않을 겁니다. 그러니 옷걸이로 뭐하냐, 옷걸이 아닌 걸로 만드세요!
산에 가서 밥 먹으려는데 음식 건질 게 없을 때 나무를 부러뜨려 젓가락을 만들지요. 본디 쓰임새와 다르게 살살 달래서 잘 쓸 수 있는 게 없나 살피다보니 나온 게 옷걸이예요. 옷걸이로 필요한 걸 거의 다 만들 수 있습니다. 책을 보려는데 허리가 뻑지근해요, 그럼 책받침대를 만드세요. 새집에 화장지 걸 데가 마땅찮네요. 그럼 화장지걸이를 만들어요. 손님이 와서 집을 꾸밀 때 ‘꽃’ 같은 ‘꽃’자를 만들어 꽃병에 꽂아놔요. 손님 안내도 해야지요. 간단하게 집 안내하는 화살표를 만들 수 있겠네요.
제가 쉽게 하는 듯 보이지만 이게 요령껏 구부리려면 제법 힘이 듭니다. 열처리된 철을 제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어른들이 앉아서 하면 치매가 안 오고 콧잔등에 땀이 배면서 밥맛이 좋아집니다. 처음에는 잘 안 됩니다. 오래 하면 이 철을 장악하게 되지요. 어린애들은 못하는데, 어떤 초등 5학년생이 곧잘 따라하는 것은 보았습니다.
색칠을 하면 어떻겠느냐고요? 꽃에는 꽃 색깔을, 잎 부분에는 잎 색깔을? 그러면 옷걸이로 가루를 내지요. 온갖 것을 다 만들 수 있을 텐데. 그러면 메시지가 없어지지요. 이리저리 모양을 바꾸어도 옷걸이는 옷걸이인 채로 남아 있어야 합니다. 누가 옷걸이인 줄 모르면 어떡해요.
정리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사진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새 국무총리 후보자에 한성숙…“AI 대전환 이끌 적임자”
![[현장] 20·30 중심 개표소 시위, 장기전 가나…“딱 재선거만 외치세요” [현장] 20·30 중심 개표소 시위, 장기전 가나…“딱 재선거만 외치세요”](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607/53_17808012889277_20260607500913.jpg)
[현장] 20·30 중심 개표소 시위, 장기전 가나…“딱 재선거만 외치세요”
김대중·노무현을 보라…낙선자, 더 큰 정치인 될 수 있다

“왜 잠실엔 스벅 커피 안 보내냐?”…아이유·박보영에 ‘댓글 공격’

남부→중부 확산한 비, 내일 새벽까지 온다…낮 최고 30도

돼지 신장·간 ‘53살 뇌사자’에 동시 이식…5일간 정상 작동했다
![[단독] 손기정 사인 받는 베를린 시민들…‘KOREAN, 1936’ 또 적었을까 [단독] 손기정 사인 받는 베를린 시민들…‘KOREAN, 1936’ 또 적었을까](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607/53_17808049483622_20260607500991.jpg)
[단독] 손기정 사인 받는 베를린 시민들…‘KOREAN, 1936’ 또 적었을까

거취 압박 장동혁 “이 대통령과 회담 요구…국민과 함께 싸울 때”

태극기 봉으로 기자 손 찧고 “X까고 있네”…개표소 시위대 폭행

장동혁 “재선거 피할 수 없어…서울만의 문제 아니다”

![[단독] “스타벅스님, 제발 와주세요”… 임대료까지 깎아준 도로공사 [단독] “스타벅스님, 제발 와주세요”… 임대료까지 깎아준 도로공사](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530/53_17800819829355_20260528503759.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