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광주를 응원합니다

등록 2026-10-22 21:29수정 2026-10-27 18:27
10월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광주송정역 앞에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입지를 환영하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전남광주/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10월15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산구 광주송정역 앞에 호남권 반도체 메가클러스터 입지를 환영하는 펼침막이 걸려 있다. 전남광주/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정부의 국책사업을 비판적으로 보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선 기자는 그들(정부나 기업)보다 많이 알지 못합니다. 한정된 시간 안에 거대한 청사진 속에 숨은 오류나 부풀려진 수치와 ‘기대’까지 찾아내야 합니다. “아직 삽을 뜨지도 않았는데”라며 자료 요청을 거부하거나, 실제 정말 아무런 자료가 없을 때도 있습니다. 그렇게 찾은 자료와 숫자를 근거로 제시하면 때론 “너무 지엽적이다”라는 반박이 뒤따릅니다. 우리보다 먼저 비슷한 사례를 경험한 국가나 사람들을 찾아 나서지만, 그곳 상황이 우리와 일치할 순 없습니다. “그건 그 나라 사정 아니냐”라고 하면 항변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기자를 망설이게 하는 건 국익, 지역 발전이라는 거대한 명분입니다. 이 명분은 기자가 스스로 묻게 합니다. ‘다 잘되자고 하는 일인데, 괜한 트집을 잡는 건 아닐까.’ 더 정확하고 꼼꼼하게 분석하고 따져야 하는 부담이 커집니다.

일본 구마모토와 대만 신주에 들러 호남권 반도체 클러스터의 미래를 조심스레 살펴본 한겨레21은 마지막으로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향했습니다. 반도체 공장에 공급할 물을 확보하기 위해 또다시 수몰을 앞둔 마을을 찾았습니다. “우리가 희생하더라도 우리 지역이 발전하면 좋겠다”고 말하는 분들을 만났습니다. 그 덤덤한 고백에는 지역을 향한 애정과 함께, 거대한 국책사업 앞에서 또 한번 밀려나야 하는 이들의 깊은 체념이 배어 있었습니다. 같은 시각, 완벽하진 않더라도 지역 인재를 키우고 지역 기업이 반도체 생태계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방안들이 논의되고 있었습니다. 노동시간 연장을 꾀하던 정부도 “대안을 찾겠다”고 밝혔습니다.

“우리도 승리의 경험을 한번은 해봐야지 않겠습니까.”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이 한겨레21과 만나 강조한 말입니다. 그 열망에 공감합니다. 다만 숫자나 실적으로 포장된 화려한 승리보다 함께 웃을 수 있는 승리가 되기를 바랍니다. 구마모토와 신주에서 가져온 ‘오답노트’ 위에 정부와 전남광주시, 반도체 기업들이 써내려갈 ‘정답’을 기대합니다.

박현철 편집장 fkcool@hani.co.kr

한겨레 저널리즘을
응원으로 지켜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