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026년 9월24일 유엔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REUTERS 연합뉴스
“의장님, 연설에 앞서 짧은 공지사항을 밝힙니다. 아직도 총회장을 빠져나가지 않은 도덕적으로 비겁한 분들이 있다면, 제발 이제라도 나가주십시오. 대단히 감사합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2026년 9월24일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이렇게 시작했다. 집단살해 등의 혐의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사람이 ‘도덕’과 ‘비겁함’을 입에 올린다. 그의 연설에 앞서 각국 대표단이 야유와 박수 속에 총회장을 박차고 나간 터다.
“그 끔찍한 날, 팔레스타인 테러범 수천 명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로 쏟아져 들어왔다. 당시 가자지구에는 단 한 명의 이스라엘 군인도, 민간인도 없었다. 그럼에도 하마스 테러범들은 홀로코스트 이후 최악의 유대인 살육을 자행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연설을 이어갔다. “그날 하마스 테러범들은 1200명 가까운 유대인을 살해했다. 인구가 1천만 명인 나라를 기준으로 비율을 따져보자. 그걸 미국에 대입하면 그날 24시간 동안 무려 4만 명이 목숨을 잃은 거나 마찬가지다. 9·11 동시테러 희생자의 16배나 되는 수치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위험으로 내몰기 위한 모든 일을 했다. 반면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주민들이 위험을 피할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경고를 했다. 전투 지역에서 떠나라고 수백만 명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냈고, 전화도 수백만 통이나 했다. 대피 전단도 수백만 장이나 뿌렸다.”
전쟁 전 가자지구 인구는 약 220만 명이었다. 팔레스타인 보건당국은 2023년 10월7일 개전 이후 전쟁 1090일째를 맞은 2026년 9월30일까지 이스라엘군 공격으로 가자지구 주민 7만4040명이 숨지고 17만5168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의 셈법으로 계산하면 9·11의 몇 배인가?
정인환 기자 inhw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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