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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에게 ‘왜 더 알아보지 않고 투자했냐’고 묻기 전에

등록 2026-09-17 22:22수정 2026-09-24 08:28


수도권에 사는 60대 ㄱ씨는 2025년 말 집 근처에 있는 무인카페 만월경 매장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세 시간을 앉아 있었습니다. 실제로 손님이 얼마나 드나드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였습니다. 그는 당시 전국 매장이 500곳을 넘겼다고 홍보한 프랜차이즈 만월경에 ‘직영투자’를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직영투자는 ㄱ씨가 보유한 상가를 사용할 권리와 투자금 6천만원을 만월경에 건네면, 본사가 그곳에 무인카페를 열어 관리한 뒤 ㄱ씨에게 매달 120만~150만원의 정산금과 임대료를 지급하겠다는 제안이었습니다.

그는 인근의 여러 매장을 돌아보고 가맹점주 5명에게 전화해 고충을 물었습니다. 만월경 김재환 대표가 출연한 유튜브 영상과 언론 보도도 모두 살폈습니다. 삼프로티브이(TV)에서 김 대표가 회사의 “미래”를 말하는 모습도 계약 결정에 영향을 줬습니다. 만월경 쪽에 계약 뒤 3주, 늦어도 4주 안에 매장을 열겠다는 약속도 받았습니다.

그러나 만월경 본사는 8개월이 지나도록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무인카페는 문을 열지 못했고, 임대료와 정산금도 지급되지 않았습니다. ㄱ씨처럼 약속한 점포가 문을 열지 못하는 등 만월경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는 100여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됩니다.

ㄱ씨가 투자 피해를 본 결정적인 이유는 만월경이 공개한 정보만으로 회사의 실제 상황을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입니다. 회사는 직영투자자를 끌어모으던 시기에 이미 자본잠식 위기를 맞은 상태였습니다. 2025년에는 관계회사에 자기자본 규모에 이르는 거액을 빌려줬고, 이 관계사는 몇 달 뒤 파산했습니다. ㄱ씨는 프랜차이즈 기업이 공개하게 돼있는 ‘정보공개서’를 확인했지만, 이 정보에는 1년 전 재무 자료만 나와 있었습니다.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피해는 만월경 가맹점주들도 겪었습니다. 2~3년 가까이 매장을 운영해온 가맹점주들은 잦은 기계 고장과 본사의 미흡한 수리 대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매장에 설치된 커피기계에는 안전확인 신고가 이뤄지지 않은 주요 부품이 사용된 정황도 2026년 7월 뒤늦게 드러났습니다. 이 역시 창업 전에는 알기 어려웠습니다. 많은 가맹점주는 이 사실을 미리 알았다면 만월경에 투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일부 프랜차이즈 기업은 지금도 무인 창업 등 주제를 바꿔 ‘청사진’을 제시하고, 공격적으로 가맹점주와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프랜차이즈 기업 정보공개서 일부 항목의 최신화 주기를 연 1회에서 분기당 1회로 단축하는 등 정보공개의 투명성을 높이는 내용의 가맹사업법 시행령 개정안을 2028년 1월부터 시행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프랜차이즈 기업의 최신 재무 상태를 살필 수 있는 정보는 개정안에 포함되지 않았고, 가맹계약으로 분류되지 않는 직영투자 같은 유사 계약에 대한 보호장치도 필요한 상태입니다. 여전히 투자자·창업자와 프랜차이즈 본사 사이의 정보 불균형을 해소할 대책이 절실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만월경 사태’는 또 다른 업종에서 다른 모습으로 되풀이될 수 있습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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