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학자 클라라(김명석). 본인 제공
“한 주장을 참이라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거짓이라고도 생각하는 상태. 제 이론 체계에서는 ‘유지’라는 문장 연산자가 바로 그런 인식 상태를 기술해요.”(사진 참조)
인공지능(AI)이 무엇이든 답을 하는 시대다. 그런데 모르는 것도 안다고 답하고, 거짓도 진실인 양 답한다. AI의 환각 현상이 새로운 문제로 등장한 배경이다. 이를 논리학적으로 분석하고, 증명해나가는 사람이 있다. 물리학자 출신 철학자 클라라(김명석)다.
그가 평생 붙들고 싶은 질문은 “마음이란 무엇인가”다. 그 답을 향해 논리학·과학철학·언어철학·심리철학·양자철학 등을 넘나든다. 그 과정에서 학술논문 40여 편과 ‘엔트로피’ ‘확률: 믿음과 우연’ 등 10권 이상의 단행본을 썼다. 최근에는 ‘플라톤의 소피스트’ ‘스피노자의 에티카: 세계’ 등으로 철학사의 흐름을 정리 중이다. 한국에 양질의 철학 텍스트를 남기겠다는 다짐으로 어려운 철학 개념을 일상의 우리말로 옮겨내고 있다.
그의 책 중에서 독자에게 가장 사랑받은 분야는 ‘논리학’이다. 그는 대통령 직속 중앙인사위원회 공직적격성평가(PSAT) 전문관과 출제위원을 지내며, 한국 공직자의 사고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체계를 다듬었다. ‘두뇌보완계획’ 시리즈는 많은 수험생이 반드시 거쳐가는 교과서로 인식된다.
논리학 이론을 정리하던 클라라는 올해 새로운 발견을 마주했다. 비전공자 입장에서는 ‘논리학에 새로운 게 있을 수 있나?’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 혼돈을 이해하려면 괴델의 ‘불완전성 정리’가 등장한 193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참이지만 증명할 수 없는 명제가 있다'는 이 논리는, 참과 거짓의 이분법적 세계에 균열과 혼돈을 불러온 동시에 가능성을 열어줬다. 그 틈에서 다치 논리, 퍼지 논리, 직관주의 논리, 양자 논리 등이 갈라져 나왔다.

철학자 클라라가 매일 쌓아올리는 증명의 한 페이지. 클라라 제공
클라라가 발견한 것은, 이 갈라진 체계들을 무너뜨리지 않고 하나의 틀로 묶어내는 새로운 체계다. 2026년 5월30일 6년 만에 한국분석철학회 발제자로 나서는 그는, (자신의) 이 체계가 AI에 잘 이식되면 환각 현장을 개선해 “이 문제는 제가 답할 수 없습니다”라고 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클라라와 나는 온라인에서 일기를 함께 나누는 소셜저널링 모임을 통해 이 발견의 과정을 공유하고 있다. 그의 일기는 매번 한 단락의 논증으로 끝난다. 명제의 새로운 증명을 마주친 날의 희열과 현실적 고민이 번갈아 적혀 있다. “이게 대단한 일인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차갑게만 보이는 논리학과 달리, 클라라가 철학을 시작한 이유는 의외로 따뜻했다. 분쟁 많은 세상의 사람 사이를 조금이라도 부드럽게 조율하고 싶다는 마음이다. 유년기 교회 환경에서 자란 그는, 신구에게 신앙을 변호해야 할 일이 잦았다. “적대감을 드러내지 않고 사실에 근거해 잘 말하는 법”을 평생 다듬고 싶었다고 한다. 논리는 흔히 ‘차가움’의 동의어로 쓰인다. 그러나 그의 냉철한 이성은 정반대 자리에서 출발했다.
현재 그는 서울 북촌에 철학 대화를 나눌 작은 공간 ‘클라라 서원’을 준비 중이다. 그의 필명인 라틴어 ‘클라라’(clara)는 ‘명석하다'는 뜻이다. 그는 명료한 사고가 세상에서 벌어지는 분쟁의 어둠을 조금이라도 줄여줄 수 있다고 믿는다. 클라라 서원을 철학으로 도시 한구석을 밝히는 등불로 만들려는 이유다.
김수진 ‘66데이즈' 대표
*김수진 소셜저널링 ‘66데이즈' 대표와 정성은 비디오편의점 대표PD가 ‘지인'에게 유튜브 영상을 추천받아, 독자에게 다시 권하는 칼럼입니다. 격주 연재.
클라라(@anywisdom)의 플레이리스트
소울정
https://www.youtube.com/@younsojung
나는 커뮤니케이터를 좋아한다. 과학, 공학, 철학, 정치, 건축, 경제 등 각 분야의 커뮤니케이터가 주제를 전달하는 방식을 배우고 싶기 때문이다. 동기부여·자기계발 커뮤니케이터로, 자신만의 니치(세분화된 전문 영역)를 만들어가는 방식을 배울 수 있다.
파비양반
https://www.youtube.com/@frenchmonster7
유럽인이나 북미인은 아시아인이 되지 않아도 세계시민으로 산다. 그러나 아시아인은 유럽인이나 북미인의 삶을 공유해야 세계시민 노릇을 할 수 있는 듯하다. 그런데 파비양반은 거꾸로 한국인이 되어 세계시민이 되었다. 한국 시민의 삶을 공유함으로써 그가 얻으려는 것은 무엇일까. 그 물음에 대한 답이 있다.
Tina from Korea
https://www.youtube.com/@TinafromKorea
케이팝 가사는 절반 이상이 영어라 뜻을 파악하기 어렵고, 뮤직비디오 영상도 마찬가지다. 이 채널은 가사와 영상 해설은 물론 국외 반응까지 정리해준다. 신세대 걸그룹 노래는 나의 지식 노동을 흥겹게 해주는 노동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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