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증화상 산재로 양팔을 절단한 몽골 출신 이주노동자 오기나(왼쪽)와 그의 배우자 어요나. 김진수 선임기자
두 팔을 산업재해로 잃은 몽골 출신 이주노동자 오기나(37) 이야기를 전한 한겨레21 보도(제1582호 참조)가 나가고 반년쯤 지난 2026년 2월10일, 오기나가 한겨레21에 전화를 걸어왔다. “가족 모두 비자가 나온대요.” 불안정한 체류 자격으로 인한 걱정을 덜어낸 덕인지 홀가분한 목소리였다.
오기나는 2019년 12월22일 경기 화성시에서 태양광 패널 설치 작업을 하던 중 2만2900V의 고압 전류에 감전됐다. 중증 화상을 입은 그는 양팔을 잃었다. 회사 대표와 현장팀장이 50만원을 내고 한국전력에 송전 차단을 요청했다면 일어나지 않았을 산재였다. 법원도 회사의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회사는 오기나에게 배상액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 지난 6년간 오기나는 지속해서 거주지인 충북 청주에서 서울로 통원 치료를 받고 있다.
2026년 2월10일 이전까지, 오기나 가족은 체류 자격이 불안정했다. 오기나는 중증 산재 피해 노동자 등 인도적 이유로 외국인에게 발급되는 임시적 비자(G-1)로 체류하고 있었다. 기존 비자는 피해 노동자 한 명당 한 명의 간병 목적 보호자만 체류가 가능하다. 이후 오기나의 치료가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면 비자가 만료될 우려도 있었다. 오기나의 아내 어요나는 오기나의 간병과 치료 등의 이유로 체류 자격 연장을 요청한 상태였다.
오기나 가족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 초등학교에 입학한 큰딸(7)의 보호자로 2025년 비자 발급(G1)을 신청했다. 그 결과 2026년 2월 오기나 가족 모두에게 큰딸의 보호자 자격 임시비자가 발급됐다. 이제 오기나의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1년에 한 번 비자를 연장하면 딸이 학업을 마칠 때까지 가족 모두가 한국에 체류할 수 있게 됐다. 역시 임시비자지만, 치료받는 도중에 오기나와 그 가족이 한국을 떠나야 하는 걱정은 최소한 하지 않아도 되는 셈이다.
―비자가 발급돼서 외국인등록증이 나왔을 때(2026년 3월 수령), 기분이 어땠나요.
“정말 좋았어요. 저는 1년까지 걸리는 경우가 있다고 해서 더 오래 걸릴 줄 알았어요. (신청 후 6개월 이내에 비자가 나왔다.) 출입국사무소에서도 잘 설명해주시고, (한겨레21 기사를 보고 찾아와 만났던) 우원식 국회의장실에서도 방법을 알아봐주시고, 자주 연락해 챙겨주셨어요. 생각보다 비자가 빨리 나와서 행복했죠.”
―근황이 궁금합니다.
“3월 초 몽골에 다녀왔어요. 두 딸은 태어나서 몽골에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어요. 아내도 몽골에 간 지 10년이 넘었어요. 체류 자격이 안 되면 몽골에 갔다가 한국에 못 올까봐 못 갔어요. (몽골에 가서) 가족이 오랜만에 모였어요. 친구들도 만났어요. 정말 좋았어요.”
―몸 상태는 어떻고, 치료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손이 없어도 있는 느낌(환상통)이 아직도 있어요. 일주일에 한 번씩 서울에 가서 치료받고 있어요. 치료가 무조건 필요하니까요. 병원에서 후원해주고 있어요.”
―산재를 일으킨 회사는 여전히 피해 배상을 하지 않고 있나요.
“네. 그런데 회사는 이름을 바꿔서 사업을 한대요. 사업자등록도 바꿨다고 해요. 변호사한테 이야기를 들었는데, 조사하기가 어렵대요. 그분들한테 무조건 그 돈을 받아야 하는데요…. 제가 아직 너무 억울하니까요.”
―그래도 산재 이야기가 알려진 뒤 응원해주는 분이 많았다고요.
“저에게 후원해준 분들이 통장에 말(송금 메시지)을 적어주셨어요. ‘미안해요’ ‘힘내세요’라고 하셨어요. 그 말이 기억에 남죠. 이분들이 저를 생각하면서 이렇게 마음을 보내주는데, 저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그런 생각이 계속 들어요.”
―한겨레21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보도를 통해) 많은 분이 제가 이렇게 억울하게 사는 걸 알게 됐어요. 많은 분께 도움을 받게 됐어요. 한겨레21과 많은 분께 감사합니다.”
박준용 기자 juneyong@hani.co.kr
■산재 피해 입은 오기나 후원해주실 곳
하나은행 153-910561-30607
예금주(오기나 본인): MUNKHERDENE UUGANBAY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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