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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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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구독한 한겨레21 “표지만 봐도 세상과 연결된 느낌”

등록 2026-03-13 11:42 수정 2026-03-19 16:39

“표지만 봐도 세상과 연결되는 느낌이에요.”

30년 넘게 한겨레21을 읽고 있는 김경희 독자가 말했다. 한겨레21이 세상과 독자를 이어온 지 어느덧 32년이 됐다. 1994년 3월16일 창간 때부터 읽어온 독자가 있고, 2025년에야 처음 구독을 시작한 독자도 있다. 12·3 비상계엄 이후 감정이 격해져 차마 펼치지 못하면서도 구독을 끊지 못하는 독자도 있다. 읽는 방식은 저마다 다르지만, 세 사람에게 한겨레21은 공통적으로 ‘지금 세상이 어디쯤 가고 있는지 확인하는 매체'였다. 서른두 해, 독자들은 한겨레21을 어떻게 읽고 있을까. 세 독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한겨레21 독자 김경희씨. 김경희 제공

한겨레21 독자 김경희씨. 김경희 제공


“돈의 가치를 넘어선 언론, 한겨레21” 김경희씨

 

―한겨레21과의 인연을 이야기해달라.

“경북 경주에 사는 54살 주부다. 거의 창간부터 구독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친구가 권해서 구독하게 됐다. 생각이 깊은 친구가 ‘한겨레21은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좀 다르다’고 해서 읽었는데, 보면서 내가 해석했던 것들이 다른 각도로 보이는 경험을 했다. 그때는 20대였으니까 정치 성향도 없었고 그냥 남들 하는 이야기만 듣고 가치관이 형성되고 있었는데, 한겨레21을 보면서 가치관이 많이 바뀌었다.”

―가장 즐겨 읽는 코너나 칼럼은.

“정치 등 그 주의 의제를 다루는 기사를 집중적으로 읽고 다른 뉴스에서 스쳐 지나가는 소외계층에 대한 이야기를 디테일하게 다루는 기사를 주로 본다. ‘뉴스 큐레이터'는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이슈를 분야별로 모아놔서 ‘이번주에 이런 일이 있었구나!’ 집중적으로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아한다.”

―기억에 남는 기사는.

“‘천안 북일고 야구선수 학교폭력 사건’ 기사다. 분명히 일어난 사건인데 (프로야구계에서) 제대로 평가가 안 되고 있다는 걸 한겨레21이 알려주고, 그 뒤에 어떻게 처리되는지까지 따라갔다. 남편이 스포츠를 좋아해서 같이 봤는데, 분노했다. 그리고 한겨레21이 다른 매체보다 먼저 단독으로 기사화하는 것들이 있어서 좋게 보고 있다.”

―인쇄매체를 점점 읽지 않는 시대가 됐는데, 그럼에도 한겨레21을 읽는 까닭은.

“요즘 같은 시대에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는 언론이 많지 않다. 한겨레21을 믿고 보는 편이다. 한겨레21이 그 역할을 아주 잘하고 있는 것 같다. 돈의 가치를 훨씬 넘어서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표지부터 굉장히 성의가 있어서, 하나의 그림이나 사진으로 상징을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표지 하나만 봐도 충분하다고 느낀다. 집에 놔두면 가족들이 지나가면서 본다. 표지만 봐도 세상과 연결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요즘은 너무 빨리 급변하니까 정신을 못 차릴 때가 있는데, 이런 매체를 통해 (세상이) 제대로 가고 있다는 걸 확인할 때가 많다.”

아쉬운 점이나 바라는 점은.

“지금은 아쉬운 점은 잘 모르겠다, 팬이라 그런지. 어려운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해 글 쓰는 게 보이고, 그게 다른 뉴스에서 ‘한겨레21 단독’으로 (인용돼서) 나올 때는 되게 뿌듯하다.”

 

한겨레21 독자인 웹툰작가 아스라(필명)씨. 아스라 제공

한겨레21 독자인 웹툰작가 아스라(필명)씨. 아스라 제공


“인쇄매체는 한겨레21만 구독” 아스라(필명)씨

 

―소개를 부탁한다.

“31살이고, 전업 웹툰작가로 일하고 있다. 필명은 ‘아스라’이고, 리디북스에서 ‘동백꽃’을 연재하고 있다.”

언제, 왜 한겨레21을 구독하게 됐나.

“2025년 5~6월쯤부터다. 아직 1년이 안 됐다. 전에 다녔던 회사가 구독해 한겨레21이 비치돼 있었는데, 그때 조금 읽어본 적이 있다. 그리고 12·3 계엄 이후 사건사고가 잦으니까 정리된 걸 보고 싶어서 주간지를 찾다가 한겨레21이 생각나서 구독하게 됐다.”

―가장 즐겨 읽는 기사나 칼럼은.

“표지이야기는 꼭 본다. ‘뉴스 큐레이터'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고, 미디어 쪽에 관심이 많아 후반부에 있는 미디어나 출판 기사도 꼭 읽는다. 웹툰 관련 주제는 다 찾아보고 있다. 내가 미국 쪽에서 하는 일이 많다보니 국제뉴스 기사도 많이 본다.”

―종이 매체가 줄고 있는데 주간지를 구독하는 이유는.

“나중에라도 기록이 남아 있으면 이때 ‘이런 일이 있었지’ 하고 찾아보기 쉽다. 너무 디지털로만 활자를 접하다보니 산만해지는 기분이 있다. 책을 읽고 싶은데 두꺼운 책은 부담스러우니까 딱 일주일에 하나만 제대로 읽어보자 해서 주간지를 읽게 됐다. 인쇄매체 중에서는 한겨레21만 구독하고 있다.”

―한겨레21에 바라는 점은.

“웹툰작가로서 과로할 수밖에 없는 노동 환경, 국외 불법유통과 불공정거래, 사이버 괴롭힘, 무단 인공지능(AI) 학습 등 주목받지 못한 이슈가 산재한 현실이다. 평소 사회적 약자 편에서 목소리를 내는 한겨레21이 대형 에이전시와 플랫폼 사이에서 ‘을’로서 고통받는 웹툰작가들, 어시(보조) 작가님들과 관련한 기사도 실어줬으면 한다.”

강미경 독자가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사진으로 현기영 작가의 소설 ‘제주도우다’를 찍어 보내왔다. 강미경씨 제공

강미경 독자가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사진으로 현기영 작가의 소설 ‘제주도우다’를 찍어 보내왔다. 강미경씨 제공


“계엄 뉴스, 감정 격해지지만 끊지 못해” 강미경씨

 

―한겨레21과의 인연을 소개해달라.

“경기도 수원시에 살고, 57살이다. 은행을 다니다가 퇴직해서 지금은 주부다. 대학교에 들어가기 전 학생 때 한겨레신문을 먼저 봤다. 그러다 주간지 한겨레21이 나온다고 해서 주간지도 같이 읽어봐야겠다 싶어서 구독하게 됐다.”

―기억에 남는 기사와 평소 관심 있는 분야는.

“예전에 민주화 관련, 1987년 6월 항쟁을 다룬 기획 기사가 있었다. 우리 세대가 항상 시위 문화 속에 있었기 때문에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최근 김진명 작가의 소설 ‘고구려’를 읽었는데, 우리 한민족의 역사나 정신 같은 것에 관심이 있다. 너무 추상적이긴 하지만.”

―한겨레21을 계속 구독하지만 1년 전부터는 읽지 않는다고 했다.

“2024년 12월3일 이후로 신문이나 뉴스를 읽으면 내 생활이 흐트러졌다. 감정이 자꾸 격해지고. 그때부터 한겨레21을 받기만 하고 안 읽는다. 다른 신문이나 뉴스도 보지 않는다. 비상계엄이 내려진 날, ‘계엄이다, 이게 웬일이냐’ 흥분하고 떨리고 죽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계엄과 관련한 뉴스를 마주할 때마다 내 생활이 흔들리는 것 같아서, 그 뒤로는 (한겨레21 등 언론 매체와) 조금 거리를 두려 하고 있다.”

―그런데도 한겨레21 구독을 계속하는 이유는.

“2025년 7월에 1년만 구독을 연장했지만, 2026년 7월에 가서 내가 또 변할지 어떨지는 모르겠다. 다만 예전에 산 책을 잘 버리지 못하는 편인데, 한겨레21도 쉽게 끊지는 못하겠다.”

―한겨레21에 아쉬운 점이나 바라는 점은.

“한겨레21의 보도 방식에 아쉬운 건 없다. 비상계엄 사태 자체가 감정을 격하게 만들 뿐이었다. 나중에 다시 뉴스를 접하게 된다면, 우리 한민족의 역사나 정신 같은 것을 좀더 다뤄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채윤태 기자 cha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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