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은미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장이 2025년 5월28일 경기남부경찰청에서 이른바 ‘동탄 납치살인’ 사건에 대해 사과하고 있다. 연합뉴스
2025년 5월28일 강은미 경기 화성동탄경찰서장이 기자들 앞에서 고개를 숙였다. “유명을 달리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분들께 깊은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 그동안 피해자 측은 112 신고, 고소 등의 방법으로 여러 차례에 걸쳐 가해자에 대한 처벌과 피해자 보호를 호소했으나, 적절한 조처가 이뤄지지 않았다.”
옛 연인에게 폭력을 행사해 분리 조처됐던 30대 남성이 납치·살해극을 벌인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은 앞서 5월12일에 일어났다. 이른바 ‘동탄 납치살인 사건’이다. 경찰이 밝힌 자체 진상조사 결과는 교제폭력 또는 스토킹과 관련한 살인이 반복되는 배경에 경찰의 총체적인 부실 대응이 있음을 새삼 상기시켰다.
경찰은 2024년 9월9일 처음 112 신고와 이후 모니터링 과정에서 가해자의 지속적인 폭행 전력을 확인했다. 그러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피해자의 진술에 따라 종합적인 검토 없이 사건을 종결했다. 2025년 2월23일 2차 신고 때는 ‘단순 말다툼이었다’는 피해자 진술만 듣고 현장을 떠났다. 그 뒤 피해자는 고문에 가까운 가혹행위를 당한 거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3월3일 세 번째로 신고했고, 그제야 가해자는 분리 조처됐다. 피해자는 이어 4월4일 폭행, 강요 등의 혐의로 가해자를 고소했다. 고소보충이유서가 600쪽에 이르렀다. 수사는 신속히 이뤄지지 않았다. 그나마 4월28일 구속영장 신청이 결정됐으나, 이행되지 않았다. 며칠 뒤 담당자가 갑자기 휴직하면서 인수인계가 되지 않은 탓으로 전해졌다.
한국여성의전화가 2024년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 내 여성 살인 사건(미수 포함)을 분석한 보고서를 보면, 전·현 배우자, 데이트 상대 남성 등에게 살해된 여성은 181명에 이른다. 보도되지 않은 사건은 얼마나 될까.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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