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혜화동성당 종탑 벽면에 천주교의 장애인 탈시설 권리 보장을 요구하는 대형 펼침막이 걸려 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제공
2025년 4월18일 해 질 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전국탈시설장애인연대의 활동가 3명이 서울 혜화동성당 종탑에 올랐다. 고공농성의 시작이었다. 기한은 스스로 정할 수 없었다. 농성의 발단이 천주교 쪽에 있는 탓이다. 이들은 천주교계가 결자해지할 때까지 농성을 계속할 참이다.
국회가 2월27일 ‘장애인의 지역사회 자립 및 주거 전환 지원에 관한 법률’(장애인자립지원법)을 통과시키자, 천주교계는 법률 폐지 청원 운동에 들어갔다. 장애인자립지원법은 장애인이 집단 수용시설에서 나와 지역사회에서 자립생활을 할 수 있는 권리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 의무 등을 담고 있다. 탈시설 운동단체들의 숙원이었다. 반면 천주교계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도 명시된 탈시설 권리에 대해 “장애인이 시설에서 살 수 있는 권리를 빼앗는 ‘탈시설 강요’”라고 주장한다.
여기에는 장애인은 자기 결정 능력이 없다는 전제가 깔렸다. 가령, 2023년 10월 천주교 서울대교구 소속 한 사제는 탈시설 반대 토론회에서 지적장애인의 지능이 “1급은 앵무새, 3급은 코끼리와 비슷하다. 이런 사람들은 시설에서 살아야 한다”고 발언했다. 탈시설 운동단체들은 천주교계의 이런 인식에 시설 운영 주체로서 이해관계가 얽혀 있다고 본다. 천주교는 충북 음성 꽃동네를 비롯해 전국에 175개 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천주교계 안에도 다른 목소리는 또렷이 존재한다. 4월22일 시작된 ‘혜화동성당 고공농성에 연대하는 천주교인 연서명’은 8시간 만에 1천 명을 넘어섰다. 서명 제안자들은 제안문 머리에 ‘그래도 지구는 돈다, 그래도 탈시설은 권리다’라는 구호와 함께 “교황님께서 2021년 국제 장애인의 날에 맞춰 ‘장애인들이 시설에서 벗어나 사회 안에서 완전하고 능동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발표한 말씀을 기억한다”고 썼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서명 시작 하루 전 선종했다.
안영춘 기자 jo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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