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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 몰랐다”… 대법원장 후보자의 단골 멘트

등록 2023-09-22 22:08 수정 2023-09-23 09:38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9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9월 19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이균용 대법원장 후보자가 과거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상당한 재산을 누락한 사실이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드러났다. 이 후보자는 ‘신고 의무를 몰랐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023년 9월19~20일 이틀간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지적된 사항을 보면, 이 후보자는 우선 10억원 가까운 규모의 비상장주식을 공직자 재산신고에서 누락했다. 이 후보자와 가족은 2000년부터 각각 처가의 비상장 가족회사인 ㈜옥산과 ㈜대성자동차학원의 주식 총 9억8924만원을 보유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 후보자는 처음 재산을 공개한 2009년 이후 현재까지 재산 공개 대상에 해당 주식을 한 번도 포함하지 않았다. 이 후보자 쪽은 ‘취득 당시 재산등록 신고 대상이 아니었고 추후 신고 대상으로 바뀐 사실도 몰랐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법원행정처 등은 매년 꾸준히 ‘재산신고에 비상장주식을 포함하라’고 안내했다고 한다.

이 후보자는 국외에 거주하는 이 후보자의 자녀 재산과 외화 송금 내역 등도 그간 신고하지 않았다. 자녀의 국외 재산 신고는 불법 증여나 호화 유학 의혹 등 공직자의 자질을 검증하는 영역 중 하나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자녀 관련 재산을 일절 신고하지 않다가 인사청문회 때 처음 딸의 국외 계좌를 공개했다. 이 후보자 쪽은 “(자녀에게) 별다른 재산이 있다고 스스로 인식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이 후보자와 가족이 처남 회사에서 받은 배당금이 처음 신고된 금액보다 1억여원 더 많은 사실도 드러났다. 이 후보자가 신고한 배당금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2억1천만원가량이었는데, 2013~2017년에도 배당금 1억2천여만원을 받은 사실이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것이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 내내 “송구하다” “반성한다”를 반복했다. 더불어민주당 서동용 의원은 “판사님이 뭔 법 몰랐다는 얘기를 이렇게 자주 하나”라고 호통쳤다.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9월21일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이르면 25일께 임명 동의안 표결이 진행될 전망이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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