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연합뉴스
‘원숭이두창’(Monkeypox)(사진). 낯선 병명이 또 등장했다. 대폭 약해졌다곤 하지만, 코로나19 위세가 완전히 꺾이지 않은 상황에서 새 감염병의 등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원숭이두창은 바이러스성 질환으로 아프리카 일부 국가의 풍토병인데, 최근 영국·스페인·포르투갈·미국·이스라엘·오스트레일리아 등 18개국에서 감염과 의심 사례가 다수 보고됐다. 사망자는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2022년 5월24일 기준). 방역 당국은 국내 유입을 막기 위해 원숭이두창 발생 국가를 다녀온 여행객을 상대로 발열 체크를 하고 건강상태질문서를 받는 등 감시 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코로나19와 달리 전파력이 높지 않다. 경계는 필요하지만 과도한 불안감은 불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원숭이두창의 최근 치명률은 3~6%로, 전염성과 중증도가 상대적으로 낮다. 발열과 오한, 두통, 림프샘 부종, 전신과 손에 수포성 발진 같은 증상이 2~4주간 지속되지만 대부분 자연 회복된다. 바이러스보다 오히려 빠르고 넓게 퍼지는 건 성소수자와 특정 인종에 대한 편견이다. 확진자 가운데 성소수자가 있다는 이유로 “동성 간 성관계로 원숭이두창이 확산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온라인에선 이를 매개로 혐오 발언이 오간다.
그러나 이런 보도는 사실과 거리가 멀다. 전문가들은 원숭이두창이 대부분 ‘호흡기감염’ 또는 ‘접촉감염’으로 걸린다고 설명한다. 원숭이두창은 사람의 피부·호흡기·점막을 통해 체내로 들어오는데,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이나 오염된 물건 등을 통해서도 전파된다. 즉 ‘누구나’ 걸릴 수 있는데 오로지 성소수자를 낙인찍는 혐오만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다.
국제기구도 이 상황에 우려를 표했다. 유엔에이즈계획(UNAIDS)은 5월22일 “원숭이두창 관련 언론 보도와 논평, 사진에서 성소수자와 아프리카인을 묘사하며 성소수자 혐오와 인종차별적 고정관념을 부추긴다”며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가장 감염 위험이 큰 사람은 감염자와 밀접한 신체접촉을 한 사람들이지만 그것이 남성과 성관계를 갖는 남성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낙인·비난·혐오는 바이러스를 막지도 치료하지도 못한다는 걸 우리는 코로나19 사태로 배웠다. 지금은 그 교훈을 기억할 때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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