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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살해당한 여성 103명 [뉴스큐레이터]

등록 2022-03-13 13:03 수정 2022-03-15 17:24
2019년 12월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페미사이드 규탄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가면을 쓴 모습. 연합뉴스

2019년 12월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린 페미사이드 규탄 시위에서 한 참가자가 가면을 쓴 모습. 연합뉴스

2022년 3월6일 밤 10시35분께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20대 여성이 목숨을 잃었다. 범인은 연인관계인 23살 남성이었다. 그는 경찰조사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가 다퉜고 우발적으로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숨진 여성의 여동생은 과거에도 교제폭력이 있었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국민의 관심이 대통령선거로 가 있던 지난 일주일 동안에도 여성이 남성에게 목숨을 잃거나 잃을 뻔한 일이 벌어졌다. 3월6일 저녁 8시 경기도 수원에서 50대 남성이 살해 의도를 가지고 예전 연인이던 60대 여성의 머리와 복부를 공격했다. 다행히 여성은 목숨을 잃지 않았다. 3월9일 아침 8시30분 인천의 한 빌라에서 26살 남성이 6개월 동안 동거하던 22살 여성을 죽음으로 몰았다.

해마다 남성에 의한 여성살해, 즉 페미사이드 통계를 발표하는 한국여성의전화가 3월8일 ‘여성의날’에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21년 언론에 보도된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당한 여성 피해자는 모두 103명이다. 살인미수 건은 216명이다. “이는 언론에 보도된 최소한의 수치로, 실제로 보도되지 않은 사건을 포함하면 친밀한 관계의 남성에 의해 살해된 여성의 수는 훨씬 많을 것이다.” 여성의전화의 설명이다.

여성의날 다음날인 3월9일은 제20대 대통령선거일이었다. 20대 여성들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다. “피부에 닿아 있는 무서움은 데이트폭력이다. 주변 친구들이 안전이별 하라는 말을 한다. 사람들이 저출생이 문제라고 하는데, 연애부터 안전하게 할 수 있어야 아이도 낳고 결혼도 할 수 있지 않나.” 20대 여성 민경(가명)은 여성과 성소수자를 지지한 심상정 정의당 후보를 찍고 싶었지만 눈물을 머금고 이 후보를 찍었다고 했다. 선거가 끝나고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된 뒤, 트위터에는 ‘호신용품’이라는 단어를 포함한 게시글이 4만3780개(3월10일 오후 6시 기준) 올라왔다.

이정규 기자 jk@hani.co.kr

*뉴스 큐레이터는 <한겨레21>의 젊은 기자들이 이주의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뉴스를 추천하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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