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번의 사고다. 2022년 1월18일 오전 경기도 부천의 한 신축 아파트 공사장에서 타워크레인의 구조물이 1층으로 추락했다.
이 타워크레인은 28층 높이다. 바닥으로 추락한 건 꼭대기 구조물 일부로 알려졌다. 지게차 위로 떨어진 구조물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구겨졌다. 사고 당시 1층에 노동자들이 없어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다. 공사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부천시 등은 타워크레인 두 대가 엉켜 사고가 벌어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광주 화정 아이파크 아파트 붕괴 사고를 비롯해 비슷한 사고가 지역만 달리해 반복된다. 공사현장에서 사고는 상수처럼 벌어지고 사람이 다치지 않기만 바라야 하는 게 현실이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광주전남지역본부(건설노조)가 1월17~18일 진행한 노동안전 긴급 설문조사 결과(전국 조합원 7573명 참여, 중복 응답)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7명(75.1%)은 광주 아파트 붕괴 사고의 원인을 ‘콘크리트 부실 양생(굳히기)’으로 추측했다. 공사를 서두르느라 영하의 날씨에도 작업해 콘크리트가 잘 굳지 않았을 수 있다는 추측이다. 아파트 201동 39층 골조공사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의 예정 공정보다 두 달가량 늦었던 정황(<한겨레> 1월20일 보도 ‘무너진 39층 골조공사 예정보다 두 달 늦어… 무리한 타설 가능성’) 등도 이런 의심과 문제제기를 뒷받침한다. 사고일로부터 열흘이 흐르면서 공사기한 단축을 위한 부실공사 정황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불량 콘크리트 사용, 무력한 안전점검 등 참사는 예견 가능했다.
노형욱 국토교통부 장관은 1월17일 기자들에게 “법이 규정한 가장 강한 페널티가 주어져야 하지 않을까 싶다”며 현대산업개발의 건설업 등록 말소까지 가능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이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1월20일 박화진 고용노동부 차관은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등 최근의 대형 사고들은 아직 우리 사회의 안전 문화와 재해예방 체계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법에 따른 처벌을 걱정할 것이 아니라 중대재해 예방을 위한 노력을 기울일 시점”이라고 말했다. 모두 때늦은 공염불처럼 들리는 건 기분 탓일까.
고한솔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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