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류우종 기자
김진숙은 1981년 대한조선공사에 용접공으로 입사했다. 5년 뒤 그는 노동조합 대의원에 당선돼 노동조합 집행부의 어용성을 목격하고 이를 고발하는 유인물을 제작, 배포했다. 이후 김진숙은 대공분실로 연행돼 세 차례 조사받고 고문도 당했다. 회사도 그를 괴롭혔다. 보직과 업무 배치를 바꿨다. 계속 맞서자 결국 해고했다. ‘상사 명령 불복종’이 이유였다. 조선업처럼 ‘흥망성쇠 35년’을 보낸 김진숙이 2020년 정년을 맞았다. 해고가 있은 지 3년 후인 1989년, 대한조선공사는 한진중공업에 매각됐다. 현재 한진중공업의 주채권단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다. 정부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정년을 하루 남긴 2020년 12월30일, 김진숙이 걷기 시작했다. 그의 일터인 영도조선소가 있는 부산에서 출발해 복직 문제를 매듭지을 책임자가 있는 청와대로 뚜벅뚜벅 향하고 있다. 여정 이름은 ‘희망뚜벅이’. 첫날은 김진숙과 그의 오랜 동지인 황이라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미조직부장, 차해도 전 한진중공업 지회장 셋이 걸었다. 이후 어깨를 결으며 걷는 이가 금세 늘었다.
건강상 문제로 하루 3시간밖에 못 걷기에 빨리 걷는다. 그래서 뚜벅이들을 앞서서 걷기 일쑤다. 3시간에 14㎞를 걸으니 시속 5㎞에 가깝다. 함께 걷는 사람들이 ‘희망뚜벅이’가 아닌 ‘희망달리기’란다. 김진숙은 마스크 한 번 벗지 않고 힘껏 걷다가 당일 도착지에 와서야 부채를 들며 환하게 웃는다. 지금 김진숙의 별명은 ‘부채요정’이다.
걸으면서 유머를 잊지 않는다. 세밑 해고된 엘지(LG)트윈타워 청소 노동자도 같이 걸었다. 김진숙은 “연예인 본 것 같다. 떨린다”고 농을 친다. 김진숙과 함께 걷는 노동자 중에는 해고된 지 30년 넘은 이도 있다. 그들이 돌아갈 공장은 해외로 이전했거나 문을 닫아 복직이 요원하다. 김진숙은 노동조합이 사실상 금지됐던 시절에 해고된 사람들의 명예회복을 위해서 그나마 직장이 남아 있는 본인이 꼭 복직해야 한다고 말한다. 김진숙의 복직은 ‘시대의 복직’이라 일컫는다. 김진숙과 ‘달리기단’은 2월7일 청와대에 도착할 예정이다.
임경지 학생, 연구활동가
관심분야 - 주거,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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