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커뮤니티 클리앙의 한 이용자가 9월29일 ‘유관순 열사 사진을 조금 더 복원해봅니다’라는 제목의 게시물(사진)을 올렸다. 이 이용자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페이스앱’으로 유관순 열사의 수형기록표 사진을 “약간 수정”했다며, 턱은 갸름하게, 눈매는 또렷하게 만든 사진과 웃는 모습으로 만든 사진을 각각 올렸다.
작성자는 “고문으로 부은 얼굴이 안쓰러웠다”고 덧붙였으나, 복원과 보정은 다르다. 복원의 목적이 훼손된 것을 원래대로 회복하는 데 있다면, 보정은 부족하거나 모자란 것을 채워 넣는 걸 목적으로 한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아무리 애국 열사라도 보기에 곱고 예뻐야 한다는 여성혐오적 인식의 발현”이라고 비판했다. “무뚝뚝한 표정만 보다가 환하게 웃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아리다” “여배우 누구 닮았는데 누구지?” 등 클리앙 이용자들의 댓글을 봐도, 이런 비판을 피하긴 어려워 보인다.
실제로 페이스앱은 셀카 보정 또는 유희를 위한 사진 합성 등에 주로 쓰인다. “어떤 셀카 사진이든 몇 번만 탭해서 잡지 커버 사진처럼 만드세요! AI(인공지능) 기술에 기반한 최첨단 뉴럴 인물 사진 편집 기술.” 구글플레이스토어에 기재된 페이스앱 소개문이다. AI 관련 스타트업의 한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흔히 쓰는 셀카 보정용 앱, 일명 ‘뽀샵 앱’에 셀카 대신 유관순 열사의 사진을 올린 것일 뿐, 기술적으로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성에게 웃음이 강요된 역사는 길다. 웃지 않는 여성은 규범에서 벗어난 존재로 여겨져왔다. 2018년 녹색당 소속으로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신지예씨는, 온화한 미소 대신 정면을 똑바로 응시하는 사진을 포스터에 썼다가 ‘벽보 훼손 테러’를 당하기도 했다. 유관순 열사는 안중근 의사, 윤봉길 의사 등 남성 독립운동가들과 달리, 유독 ‘어린 여성’으로서 정체성을 담은 누나 등의 이름으로 불렸다. 독립운동가도 여성이라면 웃어야 한다는 규범에서 예외가 아니다.
정인선 블록체인 전문 미디어 <코인데스크 코리아> 기자
관심분야 - 기술, 인간, 민주주의
한겨레21 인기기사
한겨레 인기기사

한국 야구, 중국에 9-2 승리…결승서 다시 일본 만난다

일해서 돈 벌면 기초연금 못 받나요?…연금제도 세대별 Q&A

오상욱, 41-44서 내리 4점…남자 사브르 단체전, 일본에 역전 우승

27살엔 아들 위해, 51살엔 올림픽 꿈 바라보며…엄마는 또 날아올랐다

이 대통령, 유시민 직격?…“누군가 국보법 ‘통째 폐지’ 주장해 독소조항 남았다”

‘DMZ 지뢰 폭발’ 5일 만에…군·유엔사, 현장조사 준비

여자농구 일본 꺾고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맏언니 강이슬, 끝내기 자유투

JYP ‘한국판 코첼라’ 패노메논 상표권 선점…공공성 논란에 “전담 법인 이관”

조국 “조희대, 이 대통령 인정 안 해…대법관 공석 ‘후임 대법원장’과 채워야”
![잘했다 박위…이제 일어나 KTX 코레일과 싸우길 [세상읽기] 잘했다 박위…이제 일어나 KTX 코레일과 싸우길 [세상읽기]](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924/53_17902037469106_20260924500078.jpg)
잘했다 박위…이제 일어나 KTX 코레일과 싸우길 [세상읽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