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겨레
매일 폭로가 이어진다. 누가 과거에 어떤 발언을 했다더라, 어떤 문제를 일으켰다더라. 사랑받던 유명인은 순식간에 검색어에 오르고, 주변인들은 곤혹에 휩싸인다. “너 아직도 쟤 팔로해? 입장 밝혀. 아니면 너도 canceled.”
‘캔슬컬처’(cancel culture)란 소셜미디어를 기반으로 생겨난 손절 문화를 일컫는다. 주로 혐오나 차별적 행동을 저지른 이들의 문제를 지적하기 위해 ‘당신은 삭제됐어’ 등의 메시지와 함께 동시다발로 해시태그를 다는 운동에서 시작됐다. ‘콜아웃 컬처’라고도 하며, 온라인상에서 이뤄지는 보이콧 행위라고도 할 수 있다.
이는 사회정의에 어긋나는 부조리와 부패 등을 폭로하기에 좋은 수단이다. 개인이나 기업이 잘못을 저질렀을 경우 더 이상 그들에게 돈과 시간을 투자하지 않겠다는 선언은 사회를 더 나은 쪽으로 발전시키기도 한다. 하지만 타인의 잘못된 행동을 과장해서 ‘박제’하거나 끝없이 조리돌리며 고통을 주는 것은 정의로운 행동일까? 가끔은 누군가의 삶을 망치기 위해 너무나도 열망하는 이 분위기가 무섭기도 하다. 결국 그 화살이 나에게도 향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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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0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캔슬컬처에 대해 “진정한 변화를 위해서는 자신만이 정치적으로 옳다고 여기며 타인을 비난하는 태도를 버려야 한다”고 호소했다. “나만이 고결하며, 나는 절대 타협하지 않으며, 나만이 항상 정치적으로 깨어 있다는 생각을 어서 극복해야 한다”고. 우리는 너무 ‘타인은 단순하게 나쁜 사람이고, 나는 복잡하게 좋은 사람’이라고 믿는 건 아닌지.
정성은 콘텐츠 제작사 ‘비디오편의점’ 대표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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