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는 순위가 전부였다. 가요계 얘기다. <뮤직뱅크> <가요톱텐> <인기가요> <쇼! 음악중심> 등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의 바탕에는 늘 순위 매기기가 있었다. 음원 플랫폼 역시 자연스레 이 전통을 따랐다. 사람들이 많이 들을수록 순위가 올랐고, 사람들은 이 순위를 믿고 다시 음악을 들었다. 하지만 곧 이 전통이 깨질 예정이다. 대표적인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의 각성 덕이다.
실시간 차트의 대명사, 국내 음원 플랫폼 멜론이 대대적인 개편에 들어간다. 우선 음원 제목 옆에 표시하던 순위와 순위 등락 표기를 없앤다. 이는 음원 ‘사재기’나 ‘총공’(팬 총공격) 등으로 실제 음원 순위가 왜곡된다는 비판을 반영한 변화다. 음원 사재기는 브로커를 통해 금액을 지급한 뒤 특정 가수의 음악 순위를 조작하는 행위다. 인터넷상에서 음악을 재생하는 스트리밍 건수와 음악 파일을 내려받은 건수 등을 합산해 순위를 매기는 시스템이다보니, 여러 기기를 사용해 하나의 노래를 반복재생·내려받기 하면 순위가 실제 청취 인원보다 높아질 수 있다. 최근에는 불법 프로그램을 써서 사용자가 모르는 사이에 특정 음원을 스트리밍하는 조작 방식이 제기되기도 했다.
멜론의 변화는 ‘취향’을 중시하는 소비자를 사로잡기 위한 선택이기도 하다. 유튜브뮤직, 애플뮤직 등 글로벌 음원 플랫폼들은 이미 차트 대신 전문가에 의한 큐레이션과 추천 알고리즘 위주로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지난해 가입자 36% 증가를 기록한 애플뮤직엔 차트 대신 ‘둘러보기’가 있다. 전문 에디터가 직접 재생목록을 만들어 고객에게 소개한다. ‘사무실에서 듣기 좋은 팝’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는 음악’ 등 상황별로 들을 음악을 제시하기에 추천에 열린 요즘 소비자들 호응을 얻고 있다. 이젠 명곡도 성적순이 아닌 시대가 왔다.
천다민 한겨레 젠더 미디어 <슬랩> PD
관심분야 - 문화, 영화, 부귀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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