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큰 꿈을 좇을 권리가 있어, 하지만 무언가를 갖기 위해 무언가를 좇다보면, 무언가에 쫓기게 되지. 결국 좇고 쫓기는 순환의 굴레를 평생 벗어날 수 없는 게 인생이야.”(영화 중 좋은 놈(정우성) 대사)
자유한국당의 당대표를 뽑는 전당대회가 2월27일 치러진다.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같은 날 개최될 것이 정해지면서 “전당대회 일정을 연기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한국당 선관위는 “장소 대관, 토론회 등을 미리 조정해 연기가 어렵다”며 예정대로 하기로 했다.
그러자 심재철·안상수·오세훈·정우택·주호영·홍준표 후보가 일정을 연기하지 않으면 전대에 불출마하겠다며 보이콧을 선언했다.
“제가 등록거부 약속에 묶여 출마하지 않으면 개혁보수를 지지하는 당원들이 투표할 곳이 없다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되기 때문에 깊이 고민할 수밖에 없었다.”
당대표 후보자 등록 마감일인 2월12일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불쑥 보이콧을 접고 출마 의사를 밝혔다. 자신이 출마하지 않으면 한국당 전대가 친박근혜계의 지지가 강한 황교안 전 국무총리와 김진태 의원의 양자 대결로 흘러가 ‘도로친박당’이 된다는 얘기다. 기호 2번
황교안 전 총리는 한국당 가입 기간이 3개월이 되지 않아 당대표 출마 자격 논란이 일었지만, 극복하고 후보 등록을 마쳤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한국당 내 가장 높은 지지율을 기록 중인 황 전 총리는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혔다. ‘박심’(박근혜 마음)의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인 유영하 변호사는 최근 한 종편 시사 프로그램에 출연해 “언젠가 황 전 총리가 만나고 싶다는 뜻을 교도소 측에 전해왔고 (박근혜 전) 대통령께서 거절했다는 말씀을 하셨다”고 전했다. 이전에 허리가 아픈 박 전 대통령이 책상과 의자를 넣어달라고 했는데 들어주지 않았다고. 기호 1번
집행유예가 아닌 징계유예. 2월8일 국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고 모욕한 ‘5·18 진상규명 공청회’를 공동 주최해 한국당 윤리위원회에 회부됐던 김진태 의원은 전당대회 이후로 징계가 유예되면서 가까스로 당대표 후보 이름을 지켰다. 윤리위는 함께 공청회를 주최하고 최고위원에 출마한 김순례 의원에게도 징계유예를 결정했지만 이종명 의원은 제명하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은 한국당의 조처에 ‘안일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국회 차원의 의원직 제명 절차를 밟을 뜻을 밝혔다. 기호 3번
‘자유한국당 돌아가는 모습이 점입가경이다’로 시작하는 2월13일치 사설로 글의 마지막을 갈음한다.
“몇몇 한국당 의원들은 ‛5·18 민주화 운동에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철이 지나도 한참 지난 음모설을 들고나와 국민을 아연하게 한다. ‘5·18 북한군 개입설’은 지난 39년간 6차례에 걸친 국가기관 조사에서 모두 사실무근으로 확인됐다. …황교안 전 총리가 권한대행 시절 옥중의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허리가 아프다며 책상과 의자를 넣어달라고 한 부탁을 들어주지 않았느니, 또 박 전 대통령의 수인 번호도 모를 정도로 무심했느니 하는 논란도 며칠째 당을 들썩이게 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을 유일하게 접견한다는 유영하 변호사의 이런 전언이 지도부 선출의 쟁점이 되고, 당사자는 ‛도리를 다했다’느니 ‛특검 수사 연장은 내가 막았다’느니 변명을 해야 하는 게 한국당의 민낯이다.”
이재호 기자 ph@hani.co.kr전화신청▶ 1566-9595 (월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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