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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2018-07-03 15:08 수정 2020-05-03 04:28
한겨레 강재훈 선임기자

한겨레 강재훈 선임기자

핵쓰레기는 어디로 갔을까. 한국원자력연구원이 관리하고 있던 방사선 폐기물 가운데 일부가 실종됐다.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연구로와 대전 우라늄 변환시설 등을 조사한 결과, 납· 구리·철제·알루미늄·스테인리스, 금이 사라진 것으로 확인됐다. 최대 100여t에 이르는 양이다. 소재는 대강 짐작된다. 2007년 납 폐기물 20t이 저장용기 제작업체로 무단 반출된 게 드러났는데, 회수 조처 이후에도 3t만 대전 원자력연구원으로 운반됐고 나머지 17t은 다시 사라졌다. 시설 해체 작업을 맡은 용역업체 직원들은 구리전선 5t을 ‘고물상’에 팔았다. 핵쓰레기가 재활용됐을지 모르는데, “사라진 폐기물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됐단다.

조씨 일가의 포토라인 릴레이가 벌어지고 있다. 모두 합쳐 9번이다. 6월28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검찰에 수백억원대 상속세 탈루 혐의로 소환돼 포토라인에 섰다. 지난 5월1일 조양호 회장의 차녀 조현민 전 대한항공 전무가 폭행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소환되면서 첫 테이프를 끊었고, 이후 장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5월24일(서울출입국외국인청)과 6월4일(관세청) 두 차례 포토라인에 섰다. 조양호 회장의 부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의 ‘포토라인 출연’은 무려 5번이다. 5월28일(서울지방경찰청)을 시작으로 5월30일(서울지방경찰청), 6월11일(서울출입국외국인청) 조사를 받았고, 6월4일과 6월20일엔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위해 서울중앙지법 포토라인에 섰다. 아들 조원태 대표이사 사장의 인하대 부정 편입 의혹은 교육부가 조사 중이다. 릴레이는 계속된다.

끝내야만 하는 릴레이가 있다.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김아무개(48)씨가 6월27일 경기도 평택 한 야산에서 목매어 숨진 채 발견됐다. 2017년 5월 해고자의 아내가 29번째 희생자로 기록된 뒤 1년여 만의 비보다. 고인은 최근 인터뷰에서 “취업하지 못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신용불량자가 됐고 회생 절차를 밟고 싶어도 변호사 비용이 없어 불량 딱지를 떼지 못했다”고 했다. 2009년 8월5일 평택 쌍용자동차 조립공장 옥상에서 경찰특공대원들에게 폭행당한 일을 “10년 동안 가족에게도 털어놓지 못했다”는 얘기도 남겼다. 고인은 아내에게 “그동안 못난 남편이 고생만 시키고 마지막에도 빚만 남기고 가는구나”라는 마지막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2015년 쌍용차는 지난해 상반기까지 해고자의 완전 복직을 위해 노력한다고 했지만, 현재 복직 인원은 45명에 불과하다. 김씨가 남긴 빚을 갚아야 하는 이, 누구인가.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블라블라_마라도나 잇단 돌출 행동 입길


악동 마라도나



연합뉴스

연합뉴스


아르헨티나의 축구 영웅 디에고 마라도나는 자국민에게 ‘살아 있는 신’으로 추앙받습니다. 심지어 그를 추종하는 종교 ‘마라도나교’도 있습니다. 1998년 마라도나의 38번째 생일 때 열성팬이 창시했다고 합니다. 신도들은 마라도나가 펴낸 자서전 를 성경처럼 숭배하고, 찬송가 ‘우리의 디에고’를 부릅니다. 더 나아가 10페소 화폐에 ‘교주’의 초상화를 넣자고 시위까지 벌입니다.
이처럼 팬들의 열광은 그칠 줄 모르지만 은퇴 뒤 그의 모습은 늘 악동으로 비쳤습니다. 욕설과 인종차별, 약물중독, 탈세, 비만 등 인기에 걸맞게 험한 스캔들도 늘 따라다닙니다. 언젠가는 자신을 취재하는 기자에게 “총으로 쏘겠다”며 위협사격도 했습니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도 예외는 아닙니다. 아르헨티나 경기가 열릴 때마다 관중석에서 돌출 행동으로 입길에 오르고 있습니다. 6월27일 나이지리아전에선 결승골이 터지자 주변 관중을 부둥켜안고 환호하다 관중석 아래를 향해 양쪽 가운뎃손가락을 치켜세웠습니다. 이 모습은 중계 화면에 고스란히 잡혔습니다.
앞서 6월16일 아이슬란드전에선 한국 관중을 향해 동양인을 비하하는 의미가 담긴 눈을 찢는 동작을 해 인종차별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습니다. 이뿐이 아닙니다. 경기 중 관중석에서 버젓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자국 언론이 그의 유별스러움을 미화하고 그를 숭배하는 신도들이 뒤에서 버텨주기 때문인지 마라도나는 숱한 악행에도 변변한 사과나 반성조차 없습니다. 아르헨티나는 이번 월드컵에서 가까스로 16강에 올라 프랑스와 만납니다. 마라도나가 프랑스전에선 또 어떤 돌출 행동을 보여줄까요?
김연기 기자 ykki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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