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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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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삶의 질 결정하는 한 표

6·13 지방선거 앞두고 후끈한 열기 내뿜는 성미산 마을공동체
등록 2018-04-27 01:10 수정 2020-05-03 04:28
“보육 정책은 어떤가, 어디 보자.” 도담이가 한 구청장 후보의 정책을 유심히 보고 있다.

“보육 정책은 어떤가, 어디 보자.” 도담이가 한 구청장 후보의 정책을 유심히 보고 있다.

지금 성미산 마을은 6·13 지방선거 운동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다. 얼마 전 열렸던 한 마을 후보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에 가봤더니, 동네 사람들이 우르르 몰려든 까닭에 발 디딜 틈이 없었다. 마을극장에서 세월호 참사 4주기 바자회와 문화제, 조희연 교육감 토크콘서트 같은 프로그램과 행사가 열리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구름같이 모여든다. 원래 둘 이상 모이기만 하면 정치 얘기를 나누고, 2008년부터 약 3년 동안 성미산 개발에 맞서 싸운 경험이 있으며, 세월호 진상 규명 같은 굵직굵직한 사회문제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하는 마을인만큼 정치가 일상인 동네이긴 하다. 동네에서 존재감이 제로인 나 또한 아내, 도담이와 함께 이런 장소에 잠깐 들르는데, 옹기종기 모여 있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감탄하곤 한다. 정치와 생활이 이렇게 밀접한 동네가 또 있을까.

아이를 키우다보니 후보들의 보육 정책부터 찾게 된다. 공원이나 도서관 같은 공공시설 건립 계획이나 후보의 소속 정당을 유심히 살폈던 과거와 가장 달라진 점이다. 이제는 나(의 정치성향)보다 아이가 생활할 환경을 먼저 챙기게 됐다. 소중한 내 한 표도 보육 정책을 깊이 고민하고 실행할 의지가 있는 후보에게 던질 생각이다. 누구보다 마을 사정을 잘 아는 마을 후보들 또한 보육 정책을 자신의 정책 중에서 맨 앞에 내놓는다.

한 구청장 후보의 보육 정책을 살펴보면 국공립 어린이집, 우리동네 열린 육아방, 우리동네 키움센터, 지역아동센터, 창의놀이터 등 마포구 내 16개 동의 보육시설을 촘촘하게 확대하려고 한다. 우리동네 보육반장, 우리동네 키움교사, 우리동네 아이돌봄 기동대, 마포형 아이돌봄 마을교사 등 보육시설과 연결되는 주민교사 일자리도 만들 계획이다. 높아진 어린이집 수요에 대처할 수 있는 건 물론이고, 보육시설과 주민교사 그리고 마을을 촘촘하게 연결해 아이를 안심하고 키울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겠다는 얘기라고 이해했다. 그 말을 들으니 든든해졌다.

후보 몇몇의 보육 정책을 찾아보다가 평소 생각하던 아이디어를 제안해본다. 시나 구청이 방과 후 프로그램을 지금보다 더 다양하게 늘리고, 시간을 더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해보는 건 어떨까. 방과 후 프로그램이 다양해지면 학교를 마친 아이들이 시간을 즐길 수 있고, 학부모들은 사교육비도 줄일 수 있다. 또 맞벌이하는 부모들은 일 때문에 방과 후 운영 시간을 맞추지 못하는 경우가 가끔 있는데, 그때마다 발을 동동 굴린다. 지방정부가 방과 후 시간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해준다면 아이와 부모도 안심할 수 있고, 방과 후 프로그램에도 큰 도움이 될 듯하다.

도담이가 살아갈 환경은 어떤 모습일까. 내가 던진 표가 도담이 삶의 환경과 질을 결정한다고 생각하니 한 표의 무게가 꽤 무겁다.

글·사진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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