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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렁썰렁

업&다운 + 이주의 숫자 + 블라블라
등록 2017-08-15 15:11 수정 2020-05-03 04:28
연합뉴스

연합뉴스

소름 끼치는 ‘아무말 대잔치’가 이어지고 있다.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던 8월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은 화염과 분노를 경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바로 “미사일 4발로 미국 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 사격하겠다”고 받아쳤다. 일본 언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7월31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통화에서 “북한 건국기념일인 9월9일 현장을 때려버리는 것도 방법”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지금 대통령이 박근혜였다면… 무섭다.

한겨레 김성광 기자

한겨레 김성광 기자

검찰 인사도 누군가에겐 무섭겠다. 8월10일 검찰 중간간부 인사가 발표됐다. 검찰 최대 화력인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와 특수부, 공안2부장과 공공형사수사부장이 모두 2013년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팀 출신이란 점이 눈길을 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대규모 여론 조작 활동이 수사로 이어지면 직제상 공안2부와 공공형사수사부가 주축이 된다. 서울중앙지검 특수부를 지휘하는 3차장과 특수부장 3명은 ‘박근혜·최순실 사건 특별검사팀’ 출신이다. 국정 농단 추가 수사는 이들 몫이다. 이제, 마음껏 수사하시라.

‘사회적 흉기로 전락했다’는 평가를 받는 MBC가 뜨겁다. MBC는 ‘블랙리스트’를 만들어 카메라 기자들 중 파업 참가자 등을 ‘요주의 인물’로 분류·관리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MBC 보도국 기자들은 8월10일 긴급 비상 총회를 열어 만장일치로 제작 거부를 결의했다. 보도국 소속 기자 250명 가운데 취재기자 81명, 영상기자 37명이 제작 거부에 돌입했다. MBC 기자들의 제작 거부는 5년 만이다. 기자들의 제작 거부에 맞서 사 쪽은 즉각 ‘경력기자 채용’을 공고했다. 무엇을 상상하건 더 나쁜 짓을 보여주는 사 쪽이다.

내년 시행 예정인 종교인 과세를 2년 미루는 법안이 발의됐다. 시행 4개월을 앞두고 김진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종교인 수입 구조와 비용 인정 범위 등 상세한 과세 기준이 준비돼 있지 않다”며 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에는 애초 20여 명의 의원이 이름을 올렸지만,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공동 발의한 의원이 하나둘 이름을 빼고 있다. 정부는 예정대로 내년부터 종교인 과세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심지어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참여불교재가연대 등 일부 종교단체는 8월11일 종교인 과세 유예 법안을 철회하라고 기자회견까지 했다.




& 다운



길원옥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89) 할머니가 오랜 꿈을 이뤘다. 8월10일 ‘전쟁과 여성 인권 박물관’에서 데뷔 음반 제작발표회를 연 것. 음반엔 등 15곡이 담겼다. 한 많은 인생을 바위처럼 살아온 길 할머니의 노래는 어떨까.


신연희 강남구청장
인생은 역시 실전이다. 카카오톡 대화방에 무분별하게 문재인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비방글을 올린 신연희 강남구청장이 결국 법정에 서게 됐다. 서울중앙지검은 “신연희 강남구청장을 공무원의 선거운동, 허위사실 공표 및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주의  숫자


75주



한겨레 김명진 기자

한겨레 김명진 기자


한국감정원이 8월7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이 75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고 8월10일 밝혔다. 발표 전주인 7월31일에는 0.33% 상승률을 보였지만 정부의 8·2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0.03% 하락을 기록한 것이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정책에 시장이 일단 반응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지속성이다. 아파트값은 내려가고 무주택자의 소득은 올라 서로 손 맞잡을 날이 오길 기대한다.
김완 기자 funnybone@hani.co.kr
정환봉 기자 bonge@hani.co.kr
블라블라_ 박기영


구해달라고 한 적 없는데요?



한겨레 김정효 기자

한겨레 김정효 기자


박기영 순천대 교수가 8월7일 과학기술혁신본부장에 임명됐다. 그는 참여정부 때 대통령비서실 정보과학기술보좌관으로 ‘황우석 논문 조작 사건’에 상당한 책임이 있는 인물이다. ‘황우석’이라면 치를 떠는 과학자와 시민단체들이 ‘멘붕’에 빠졌다.
8월10일 기자회견을 자처한 박기영 교수. 대한민국의 과학기술 혁신 체계가 무너지고 있다며 “구국의 심정”으로 혼신의 힘을 다해 일하겠다고 나섰다. 물러설 뜻이 ‘1’도 없다는 의미. 성난 민심에 기름을 들이부어 여권 지지층이 쪼개질 정도가 되자 청와대도 결국 한발 물러섰다. 8월 11일 박기영 교수 자진사퇴로 사태는 일단락되는 분위기. 근데 ‘구국의 심정’, 어디서 많이 듣던 말 아닙니까?
박정희 전 대통령은 5·16 쿠데타가 “구국의 횃불”이었다고 일기에 적었다. 헌법을 갈아엎은 1972년 유신도 “구국의 결단”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온몸으로 막았던 이정현 전 새누리당 대표 역시 “구국의 심정”으로 사퇴를 거부했다. 낯익은 단어, 낯익은 풍경. ‘위태로운 나라를 구한다’는 뜻의 ‘구국'(救國)을 입에 올리는 사람들 때문에 나라가 위태로워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멀쩡한 나라를 구하겠다고 팔 걷어붙이고 나서는 분들, 제발 자제 좀. 언제 구해 달라 그랬냐고요.
변지민 기자 d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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