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바로가기

한겨레21

기사 공유 및 설정

예의 바르다는 게 뭐죠?

[고래토론] 존댓말·인사·매너… ‘예의’를 말하다
등록 2017-02-14 20:21 수정 2025-02-25 10:59

 

이 지면은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학부모를 위해 <한겨레21>과 <고래가 그랬어>가 함께 만듭니다. 경제·철학·과학·역사·사회·생태·문화·언론 등을 소개하는 ‘아삭아삭 민주주의 학교’와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고래토론’을 격주로 싣습니다.

 

참여 박진영, 이하림, 정은화, 황선미 (모두 전북 고창 선동초등학교 6학년)진행 <고래가 그랬어>촬영 김중원 삼촌(바라 스튜디오)

다른 사람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말투와 마음가짐을 예의라고 해. 우리는 흔히, 어떤 사람에게 예의를 지키면 당연히 그 사람도 나를 존중해줄 거로 기대해. 하지만 꼭 그렇진 않은 거 같아. 세상에는 무례한 사람도 많고, 상대방에게만 예의를 지키라고 소리치는 사람도 많거든. 예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 전북 고창 선동초등학교 6학년 동무들과 함께 이야기 나눴어.

[%%IMAGE1%%]

예의라는 건 뭘까

은화  존댓말.선미  어린이가 어른한테 지켜야 할 것들.하림  바르게 행동하는 거.진영  친구들 사이에도 예의를 지켜야지. 싸우지 않고.선미  그리고 음, 심한 말을 하지 않는 거.하림  욕이나 비속어 같은 거 말이야.은화  부모님 욕하면 안 돼.하림  어, ‘패드립’(패륜적 발언)은 완전 아니지. 선미  그럼 선생님이 시키는 건 무조건 다 해야 해?진영  아니, 그건 아냐.하림  할 수 있는 것만 해야지.진영  옳은 것은 하고 그렇지 않은 것은 하지 않아야 해.선미  친구 사이에서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어. 친구한테 선물 줄 때 ‘내가 전에 그만큼 줬으니까 너도 이만큼 줘야 해’라고 생각하는 건 예의가 아니야.하림  맞아. 그런 마음으로 주는 것도 별로고, 그렇게 기대하는 것도 별로야.진영  솔직히 나도 친구 사이에 예의를 잘 지키는 편은 아니야. 그러니까 말이랑 행동을 좀 고쳐야 해. 상대방을 먼저 생각하면서 말이야. 특히 남자애들, 빨간 옷 입으면 붉은 악마라고 하고 노란 옷 입으면 단무지라고 하잖아. 검은 옷 입으면 검은 악마라고 하거나 제주산 흑돼지라고 막 놀리고.은화  자기들은 만날 똑같은 옷 입고 오면서.

이런 건 무례하다고!

선미  동생, 아오! 동생은 나를 그냥 막 때리고 도망가. 정말 예의 없어.진영  후배들이 어깨 치고 갈 때. 뛰어가다가 꼭 치고 가. 그리고 절대 미안하다고 안 해. 진영  선생님께 인사했는데 인사를 안 받아주시면 정말 불쾌해.하림  맞아, 선생님과 학생 사이에도 예의가 있어야 해.은화  집에서도 그래. 엄마·아빠가 회의하는데 날 끼워주지 않을 때가 있거든. 그때 무시당하는 느낌이야. 그건 정말 가족 사이에 예의가 아닌 거 같아.진영  요즘 1·2학년 동생들은 인사를 잘 안 해. 짜증 나.은화  막말하고.진영  솔직히 나도 그런 적 있어. 시내 갈 때 고속버스를 탔는데 버스 안에서 큰 소리로 전화 받았어. 거기에 자는 사람도 있었는데.선미  난 버스 안에 쓰레기를 버리고 내린 적이 있어.진영  나는 다니는 곳마다 쓰레기를 버렸어. 쓰레기통까지 가기 귀찮아서 버리고 모르는 척했지. 그냥 가면 아무도 모르니까. 모두  하하하.

존댓말을 해야 꼭 남을 존중하는 걸까

하림  존댓말을 해야 남을 존중하는 건가?은화  그건 아닌 거 같아.하림  맞아, 영어에는 존댓말이 없잖아. 은화  우리나라에선 존댓말을 안 하면 예의가 없다고 해.진영  이건 우리의 문화지.선미  좀 별로인 거 같아. 지키기 싫어.진영  꼭 존댓말이 아니어도 행동으로 예의를 지킬 수 있어.선미  존댓말을 써도 상대방이 기분 나쁠 수 있어. 존댓말 하면서도 상대방을 무시하거나 깔아뭉갤 수 있으니까 말이야. 하림  어쨌든 어린 애가 나한테 반말하면 기분 나쁘잖아. 선미  그건 그래. 짜증 나. 하림  자기주장만 내세우고 다른 사람을 배려하지 않을 거 같아.진영  나라가 망할 거 같아.선미  어색해지겠지. 진영 내 편도 없어질 거야. 예의가 없으면 주변에 사람이 안 오잖아. 선미  할 말, 안 할 말 가리지 않고 막 하면 어떡해? 혼란스러울 거 같아.진영  나도 그렇게 생각해.하림  솔직히 우리의 평소 모습은 완전 장난 아니지만, 지금 여기서는 예의를 지켜서 천천히 잘 이야기하잖아. 진영  오히려 예의를 지키지 않는 게 편할 수도 있어. 하림  난 불편할 거 같아.선미  길거리가 온통 쓰레기장이 되는 거 아니야? 갑자기 존댓말 쓰다가 안 쓰면 어색할 거 같기도 하고.진영  그래도 자기 생각을 좀 편하게 말할 수 있잖아.은화  옷도 제대로 안 챙겨 입어도 되고.하림  나는 그게 더 불편할 거 같아.

왜 어린 사람에게 예의 더 강조하나

선미  예의는 자기보다 어린 사람들한테 더 많이 지키라고 해.진영  음, 어른이 우리보다 더 오래 살았으니까.하림  어린이는 생각을 펼쳐가는 단계니까 잘 가르치려고 그러는 거 아닐까? 잘 이끌려는 거지.진영  예의를 잘 아는 어른으로 크라고.선미  그런데 왜 어른들이 더 예의가 없는 거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서 그런가? 진영  힘없는 사람은 인사를 더 잘해야 해.하림  말투도 완전 다르잖아.은화  옷도 달라.진영  사는 곳도 다르고.선미  행동도.은화  정말 많이 달라. 그러니까 생각하는 것도 다를 거야.하림  완전 다르지. 어리고 힘없는 사람이 더 인사를 하고 예의를 지키는 거 같아. 그래야 높아질 수 있다고 생각하니까.

나쁜 어른한테도 예의 지켜야 하나

.선미  돈이 많으면 더 위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 누군가 나쁜 말을 하면 팍 때리고 싶을 때, 남을 때리는 건 예의에 어긋나는 짓이지만, 이건 그 사람이 먼저 화나게 했으니까 때려도 될 거 같아. 하림  그런 거 하지 말라고 법이 있는 거야. 선미  법이 제대로 못하고 있잖아. 먼저 화나게 한 사람에게 왜 벌을 안 줘?하림  그래도 법은 지켜야지.선미  전에 친척 오빠가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있었어. 그런데 게임에서 진 사람들이 무리지어서 이긴 사람을 찾아내 아주 무례하게 굴었대. 우리 오빠가 가서 싸웠어. 나중에 경찰이 오빠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했어. 억울하게! 법이 그렇다는 거야. 그 법은 오빠한테 하나도 유리하지 않았어. 그런데도 지켜야 해? 진영  법을 안 지키면 나라가 망하잖아. 선미  그 나라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잖아. 선미  범죄를 저지른 사람에게  예의를 지켜야 해? 선미  존댓말을 한다는 건 예의를 지키는 거고…. 아, 좀 애매하네. 진영  범죄까지는 아니어도 무례한 어른이 많아. 약속도 안 지키고, 어린이라고 무시하고. 내가 전에 어떤 축제에 갔는데 한 아저씨가 나를 밀어서 다쳤거든. 아저씨가 연고를 가지고 오겠다면서 갔는데 결국 안 왔어. 내가 어른이었다면 아저씨가 그렇게 말만 하고 도망가지는 않았을 거야.하림  나이가 많으면 어린 사람보다 더 위라고 생각하나봐.선미  진짜 뭘 잘 모르는 거지. 진영  혹시 어릴 때 일만 하거나, 다른 이유로 배우지 못했을 수도 있지. 그래서 잘 모르나?은화  학교 오래 다닌 사람 중에서도 예의 없는 사람 많을걸.선미  맞아, 잘난 체하고. 다른 사람 깔보고 하림  욕이나 비속어를 덜 쓰는 거!진영  아예 쓰지 말자고 하진 않네, 크크.진영  말이나 행동을 하기 전에 상대방의 기분을 먼저 생각해야 할 거 같아.은화  공공장소에서 트림이나 방귀가 나올 때 참는 것?모두  하하하.

‘혼란’은 꼭 막아야 해?

하림  질서가 무너지는 거 본 적 있어? 하림  난 있어. 얼마 전에 작가를 만나는 어떤 행사장에 갔는데 거기서 다른 학교 애들이 질서를 지키지 않았어. 자기가 먼저 사인을 받겠다고 막 나서서 줄이 다 무너지고…. 정말 어지러웠어.선미  그렇지만 시키는 대로 다 한다고 해서 질서가 있는 게 아니잖아.하림  꼭 그런 건 아니야. 시킨다고 다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시키는 사람도 예의를 지켜야 해. 내가 진짜 피곤해서 쉬고 싶은데, 그것도 모르고 계속 뭘 시키면 예의가 없는 거야.은화  힘없는 사람은 많이 무시당하는 거 같아.  진영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면 좋겠어. 힘없는 사람이나 동물은 억울하게 당하고 죽으면서도 말을 못해 .은화 시끄러워도 어지러워도 말은 해야 할 거 같아.

 *스스로 생각하는 힘, 동무와 함께하는 마음이 교양입니다. 하나뿐인 어린이 교양지 <고래가 그랬어>와 만나세요. 구독 문의 031-955-9131

 
독자  퍼스트  언론,  <한겨레21>  정기구독으로  응원하기!

전화신청▶ 02-2013-1300 (월납 가능)

인터넷신청▶ http://bit.ly/1HZ0DmD

카톡 선물하기▶ http://bit.ly/1UELpok

 

한겨레 저널리즘
응원으로 지켜주세요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