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석준·강수돌
그림 김근예·최연주
‘지식경제’라는 말, 들어본 적 있나요? 생활을 유지하고 더 풍요롭게 하기 위해 농사짓고 물건을 만들고 장사하는 것을 통틀어 경제라고 해요. 지금까지 경제에서 제일 중요한 건 인간의 노동이었어요. 우리가 노동하지 않으면, 논밭을 갈 수 없고 공장에서 물건을 만들고 백화점에서 상품을 팔 수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요즘 이게 바뀌고 있어요. 노동보다 더 중요한 것이 생겼어요. 바로 지식이에요. 지식은 머리로 기억하고 이해하고 생각하는 모든 것을 말해요.
요즘은 어디서나 컴퓨터를 이용해서 일해요. 공장이나 상점은 물론이고 농사지을 때도요. 게다가 많은 공장에서 사람이 아니라 기계가 일해요. 로봇이라는 자동기계들 말이에요. 옛날과 비교하면, 사람이 직접 하는 일은 크게 줄었어요. 그만큼 노동이 덜 중요해진 셈이지요. 대신 지식의 몫이 커졌어요. 컴퓨터나 로봇은 모두 인간의 지식을 바탕으로 만들고 작동하잖아요. 이런 이유로 ‘지식경제’라는 말이 나왔어요.
그럼, 지식경제에선 누가 가장 힘이 셀까요? 누가 가장 많은 돈을 벌까요? 바로 지식재산권을 가진 사람 혹은 기업이 제일 부자가 돼요. 특허라는 말을 들어본 적 있나요? 어떤 지식이나 기술을 처음 만들어 정부의 인정을 받으면 특허권자가 돼요. 특허권자가 되면, 이 지식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돈을 받을 수 있어요. 이런 권리를 통틀어 지식재산권이라고 해요.
요즘 잘나가는 기업의 대부분은 지식재산권 덕분에 엄청난 돈을 벌어들여요.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페이스북…. 여러분도 한번쯤 들어봤을 거예요. 모두 미국에서 시작된 기업인데,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만들거나 인터넷을 바탕으로 활동해요. 이 기업들은 개발한 기술을 사람들이 사용하는 대가로 엄청난 돈을 벌고 있어요. 지식재산권이 아니었다면, 지금처럼 전세계에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기업으로 클 수 없었을 거예요.
그런데 삼촌은 이런 물음을 던져보고 싶어요. 과연 지식재산권은 정당한지, 지식재산권이 말이 되는 건지 말이에요. 몇 안 되는 대기업이 지식재산권으로 떼돈을 버는 일이 계속돼도 괜찮을까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세상의 지식 중에 완전히 새로운 건 없어요. 새롭다고 해도 지금까지 인류가 쌓아온 지식에 약간의 생각을 더한 것뿐이지요. 수많은 사람이 이미 만들어놓은 지식의 더미가 없었다면, 새로운 생각을 하거나 더할 수도 없었을 거예요. 그렇다면 약간의 생각을 더한 사람이나 기업에 큰돈을 몰아줄 이유가 있을까요? 오히려 수만 년 동안 지식을 발전시켜온 인류 전체가 돈을 받아야 하지 않을까요?
구글이라는 기업을 생각해봐요. 삼촌을 비롯한 세계의 많은 사람이 구글 사이트를 이용해 검색해요. 덕분에 구글은 엄청난 지식정보를 쌓고 또 활용할 수 있어요. 큰돈도 벌고요. 하지만 구글이 한 일은 별로 없어요. 구글을 쓰는 사람들이 한 일이죠. 그런데 왜 기업이 돈을 버는 걸까요? 삼촌은 아무리 생각해도 지식재산권이 말이 안 되는 것 같아요. 그렇다면 앞으로 지식경제는 지식재산권이 아니라 다른 원칙에 따라 운영돼야 하지 않을까요? 과연 다른 원칙은 무엇이어야 할까요? 앞으로 이 이야기를 해보고 싶어요.
법인세는 기업이 내는 '회비'야오늘은 세금에 대해 알아볼까? 여러 종류의 세금이 있는데, 그중에서 법인세가 무엇인지, 왜 법인세를 놓고 국회나 언론에서 이러쿵저러쿵 말이 많은지, 한번 따져보자. 세금은 정부가 나라 살림살이에 필요한 돈을 사람들에게서 거둬들이는 돈이야. 고려시대와 조선시대에도 있었어. 옛날에는 쌀이나 옷 같은 물건으로 내기도 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모두 돈으로 내게 됐어. 그러면 왜 세금이 필요할까? 세금은 회비와 비슷해. 예를 들어 오랜만에 예전 같은 반 친구들과 모인다고 생각해보자. 여럿이 모이면 밥도 같이 먹고 노래방도 가고 차도 한잔할 수 있지. 모임을 재밌게 하려면 모두 회비를 내야 해. 세금도 비슷해. 학교를 짓고 어려운 사람을 돌보고, 환경을 잘 보존하고,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도 짓고, 도로나 철도를 만드는 등 나라의 살림을 꾸리기 위해 돈을 받는 거야. 모든 사람이 행복하게 지내는 나라를 만들려는 거지.
그런데 이 모임에서 갑자기 형편이 어려워진 친구가 생겼다면? 다른 사람들이 “이 친구는 요즘 부모님이 너무 어려워 용돈이 없으니 오늘 회비는 빼주자”고 할 수 있겠지. 그리고 여유 있는 친구가 있다면 “오늘 내가 한턱낼게”라고 할 수도 있어. 물론 모두가 공평하게 같은 금액을 낸다면 좋겠지만, 각자 호주머니 사정에 따라 돈을 조금 다르게 낼 수도 있다는 말이야. 세금도 마찬가지야. 만약 어떤 사람이 굉장히 가난하다면 세금을 면제해주거나 기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주기도 해. 그런데 누군가 돈을 엄청 많이 번다면? 당연히 세금도 좀 많이 내야겠지. 돈을 좀 많이 내더라도 먹고사는 데 지장이 없고, 사람들이 낸 세금으로 만든 사회 기반을 이용해서 돈을 왕창 벌었으니까 말이야. 게다가 가난한 사람이 줄고 환경이 잘 보존될수록 살기 좋은 나라가 될 테니, 세금 낸 보람도 생길 거야. 이런 이유로 우리는 소득수준에 따라 세금도 조금씩 다르게 내고 있단다.
이제 법인세가 뭔지 알아보자. 지금까지 말한 세금은 보통 부모님처럼 개인이 내는 돈이야. 하지만 법인세는 주로 기업이 내는 거야. 법인(法人)에서 인(人)은 사람을 말해. 여기서 법인은 ‘법적인 인격체’라는 뜻이란다. 기업은 사람은 아니지만 돈을 버는 조직이기에 법으로는 인격체로 보는 거지. 그래서 사람인 우리가 세금을 내듯 기업도 법인세를 내는 거지.
국회나 언론에서 법인세로 논란이 일어나는 이유는 뭘까? 기업들이 세금 부담이 높아진다고 아우성치기 때문이야. 물론 내야 할 세금이 많아서 기업 활동이 어렵다면 낮출 수도 있어. 하지만 돈을 많이 버는데도 그런다면 문제지. 2017년 말, 국회는 1등 부자 기업들의 법인세를 25%로 높인다는 새 법을 통과시켰단다. 그 결과 77개 대기업이 2015년에 비해 2조3천억원의 세금을 더 내게 됐어. 재벌 개혁을 요구하는 시민들은 법인세 인상에 찬성했어. 하지만 기업의 처지를 지지하는 보수 정당과 언론들은 세금 인상에 반대 목소리를 냈어.
중요한 것은, 거둬들인 세금을 제대로 잘 쓰는 일이야. 시민들이 세금이 ‘행복한 나라’ 만들기에 잘 쓰이는지 관심을 두고 살펴야 해. 정당이나 시민단체에서 감시할 수도 있겠지. 그렇다면 정치인들도 우리가 낸 혈세(피 같은 세금)를 함부로 쓰거나 도둑질할 수 없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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