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장석준·강수돌
그림 김근예·최연주</font>
<font color="#991900">사회</font> 장석준_삼촌은 진보정당에서 정책을 만들고 교육을 하는 정당 활동가야.
요즘 ‘제4차 산업혁명’이란 말이 유행하잖아. 앞으로 컴퓨터와 로봇이 사람이 하던 일을 대신할 거라는 이야기야. 이미 여러 나라에서 로봇이 제품을 만드는 ‘무인 공장’이 생기고 있다고 해. 그럼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는 필요 없겠지. 지난번에 이야기했듯 ‘자율주행 자동차’도 비슷해. 컴퓨터가 알아서 운전하니 운전사도 필요 없을 거야.
어떤 사람들은 의사가 하던 일도 컴퓨터가 할 수 있다고 주장해. 환자가 어디 아픈지 이야기하면 컴퓨터가 의사보다 더 정확하게 어떤 병인지 진단할 수 있다는 거야. 그럼 노동자·운전사뿐만 아니라 의사, 변호사, 학교 선생님까지 더는 필요 없는 세상이 될지 몰라. 벌써 걱정하는 사람이 많아. 컴퓨터랑 로봇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면 일자리를 잃어버리지 않을까, 일자리가 없으면 돈을 벌 수도 없으니 모두 가난해지지 않을까 하고 말이야.
많은 사람이 가난해지면 시장에서 상품을 많이 사지 않을 테니 회사들도 돈을 벌기 힘들어지지 않을까. 그렇다면 과학기술이 발전하는 바람에 오히려 세상이 더 힘들고 불안해진다는 이야기잖아.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걸 다르게 생각해볼 수는 없을까? 만약 모든 사람이 일하는 시간을 똑같이 줄이면 어떻게 될까? 컴퓨터나 로봇이 발전할수록 일하는 시간이 엄청나게 줄어들겠지. 아마 하루에 3~4시간만 일해도 될지 몰라. 한번 생각해봐. 엄마·아빠가 하루에 그 정도만 일하면 어떨까? 아침 일찍 출근해서 저녁 늦게 퇴근하지 않아도 돼. 지금보다 훨씬 많은 시간을 집에 있거나 동무들과 함께 보낼 수 있을 거야.
그래서 삼촌은 이 문제가 컴퓨터와 로봇 때문이 아니라고 생각해. 사회가 돌아가는 데 꼭 필요한 노동시간이 줄어드는 만큼 누군가의 일자리를 없앨 수도 있지만, 모두의 노동시간을 똑같이 줄일 수도 있어.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과학기술 발전의 결과는 전혀 다르게 나타나겠지. 한쪽은 실업과 빈곤이, 다른 쪽은 자유시간이 넘치는 거야. 이 모든 게 사람이 결정하기에 달려 있어. 지금처럼 돈 많은 몇몇 사람이 모든 결정을 하면 어떤 세상이 열릴지 알 수 없어. 과학기술 발전 때문에 사람들의 고통만 늘어나는 세상이 될지도 몰라.
하지만 함께 결정을 한다면, 노동시간은 줄고 자유시간을 늘릴 수 있겠지. 틀림없이 모든 사람이 더 행복해지는 세상이 될 거야. 삼촌은 그러기 위해 모든 사람이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결정하는 ‘민주주의’가 튼튼하게 자라나는 세상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우리가 항상 고민해야 할 것은 단순히 제4차 산업혁명이 아니라 민주주의 혁명이니까.
<font size="4"><font color="#008ABD">‘쏘카’가 뭐예요?</font></font><font color="#991900">경제</font> 강수돌_ 대학에서 경제를 가르치며 아는 것을 실천하기 위해 애쓰는 삼촌이야.
오늘은 ‘쏘카’ 얘기를 해볼까 해. 쏘카(Socar)는 ‘소셜카’(Social Car)의 약자로, 한 사람만 타는 차가 아니라 여러 사람이 이용하는 차를 말해. 카셰어링(Car Sharing), 일종의 자동차 나눠 타기라고 할 수 있겠네. 요즘 자동차 한 대를 사려면 수천만원이 있어야 해. 결코 적은 돈이 아니지? 돈을 들여 차를 사고도 기름값과 수리비 등 매월 들어가는 돈도 만만찮지. 자동차 세금도 내야 하고 책임보험료도 꽤 많이 들어.
누군가 이런 생각을 했단다. 24시간 중 한두 시간만 차를 이용한다면 굳이 모든 사람이 비싼 차를 살 필요가 없지 않을까? 누군가 스마트폰 앱으로 연결만 잘 해주면, 한 지역에 사는 많은 사람이 자동차 몇 대를 서로 잘 나눠 쓸 수 있지 않을까? 그러면 돈도 적게 들고 교통 혼잡도 줄이며 이산화탄소 배출 등 환경 피해도 줄어들지 않을까? 이 생각을 한 사람이 2011년 ‘쏘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고 해.
지금까지 카셰어링 사업을 하는 회사는 네 곳이 있어. 쏘카 외에 그린카·이지고·피플카 같은 회사인데, 스마트폰 하나로 전국 어디서나 자동차를 빌려 탈 수 있지.
그렇다면 양복 같은 것도 각자 필요할 때마다 잠시 빌려 쓰면 되지 않을까? 집도 마찬가지야. 집을 재산을 불리는 수단으로 보지 않고 생활이나 주거의 개념으로 본다면, 은행 빚을 내서 굳이 비싼 집을 살 필요가 없겠지. 집도 나눠 쓴다면, 영구임대주택 같은 곳에서 적은 돈을 내고 잘 살 수 있지 않을까? 이 모든 걸 통틀어 ‘공유경제’라 한단다.
공유경제 실험은 이미 1970년대 독일, 이탈리아 같은 나라에서 했다고 해. 도시에서 무료 자전거 공유 실험을 한 거야. 도시 외곽에서 수많은 사람이 자동차를 몰고 가면 도시가 마비된다고 생각했거든. 그래서 근처에 큰 주차장을 만들어 주차하게 한 다음, 도시에 들어가서는 무료로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게 했어. 자전거 거치대가 여러 군데 있어서 볼일을 다 본 뒤에도 자전거를 빌린 곳으로 돌아올 필요가 없었지.
이렇게 좋은 제도도 수명이 길지 못했다고 해. 자전거 도둑이 많았거든. 요즘 같으면 폐회로텔레비전(CCTV)으로 모두 잡아낼 수 있을 텐데 말이야. 또 자기 자전거가 아니라고 함부로 쓰다보니, 자주 고장 나거나 아예 부서져버리는 일이 많았어. 사실 사람들은 남의 물건이나 공동 사용물은 별로 아끼지 않는 경향이 있잖아. 반성할 일이야.
지금도 캐나다 토론토에선 1년에 약 4만원, 한 달에 3500원 정도만 내면 자전거를 30분 단위로 무한 이용할 수 있어. 개인이 약간의 돈을 부담하고, 처음 이용할 땐 본인 신분도 정확히 입력해. 한 사람이 종일 독차지하면 곤란하니 한번 빌리면 30분 이내로 이용 시간을 제한했어. 더 이용하려면 거치대에 반납하고 좀 쉬었다가 다른 자전거를 이용하면 돼. 독일과 이탈리아에서의 실험 실패를 극복해 성공적으로 운영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자동차·자전거·옷·집 등을 서로 나눠 쓰는 공유경제가 활성화하면 경제적으로 도움이 되고 환경에도 참 좋을 것 같아.
사람들끼리 서로 존중하며 더 친해질 수 있으니, 결국 사회적으로도 좋은 일이라 할 수 있지. 동무들도 동네에 어떤 공유경제 사례가 있는지 찾아보렴. 그리고 공유경제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기업·개인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함께 생각해보자.
<font color="#00847C">* 스스로 생각하는 힘, 동무와 함께하는 마음이 교양입니다. 하나뿐인 어린이 교양지 와 만나세요. 구독 문의 031-955-9131</font>한겨레21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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