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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여야 나눌 수 있어?

[고래토론] 나눔에 대하여
등록 2017-01-11 20:41 수정 2020-05-03 04:28
이 지면은 어린이와 청소년, 그리고 학부모를 위해 과 가 함께 만듭니다. 경제·철학·과학·역사·사회·생태·문화·언론 등을 소개하는 ‘아삭아삭 민주주의 학교’와 아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고래토론’을 격주로 싣습니다.
참여 강지원, 김보현, 박형진, 신한샘, 송하진 (더불어가는배움터길)
진행 , 아름다운 재단
촬영 주용성 삼촌(바라 스튜디오)
*‘더불어가는배움터길’은 경기도 의왕시에 위치한 중·고등 통합 대안학교입니다. 이번 토론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 중등과정에 재학 중입니다.
대안학교 ‘더불어가는 배움터길’ 중등과정 학생들이 ‘나눔’을 주제로 토론했다. 왼쪽부터 신한샘, 김보현, 박형진, 강지원, 송하진.

대안학교 ‘더불어가는 배움터길’ 중등과정 학생들이 ‘나눔’을 주제로 토론했다. 왼쪽부터 신한샘, 김보현, 박형진, 강지원, 송하진.

나눔에 관한 사람들의 생각은 무척 다양해. 함께 나누는 삶을 행복으로 여기며 사는 사람도 있고. 나눔을 특별한 사람만 할 수 있는 거창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 동무들은 어떻게 생각하니? 나눔에 대해 이야기해보자.

‘나눔’ 하면 떠오르는 것

형진  손해.

하진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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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샘  그냥…, 남이 못하는 것을 채워주는 거.

보현  ‘나눔부’에서 하는 거지. 한 달에 한두 번 아침밥 지어서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아침을 못 먹고 오는 친구가 많으니까. 생일도 챙기고.

하진  1년에 한 번씩 열리는 문화제에서 물건 판 돈으로 보육원에 기부도 하고.

보현  우리는 나눔 수업을 1학년 때부터 들었잖아. 지난해에는 막연하게 나눔에 관해서 생각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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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진  이번에는 사업을 하고.

지원  응. 길네이버스, 3% 운동, 동물 보호 활동 같은.

형진  3% 운동?

보현  바닷물에 소금이 3% 들어 있대. 그걸 본떠서 만든 게 ‘3% 나눔본부’고. 원래 선생님이 혼자 실천하던 건데 이번에 우리 학년 애들이 같이하기로 했지. 한 달 자기 수입이나 용돈의 3%를 기부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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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  넌 참여하지?

보현  응. 3%는 정말 조금이잖아. 용돈의 아주 조금. 이 정도는 부담 없이 나눌 수 있겠다 싶어서.

형진  난 안 하는데.

지원  나도 용돈을 안 받아서….

형진  돈은 소중하잖아. 그러니 날 위해 써야지.

하진  다른 사람을 위해 쓰는 건 덜 소중하나?

형진  이렇게 말하면 내가 좀 나쁜 사람 같은데, 아직은 날 위해 쓰는 게 맞는 거 같아.

지원  그게 나쁜 건 아니야.

한샘  지금은 내가 일해서 돈을 벌지 않고 용돈 받아서 쓰니까. 나중에 커서 돈 벌면 그때는 할 거 같아. 용돈은 쓰는 데 제한이 있잖아.

하진  나도 용돈 받거든. 그런데 어차피 그걸로 PC방밖에 안 가니까, 그럴 바엔 PC방 조금 덜 가고 기부하는 게 나아.

보현  내 용돈이 2만원인데, 3%면 한 달에 600원이야. 600원 정도는 기부할 수 있다고 생각해. 이 정도도 부담감을 느끼면 좀 그렇지 않아?

형진  뭐,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지. 내가 벌면 모르지만 부모님이 주시는 돈인데 거기서 기부를 하면 뭔가…, 그건 좀 아닌 거 같아.

한샘  기부할 거면 부모님께 말해서 따로 해야지.

나눔은 왜 필요할까?

보현  언제 어디서든지 필요하다고 생각해.

한샘  우리도 도움받고 있잖아. 학교에 다니는 것도 선생님은 나눠주는 역할, 우리는 받는 역할.

형진  교육도 나눔이라는 거야?

“선생님은 지식을 길러서 우리를 가르치잖아. ‘나는 배우기만 하고 가르치고 싶진 않아!’ 이럴 수도 있는데 자기가 배운 걸 남한테 알려주는 거 자체가 나눔인 것 같아.” -강지원

“선생님은 지식을 길러서 우리를 가르치잖아. ‘나는 배우기만 하고 가르치고 싶진 않아!’ 이럴 수도 있는데 자기가 배운 걸 남한테 알려주는 거 자체가 나눔인 것 같아.” -강지원

지원  응. 선생님은 지식을 길러서 우리를 가르치잖아. ‘나는 배우기만 하고 가르치고 싶진 않아!’ 이럴 수도 있는데 자기가 배운 걸 남한테 알려주는 거 자체가 나눔인 것 같아.

형진  재능 기부, 재능 나눔이네. 그런데 난 솔직히 나눔에 대해서 그렇게까지 생각해본 적은 없어.

하진  ‘나눔은 뭘까’ 생각하는 사람, 그렇게 많지 않을 거 같아. 기회도 별로 없잖아. 우리도 비슷하고.

형진  우리는 학교에서 배웠지.

보현  전에 나눔이란 무엇인지 각자 생각하는 걸 종이에 적었잖아. 그러고 나서 진로교육으로 ‘고래동무’랑 ‘아름다운재단’에도 직접 다녀오고. 갔다 오니까 생각이 많이 복잡해졌어.

지원  그래? 나는 반대. 내가 전에 다니던 학교에서는 내신 때문에 억지로 봉사활동 하는 친구가 많았어. 나도 그랬는데 봉사활동을 하다보니 이게 내 스타일이더라고. 전에는 ‘나눔이 뭘까?’ 엄청 심각하고 어렵게 생각했어. 이제는 가벼워졌어. 단순해졌다고 해야 하나. 나눔은 말 그대로 나누는 거야. 내 것이 아니더라도 나눔을 받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면 누구의 것이든 나눌 수 있어.

스펙 쌓으려 봉사한다고?

하진  스펙 쌓기 위해 봉사활동 하는 애들이 있어?

보현  응, 있어. 그 친구들은 정말 나눔이 필요한 곳에 가지 않고 그냥 도서관이나 학교에서 알려주는, 시간 많이 채워주는 곳에 가서 시간만 때워.

형진  그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 나눔은, 마음도 중요하지만 어쨌든 행동이잖아. 걔들은 마음에서 우러나진 않았지만 억지로라도 행동했어. 그래서 누군가 이득을 본다면 그것도 나눔의 일부 아닐까.

“할 거면 원해서 해야지. 하기 싫은데 스펙을 위해서 억지로 하는 건 안 좋은 거 같아.” -신한샘

“할 거면 원해서 해야지. 하기 싫은데 스펙을 위해서 억지로 하는 건 안 좋은 거 같아.” -신한샘

한샘  할 거면 진짜 원해서 해야지. 하기 싫은데 스펙을 위해서 억지로 하는 건 안 좋은 거 같아.

하진  스펙 쌓으려고 봉사한다면 받는 사람도 하는 사람도 기분 나쁠 것 같아. 재미도 없고. 차라리 봉사 안 하는 게 나아.

형진  그럼,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지원  응. 난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해.

보현  나도 안 좋게 보여. 그런데 전부 없어지면 피해받는 곳도 있잖아. 그것에 대한 대책은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해. 봉사활동을 강제가 아니라 선택하게 하는 게 좋을 거 같아.

지원  봉사활동을 해야 내신에 도움된다고 하면 형식적으로는 선택이지만 결국 강제로 하는 거랑 똑같아.

보현  안 하면 좋은 학교에 못 가는 거지. 좋은 학교에 가야 좋은 대학을 나오고 좋은 직장을 얻는데. 그러면 결국 사회 시스템이 문제네?

지원  봉사 시간 채워야 한다면서 한숨 쉬는 애들 많았지. 나도 그랬고. 내가 그 무리에서 빠져나와 보니까 불쌍해. 그 친구들은 부모님이 좋은 학교 가기 원해서 억지로 나온 거잖아. 나눔에 대해서 딱히 좋게 생각하지 않을 거야. 깊이 생각하지도 않고.

한샘  전에 학교에서 봉사하러 간 적 있는데 그때 본 다른 학교 애들은 다 무표정이었어. 생기 없이 로봇처럼 시킨 일만 하고. 많이 귀찮아하는 거처럼 보였어.

보현  나눔은 우리 몫이 아니라고 생각하나?

형진  돈도 없고. 우리는 아직 돈을 벌지 않으니까.

보현  돈이 있어야만 나눌 수 있나? 돈이 없어도 자기 시간을 조금만 내면 할 수 있는 것도 많아.

형진  맞아. 꼭 돈이 있어야 나눌 수 있다는 건 나눔의 뜻을 좁게 보는 거야. 하지만 돈 있는 사람이 돈 없는 사람에게 주는 게 가장 효율적이고 짧은 시간에 할 수 있는 나눔이지.

보현  좀 넓게 볼 필요가 있어. 돈 있는 사람만 나눌 수 있는 게 아니야.

하진  그냥 무엇이든 많은 사람이 하면 좋을 것 같아. 시간을 낼 수도 있고 돈을 낼 수도 있고. 언젠가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면 쉬워질 거 같아.

지원  전에 봉사하러 갔다가, 아마 그분들한테 뭘 드렸나 봐. 그런데 우리가 드린 것으로 또 다른 분에게 나눠주시더라. 그러니까 완전 피라미드처럼 쫙쫙 퍼지는 거야.

한샘  다단계?

지원  응. 착한 다단계.

나눔에 관한 오해- 나눔은 동정?
“내가 지원이를 도와줄 때도 있지만, 지원이가 나를 도와줄 때도 있어. 하진이가 나를 돕기도 하고. 도움받는 사람과 나눠주는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아.” -김보현

“내가 지원이를 도와줄 때도 있지만, 지원이가 나를 도와줄 때도 있어. 하진이가 나를 돕기도 하고. 도움받는 사람과 나눠주는 사람이 정해져 있지 않아.” -김보현

보현  내가 지원이를 도와줄 때도 있지만 지원이가 나를 도와줄 때도 있어. 하진이가 나를 돕기도 하고. 도움받는 사람과 나눠주는 사람이 정해져 있진 않아.

형진  그건 너무 원시시대 이야기 같아. 물물교환이잖아. ‘내가 이거 나눠줬으니까 나한테 이거 해줘!’ 이것은 우리가 흔히 보는 나눔 단체에서 하는 게 아니잖아. 나눔 단체에서 하는 일은 일방적인 기부나 봉사야. 어찌 보면 받는 사람은 좀 비참할 수 있다고.

보현  그것만 나눔이라고 할 수는 없잖아.

형진  예를 들어서 내가 너에게 연필을 빌려주고, 네가 나한테 쿠키를 주고. 이런 것도 나눔이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나눔은 그게 아니잖아. 솔직하게 말하면 불쌍하고 비참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베푸는 거 아냐?

보현  불쌍해 보이는 사람들 사진을 많이 내걸지.

지원  가난하고 힘들고 배고파하는 어린이의 사진을 써서 사람들에게 기부받아.

보현  솔직히 그게 효과가 즉각적이긴 해.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자극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

형진  그 단체가 얼마나 솔직하냐에 따라 다른 거 같아. 만약 그 단체가 시리아 난민들을 후원한다고 해봐. 그들은 정말 심각한 상황이야. 당장 도움이 필요하지. 그러면 그 사진을 써도 괜찮다고 생각해. 하지만 예를 들어 어떤 어린이집을 후원한다고 해보자. 그 어린이집은 실제로 어렵지 않은데 돈을 모아야 한다는 이유로 과장되게 표현하는 건 나빠.

하진  사진을 쓰든 말든 아무튼 돕기 위해서잖아. 좋은 일을 하려는 건데 좋다 나쁘다 평가하는 건 좀….

보현  그래. 나눌 순 없을 것 같아.

하진  응. 그런데 만약 내가 사진에 찍혔다면 기분이 좀….

한샘  자기 삶이 더 비참해 보일 것 같아.

보현  그럴 거 같은데. 그렇게라도 생계를 이어갈 수 있다면….

지원  현실적으로 생각하면 나에게는 이득이니까.

한샘  고마울 거 같다?

보현  현실적으로는 이득이지만 비참할 것 같아. 그러니까 굶는 사람의 사진을 쓰지 말고 글이나 다른 방법을 찾으면 좋겠어. 너무 비참하게 그려놓는 건 좀 그래.

형진  사람 목숨이 먼저 아니야? 그렇게 해서 많은 도움이 빠르게 모인다면 해야 하지 않을까?

보현  그들을 엄청 비참하게 그리지 않았으면 좋겠어. 인권이라는 게 있잖아.

형진  네가 어떤 기사를 봤는데 그냥 ‘이 아이들이 조금 힘들어요’라고 적혀 있어. 그러면 후원하고 싶은 마음이 생길까? ‘이 아이들이 지금 엄청난 시련을 겪고 있습니다. 당신의 수익 중 얼마를 기부해주세요’라면 더 잘 되겠지! 자극적인 게 없으면 효율적인 마케팅이 될까?

한샘  사진에는 비참함만이 아니라 다른 의미도 많이 들어 있는 거 같아.

하진  가난한 나라의 사람들이어도 미국 같은 부자 나라를 안 좋게 볼 수 있어. ‘우리는 공기가 깨끗한데 저렇게 공기 안 좋은 곳에서 어떻게 살아?’라고 할 수도 있고. 사진에 비참한 모습만 담지 말고 살려는 의지 같은 걸 표현할 수도 있어. 비참함만 강조하는 식으로 홍보하는 건 좋지 않다고 생각해.

지원  자극적인 사진을 써서 홍보하고 후원금을 받고 그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는 건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 불쌍해 보이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 사람을 보고 나는 얼마나 행복한지 적어보세요’ 따위의 시험 문제를 내는 사람들, 이게 제일 큰 문제야.

나눔은 서로 돕는 것

보현  우리도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에 사는 불쌍한 애들’이라고 생각하잖아.

지원  맞아. ‘그 나라엔 가난한 아이만 있다’고 생각하게 돼. 어릴 때부터 이런 광고만 봐서 나도 모르게 세뇌된 것 같아.

지원  아프리카는 여행도 가기 싫고, 호텔도 없고, 먹을 것도 없어서 시장을 멀리 가야 할 것 같고. 실제로는 안 그래. 여행 프로그램 보면 잘사는 나라도 있고. 물론 지진과 기근 때문에 힘든 곳도 있지만 아프리카가 다 힘든 건 아니야.

한샘  우리에게도 여러 가지 면이 있어. 행복할 때도 있고 웃길 때도 있고 슬플 때도 있고 배고플 때도 있는데. 배고프고 힘든 면만 보여주고 좋은 면은 안 보여주고…. 후원을 받기 위해서겠지만…. 그래서 그것만 보다가 세뇌당하는 거야.

“나도 용돈 받거든. 어차피 그걸로 PC방밖에 안 가니까, 그럴 바엔 PC방 조금 덜 가고 기부하는 게 나아.” -송하진

“나도 용돈 받거든. 어차피 그걸로 PC방밖에 안 가니까, 그럴 바엔 PC방 조금 덜 가고 기부하는 게 나아.” -송하진

하진  긍정적인 모습도 보여주자는 거지?

지원  그러면 ‘얘는 행복하네?’ 그렇게 생각하고 후원을 안 할지도 몰라.

한샘  우리가 그 친구들에게 모자를 떠서 줄 수도 있잖아. 만약 그들이 모자를 쓰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같이 행복할 거야. 이게 진짜 나누는 거 아니겠어?

하진  응. 아이들이 쓰는 모자 중에 내가 떠준 게 있다고 생각하면 정말 기분 좋을 것 같아. 그런 마음으로 나누는 거 같아.

지원  음, 그렇다면 불쌍한 모습이 담긴 사진은, 나눔을 제대로 이해하지 않은 사람들의 마음을 이용하는 건가?

보현  자신의 우월감을 위해 기부하는 사람들이 있잖아. 정말 나누고 싶어서 하는 게 아니라 ‘나 이런 것도 했어!’ 하는 우월감 때문에 하는 사람. 나눔은 누가 누구한테 일방적으로 베푸는 게 아니라 서로 돕는 거 같아.

형진  상생! 곤충의 경우에는 개미와 진드기가 그렇지. 하지만 인간은 똑똑해서 그럴 수 없어.

하진  불가능하다고?

형진  인간은 교활하고 영악해. 세상에 부처만 사는 게 아니잖아. 절대 그럴 수 없어.

나눔은 함께 행복한 것

보현  자그마한 것이라도 나눌 수 있어. 내가 얘한테 연필을 빌려줄 때도 있고, 얘가 나한테 연필을 빌려줄 때도 있고. 물론 횟수는 다르겠지. 그래도 서로 주고받는 거야.

“예를 들어 내가 너에게 연필을 빌려주고, 네가 나한테 쿠키를 주고. 이것도 나눔이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나눔은 아니잖아. 솔직하게 말하면 불쌍하고 비참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베푸는 거 아냐?” -박형진

“예를 들어 내가 너에게 연필을 빌려주고, 네가 나한테 쿠키를 주고. 이것도 나눔이라고 할 수 있겠지. 하지만 우리가 흔히 보는 나눔은 아니잖아. 솔직하게 말하면 불쌍하고 비참해 보이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베푸는 거 아냐?” -박형진

형진  이럴 때 우리는 흔히 ‘너 저번에 나한테 연필 두 번이나 빌렸잖아!’ 이렇게 싸움이 붙고.

보현  모두 그러진 않아.

한샘  음, 내가 도운 것에 대가를 바라면 안 될 것 같아. 대가를 바라는 건 나눔이 아니라 빌리는 거지. 교환!

하진  나눔은 대가를 기대하지 않는다? 대가가 없다는 게 무슨 뜻이지? 그럼 너는 왜 나눠?

보현  그냥!

지원  하고 싶어서.

하진  하고 싶은 마음을 채우는 건 대가가 아닌가?

지원  나한테도 좋고, 남한테도 도움을 주는 거잖아.

한샘  서로 좋으면 대가가 아니다?

형진  쌍방 이득!

지원  그러니까 물질적인 대가를 기대하면 안 된다는 거야. 이건 보이지 않는 대가잖아.

보현  심리적 대가?

지원  행복한 마음이 대가인 거지.

한샘  대가를 요구하지 않으면 괜찮을 것 같아. 저절로 오는 것은 어쩔 수 없고.

형진  그거 못 봤어? . 사람이 호의를 계속 받으면 권리로 안다고. 예를 들어 어떤 친구한테 내가 연필을 빌려주면 어느 순간부터 그게 권리인 줄 알고 내 필통에서 연필을 가져가.

보현  나 아니야?

모두  하하하.

형진  너일 수도 있고 다른 친구일 수도 있고. 여하튼 이러면 기분이 살짝 나빠. 대가 없는 나눔! 당연히 좋지. 필요하니까 준다! 좋아. 하지만…. 음, 여기까지만 할게.

지원  사전에서 나눔을 찾으면 뜻이 나오긴 해. 하지만 각자 생각하는 나눔은 달라. 그래서 답이 없다고 생각해.

형진  나눔은 과정이라서 그래. 아직 해보는 과정. 그런데 나 너무 부정적으로 말한 거 아니야? 아, 놔~.

모두  하하하.

*스스로 생각하는 힘, 동무와 함께하는 마음이 교양입니다. 하나뿐인 어린이 교양지 와 만나세요. 구독 문의 031-955-9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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