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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바글바글10

업&다운 + 이주의 숫자
등록 2016-01-12 15:10 수정 2020-05-03 04:28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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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했다고 1월6일 발표하자, 한국 정부도 8일 정오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다시 시작하며 맞불을 놨다. 핵실험은 3년 만에, 확성기 방송은 4개월 만에 재개됐다. 남북관계는 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혼돈 상태로 빠져들어간다.

02  북한 핵실험 소식이 전해진 1월6일 낮 국가정보원은 국회 정보위원회에 “특이 동향을 전혀 포착하지 못했다. 다른 나라 정보기관도 핵실험 징후를 사전에 포착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 수소폭탄 실험인지 아닌지도 국정원은 명확히 답하지 못했다.

03  국정원은 대북 동향에는 깜깜하면서, 엉뚱한 정보에는 민감했다. 1월7일 서울고법 형사5부(재판장 김상준)는 채동욱 전 검찰총장의 혼외 아들 정보 유출 사건 항소심에서 국정원 직원 송아무개씨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법원은 “송씨가 검찰로 하여금 공직선거법이 아닌 국정원법 위반만으로 기소하도록 압박할 방편의 하나로 첩보를 검증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추론된다”고 판단했다. 채 전 총장의 뒷조사는 2013년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기 직전에 이뤄졌다.

04 채동욱 전 검찰총장만 찍어낸 게 아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에서 검찰 수뇌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국정원 직원들을 체포했던 특별수사팀 윤석열 검사(당시 팀장)박형철 검사(당시 부팀장)가 1월6일 법무부 인사에서 또다시 ‘좌천’됐다. 윤 검사는 대구고검에서 대전고검으로, 박 검사는 대전고검에서 부산고검으로 발령났다. 수사하지 못하는 자리에만 몇 년째 앉히고 있는 것이다. 박 검사는 결국 사표를 제출했다.

한겨레 신소영 기자

한겨레 신소영 기자

05  검찰은 여전히 살아 있는 권력에 약하다. ‘중소기업진흥공단 인사 청탁’ 의혹을 수사해온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2013년 신입직원 채용 때 서류전형 점수를 조작해 4명을 부정 채용하도록 압력을 행사한 혐의로 박철규 전 중진공 이사장 등을 불구속 기소한다고 1월6일 밝혔다. 하지만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자신의 지역구 사무실에서 일했던 황아무개씨를 취업시키려고 중진공에 압력을 가했다는 사실과 관련해선 1차례 서면 조사만 한 뒤 무혐의 처리했다.

06  너그러워도 너무 너그럽다. 주옥순 ‘엄마부대봉사단’ 대표는 한 언론이 ‘본인의 딸이나 어머니가 위안부 피해자였어도 용서할 수 있냐’고 묻자 “일본이 용서를 구하는데 용서를 해야지 어쩌겠냐”고 말했다. ‘엄마부대봉사단’은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앞에서 ‘일본의 사과를 받아들이라’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한 바 있다.

한겨레 김성광 기자

한겨레 김성광 기자

07  ‘진짜 엄마’들은 뿔났다. 보수단체 여성들이 ‘엄마’라는 이름을 내걸고 자꾸 위안부 문제를 왈가왈부하자, 평화어머니회와 이화여자대학교민주동우회 등의 단체에 소속된 50대 여성들도 거리로 나섰다. 이들은 1월7일 기자회견을 열어 “진짜 엄마라면 돈 10억엔과 소녀상을 맞바꾸자는 걸 ‘책임 인정’이라고 이야기하거나, 같은 여성인 할머니들이 겪은 고통스러운 시간을 잊으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08  엄마들을 부글부글 화나게 하는 일이 또 있다. 누리과정 예산이 편성되지 않아 ‘보육 대란’이 현실로 나타날 우려가 커지고 있는 탓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1월5일 담화문을 내어 각 지역의 교육감들이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는다면 검찰 고발까지 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약했던 ‘0~5세 보육 국가완전책임제 실현’은 어디로 가고, 이제 와서 교육감 탓만?

09  대선 때는 정신이 혼미했던 모양이다. 바위를 뚫기는커녕, 공약도 못 지키고 있으니. 박근혜 대통령은 1월4일 신년인사회에서 “정치가 국민의 민생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며 ‘정신을 집중해서 화살을 쏘면 바위도 뚫을 수 있다’는 옛말을 소개했다.

10  그래도 누군가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고 있어 다행이다.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이 위안부 문제에 목소리를 높이자 ‘대한민국 효녀연합’이 생겨났다. ‘효녀연합’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든 행위예술가 홍승희씨는 어버이연합 집회 때 위안부 할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한복 차림으로 나가 “애국이란 태극기에 충성하는 것이 아니라 물에 빠진 아이들을 구하는 것입니다”라는 손팻말을 들고 서 있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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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운



한미약품
임성기 한미약품그룹 회장이 임직원 2800여 명에게 자신이 보유한 한미사이언스 주식 약 90만 주(1100억원어치)를 나눠주겠다고 1월4일 밝혔다. 지난해 글로벌 제약기업들과 신약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8조원 가까운 수출 성과를 올리고, 회사 주식이 폭등해 얻은 경영 성과를 나누는 차원이다. 임 회장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1년 새 2조원 넘게 올랐다. 임직원 1인당 증여받는 주식 가치는 평균 4천만원꼴이다.


몽고식품
경남 지역의 대표적 향토 기업인 몽고식품(주)이 김만식 전 명예회장의 ‘슈퍼 갑질’로 위기에 처했다. 김 전 명예회장은 직원을 구둣발로 걷어차거나 직원에게 인격을 모독하는 욕설을 퍼부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국민의 분노를 샀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1월6일 폭행과 근로기준법 위반 혐의로 그를 수사하겠다고 밝혔고, 고용노동부 창원지청도 몽고식품 특별근로감독에 나섰다.



이주의  숫자


130



넷플릭스 누리집 갈무리

넷플릭스 누리집 갈무리


세계 최대 인터넷 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가 한국을 포함한 130개 나라에서 1월7일부터 동시에 서비스를 시작했다. 넷플릭스는 인터넷으로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업체로, 7천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다. 자체 생산해 큰 인기를 끈 등 ‘미드’(미국 드라마) 열풍을 등에 업고, 넷플릭스가 지상파와 케이블방송을 위협할지 주목된다. 한국 이용자에겐 한 달 동안 무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황예랑 기자 yrcom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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