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강재훈 기자
슬슬 더워지고 있어요. 살살 짜증도 치밀어올라요. 부글링 하기엔 제철이에요. 그래도 부글부글거리는 건 저 하나면 충분해요. 두통·불면증·술병·구토·설사·비만이 동반되니깐요. 독자 서비스로 짜증과 분노 돋는 여름철을 무사히 넘기는 방법을 하나 알려드릴게요. 갈등의 최고봉인 부부갈등도 한 방에 풀어준다는 마법의 대화법이에요. 한 대 치고 싶은 상대방의 손을 잡아요. 그러곤 말해요. “아, 너는 그랬구나.” 이때 상대방에 대한 이해·칭찬·응원의 마음을 담는 게 핵심이에요. 마법의 대화를 나누면 내 마음도, 네 마음도 저절로 풀리면서 갈등이 해소된대요. 왜 그런지는 따지지 마세요. TV에서 다 그러니깐요.
먼저 진중권 교수에게 권하고 싶어요.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한 변희재 미디어워치 대표(사진)에게 잔뜩 뿔이 났으니까요. 온갖 저격에도 실실 웃어넘기며 여유롭게 역공격하던 그도 이번엔 “두 번은 용서 못한다”며 허위사실 유포로 변 대표를 고소하기로 했어요. 그래도 뚝심 있는 변 대표는 지도조작·거짓선동 건으로 가볍게 맞고소하기로 했대요. 참 종북스러운 단어 선택이에요. 진 교수에 대한 변 대표의 질긴 집착을 드디어 이해할 수 있는 단서를 발견했어요.그는 최근 트위터에 “트윗에 90년대 중반에 저와 데이트한 여성이, 제가 늘 진중권 칭찬했다고 전언을 해놓은 듯한데, 글쎄, 90년대 중반에 데이트한 여성 없습니다. 저 트윗 거짓입니다”라고 썼어요. 진 교수님, 고소 대신 이렇게 이해하고 넘어가면 안 될까요? “아, 네가 외로워서 그랬구나. 누군가의 관심과 사랑이 필요해서 그랬구나.” 그리고 변 대표님, 2010년대 중반엔 제가 한번 데이트해드릴까요? 싫음 말고.
충북교육청 전문상담사에 원서 낸 응시자들에게도 마법의 대화가 필요해 보여요. 오제세 민주당 의원이 6월13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문자로 이기용 충청북도 교육감에게 지인의 전문상담사 입사를 청탁하다 딱 걸렸어요. 오 의원은 한 지인에게서 “친하게 지내는 분의 배우자가 1차 서류 전형에 합격했다. 의원님께서 도와주셨으면 하고 부탁드린다”는 문자와 함께 합격자의 이름과 면접 일정 등을 받았어요. 그러고는 이 문자를 충북교육감에게 그대로 전달하며 “어려운 줄 알면서도 교육감님께 부탁드린다”고 부탁을 덧붙였어요. 빠르고, 군더더기 없는 일처리예요. 자, 화를 삭이고 속삭여보아요. “아, 네가 잔정이 많아 그랬구나. 앉으나 서나 늘 지역구를 살뜰히 챙기는구나~.”
우리의 이해와 응원이 절실한 회장님도 있어요.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현 CJ그룹 회장이에요. 그런데 문화를 창조한다는 기업의 총수답지 않게 세금을 아껴온 방법은 참 구식이에요. 해외 페이퍼컴퍼니와 국내 차명계좌를 통한 주식거래를 하는 뻔한 수법으로 510억원의 세금을 포탈한 정황이 있대요. CJ제일제당의 회삿돈 60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어요. 부지런히 빼돌린 돈으로 집 인테리어도 하고, 누나인 이미경 부회장에게도 줬대요. “아, 네가 가족을 사랑해서 그랬구나. 그런 네가 삼촌·사촌들과 만날 싸울 때마다 마음이 많이 아팠겠구나~.”
아무리 노력해도 화해의 손길을 내밀기 어려운 일도 있어요.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은 6월13일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위한 부당단가 근절대책’을 발표하며 “6월 국회의 과잉 입법을 걱정한 선제 조처”라고 당당히 말했어요. 여야가 ‘갑을 문화’를 없앤다며 기업을 옥죄는 경쟁 입법을 벌이지 않도록 청와대가 해결책을 먼저 제시한 거래요. 청와대가 국회에 입법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최고의 ‘갑질’이에요. 그래도 국회는 “아, 네가 세심해서 그랬구나. 우리의 손을 덜어주려고 그랬구나~” 하며 이해하는 분위기예요. 의원님들! 자존심 좀 지키세요, 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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