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네다바이’당했어요. 신문쟁이들 은어로 ‘뒤통수 맞다’쯤 되는 말인데, 더 적확한 표현 없는 거 같아요. 지금 키보드 치는 손가락, 멈칫했어요. ‘촌사람’이란 표현 정치적으로 올바른가, 자문했어요. 0.5초 고민하다 자신 있게 써봐요. “촌사람들 네다바이당했다!” <재용이의 순결한 19>처럼, 섬 아저씨가 완전 촌사람이니까 쓸 수 있는 단어예요(교양 있는 서울말을 구사하며 대대로 서울 사대문 안에서 살던 사람은 이 단어 쓰면 테러당해요).
지금까지 나온 보도 보면, 대충 이런 그림이에요. 제주도청 공무원들이 ‘뭔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느낌’ 강하게 원했어요. 인정투쟁, 아니 인정투정 욕망이에요. ‘누가 우릴 인정해줄까?’ 어디선가 요술공주 세리처럼, 원더풀한 단체, 뿅 나타나요. 이름도 ‘뉴세븐원더스재단.’ 이 단체 도움받으면, 제주도 원더랜드 될 것 같아요. 실체도 불분명하고 하는 일도 이상한데 아무튼 제주도지사와 공무원들 이때부터 ‘필’ 꽂혀요.
제주도 공무원들 손에 땀나기 시작해요. 강정마을 주민들 연행되는 거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산적한 현안들 제치고 원더랜드 만들기에 나서요. 국제전화 막 돌려요. 그렇게 통신망 이용해서 국제전화 거는 거 공짜겠어요? KT만 꽃놀이패예요. 전화요금? 그거 결국 제주도민 호주머니에서 탈탈 긁어 마련한 돈이에요. 수백억원으로 추정돼요. 정확한 규모 아무도 모르죠.
결국 사달 나요. <한겨레> 4월26일치 보면, KT가 저지른 꼼수 드러나요. 지난 3월13일 <한겨레>가 특종 보도해요. ‘001로 건 제주 7대 경관 투표가 국제전화가 아니었다’는 내용이에요. 보도 나가자 KT에서 보도자료 내요. “7대 자연경관 투표는 국제전화가 아닌 국제투표서비스”라고 해명해요. 원래 국제문자메시지는 한 건당 100원인데 7대 경관 투표에 한해 150원으로 책정했대요. ‘정보이용료’가 들어 있어서래요. 대체 왜 이런 내용을 한참 전화 걸 때 안 알렸을까요. 제주도청은 이런 KT의 꼼수를 알고도 국제전화 했을까요?
갑자기 영화 대사 생각나요. <범죄의 재구성>에서 사기범 최창혁(박신양)이 말해요. “걸려들었다. 지금 이 사람은 상식보다 탐욕이 크다. 탐욕스러운 사람, 세상을 모르는 사람, 세상을 너무 잘 아는 사람 모두 다 우리를 만날 수 있다.” 제주도청의 탐욕이 컸어요. ‘뭔가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느낌’ 심하게 욕망했어요. 그 수백억원 제주 맥주사업에 좀더 투자하거나 주민 복지나 교육 투자에 쓰면 좀 좋아요?
백번 양보해, 그걸로 관광 증진된다면 충분히 투자가치 있을 거예요. 위키피디아 영문판에서 ‘New7Wonders of the World’ 찾아봤어요. “뉴세븐원더스재단은 (투표 때마다) 인터넷과 전화로 1억 건 이상의 투표가 이뤄진다고 주장한다. 중복 투표를 막는 장치가 없어, 투표는 확실히 비과학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유네스코도 2007년부터 공식적인 관계를 끊고 거리를 둔대요. 신뢰도에 문제가 있어서, 몰디브랑 인도네시아는 자연경관 투표 거절했대요. 이 단체가 돈 버는 법은 ‘라이선스 발금 및 스폰서십’이래요. 제주도, KT한테만 네다바이당한 거겠죠, 설마?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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