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떼창. 한겨레 김명진 기자
프랑스 국가 는 혁명의 한복판인 1792년 탄생했다. 프랑스가 오스트리아에 선전포고를 하자, 공병장교 루제 드 릴은 숙소에서 하룻밤 만에 노랫말을 짓고 음률을 입혔다. 사실상 ‘진군가’이기 때문에 가사는 호전적이다. 제목도 ‘마르세유 군단의 노래’란 뜻이다. “일어서라 조국의 젊은이들, 영광의 날이 왔다. 자, 진군이다. 놈들의 더러운 피를 밭에다 뿌리자.” 인권선언의 나라의 국가라고 보기엔 너무나 ‘피 냄새’가 진동한다. 하지만 프랑스는 200년이 넘은 지금도 여전히 국가로 사용하고 있다.
반면 한국은 겨우 30여 년 전 탄생한 한 ‘노래’를 없애려 하고 있다. 국가보훈처가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제창 순서를 빼버린 것이다. 여기에 더해 내빈 퇴장 음악으로 잔칫집에서나 부르는 경기민요 을 뜬금없이 넣기로 해 빈축을 샀다(논란이 커지자 실제 기념식에는 사용하지 않았다).
발끈한 트위터 사용자들이 사이버 세상에서 을 부르기로 했다. ‘떼창’이라고 부르는 이 방식은 한 소절씩 불러가며 녹음한 것을 묶어 노래를 완성하는 일종의 프로젝트다. 떼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동안은 같은 ‘착한 노래’들이 주로 떼창의 대상이었다. 5월14일 트위터 이용자 김성우(@sungwookim)씨가 첫 제안을 하자 나흘 만에 30여 명이 모였다. 십시일반으로 완성된 곡은 5월18일에 맞춰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에 올라갔다. 기념식에서 사라진 은 365일 내내 울려퍼지게 됐다.
이정국 기자 한겨레 e-뉴스팀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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