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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글부글] 생명체 ‘뻥’에 대한 탐구

등록 2009-12-08 11:24 수정 2020-05-03 04:25
한상률 국세청장.  한겨레 신소영 기자

한상률 국세청장. 한겨레 신소영 기자

뻥은 치기도 하고 까기도 한다. 따라서 뻥은 생물체다. ‘치다’라는 신진대사를 통한 에너지 소비활동인 생명 활동과, ‘깐다’라는 재생산 활동을 한다. 다음의 항목에서 뻥이라는 생명체의 활동을 탐구할 수 있다.

1. 한상률 전 국세청장: “ 그림을 본 적도 없고, 모르는 일이다.”

먼저 한 전 청장이 뻥을 낳았다. 측근 인사를 시켜 을 구입한 사실이 있다는 진술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뻥을 낳은 사실이 확인되었다. 국세청 직원 장아무개씨가 직접 구매 심부름을 했다고 진술했다. 고 최욱경 화백의 이 그림, 1년째 꼬리가 안 잡힌다. 하지만 그림에는 꼬리가 없어도 뻥에는 꼬리가 있다. 전군표 전 국세청장의 부인 이아무개씨가 “남편에게 인사 청탁과 함께 당시 차장이던 한 전 청장이 을 선물했다”고 폭로하면서 꼬리가 목격되었다. 당시 한 전 청장은 “그림을 본 적도 없다”고 말하며 첫 번째 뻥을 낳은 것으로 보인다.

관찰 사실: 뻥은 꼬리가 있다.

2. 정운찬 국무총리: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하나도 안 갈 수도 있고, 다 갈 수도 있다.”

국무총리도 뻥을 낳았다, 기보다는 뻥의 임신을 알렸다. 세종시 수정 계획이 부각된 이래, 세종시에 정부 부처를 이전하는 방침에 반대 입장을 비쳐온 그이기에 뻥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 지난 11월2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정 총리는 “행정부 이전으로 국가경쟁력을 저해할 것이 아니라 융합과 시너지를 통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수정 세종시를 ‘녹색 과학지식도시’에서 ‘교육산업도시’로, ‘기업도시’에서 ‘경제도시’로 까뒤집은 경력에 미루어 뻥이 출산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는 뻥은 아니다.

관찰 사실: 뻥의 임신은 탐지 가능하다.

3. 이명박 대통령: “지난 대선 때 어느 괴한이 권총을 들고 집에까지 협박을 하러 와서 놀란 적이 있는데, 경호원들이 붙잡고 봤더니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아 경찰에 신고도 하지 않고 그냥 돌려보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2월1일 헝가리 대통령 앞에서 뻥을 낳았다. 이 뻥은 ‘경쟁심’에 의해 출산되었다. 박근혜 한나라당 의원의 테러 협박편지에 자극받은 것이다. 뻥을 낳은 것은 한나라당 강승규 의원의 12월3일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확인되었다. 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건 괴한은 자신이 총기 탈취범이라며 ‘탕탕탕’ 입소리를 냈고, 발신자 추적을 통해 이내 붙잡혔다. “그냥 돌려보냈다는 건 사실이 아니군요”라고 뻥의 출산을 재차 확인한 앵커에게 강 의원은 “아마 압축 표현을 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관찰 사실: 뻥을 낳듯, 대한민국 국민을 낳고 싶은 것이 요즘 이명박 대통령의 심정이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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