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장병들이 ‘개념’을 미탑재했다며 대놓고 깠다. 이명박 대통령을 위시한 ‘상관’의 뒷담화를 까지 말라며 잡도리에 나선 것. 국방부는 각 군에 내려보낸 공문에서 “최근 장병들의 상관 비방 및 인터넷상 무분별한 의견 개진 등 군기강 문란 행위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이를 근절해야 한다”고 말했다. 많이 심각한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들이 어떤 뒷담화를 깠는지는 까지 않고 있다. 대신 “사회 부정적 시각의 군내 유입”이란 현실을 깠다. “심각성에 대한 인식 부족이 문제”인 상황을 까발렸다. 세간의 베스트셀러도 금서로 정해 생각까지 검열·사열시켰는데도, 장병들 사상은 애면글면 까졌다는 얘기다.
국방부는 △사이버 순찰 및 적발 활동 강화 △상관 비방 등 위반자 일벌백계 등을 지시했다. 까라면 까라, 는 군인의 생명이다. 한마디로 하자면 “(뒷담화) 까지 마라… 까라면 까라”다. 뒷담화 까기는 곧 잠잠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국정원은 북한을 깠다. ‘분산형 서비스 거부 공격’(DDoS)으로 인해 청와대, 한나라당, 등의 홈페이지가 마비되자, 국정원은 북한 또는 북한 추종세력이 배후라고 까발렸다. 국회 정보위 소속 여야 의원들에 대한 개별 브리핑을 통해 종달새 열씨 까듯 깐 것이다. 민주당은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유포하는 것은 테러방지법 통과를 목적으로 한 언론 플레이가 아니냐는 우려가 있다”며 국정원을 깠다. 국익 운운하며, 제 기관 이익을 앞세운 호박씨 까기 아니냐는 얘기다.
안철수 카이스트 석좌교수는 “대책 없이 있다가 결국 본보기로 당한 것”이라며 “스스로 자초한 측면이 있다”고 수준 낮은 우리의 보안의식을 깠다.
한마디로 합치자면 “대책 없이 있다가 당한 우리는… 북한 추종세력이다” 되겠다. 내부 장병보다 외부 적군을 까부수는 사이버군이 시급한 상황인데, 일단 장병들은 까라는 대로 까길 바란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나라당도 깠다. 문광부는 한나라당이 추진하는 미디어관련법을 대대적으로 홍보하며 일자리 2만 개가 는다고 뻥깠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내놓은 ‘방송 규제완화의 경제적 효과 분석’ 보고서의 잘못된 통계수치를 그대로 인용하면서 반대 의견을 깐 게 잘못 깐 거라며 까이고 있다.
민주당 쪽은 “통계를 바로잡을 경우 4만2천 개의 일자리가 오히려 줄어들 것”이라고 깠다. 법안을 주도하는 나경원 한나라당 의원은 “일자리 개수와 관련한 예측에 다소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우리의 근거를 뒤집는 일이라고 생각지 않는다”며 생깠다. 마찬가지 논리로 대중교통편 광고를 이용해 미디어법을 홍보했던 한나라당 역시 사과는 물론 시인도 없었다.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조차 “KISDI 책임자를 불러 진상을 알아본 뒤, 일부 통계수치가 잘못 인용된 것을 야단쳤다”고 말한 현실을 생깐 것이다.
한마디로 하자면 “야단맞은 KISDI 책임자는… 우리의 근거를 뒤집지 못한다” 되겠다. KISDI는 미디어법 반대 추종세력이었던 것일까. 아무튼 실패하셨다.
임인택 기자 imi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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